[박헌정 더봄] 해외여행 가성비 끝판왕은 일일 투어다

박헌정 작가 2026. 5. 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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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정의 도전! 자유여행]
요즘 여행 참 쉽다! 그 이유는?
태워주고 먹여주고 돌봐주는 ‘작은 패키지’
내 여행에 입맛대로 골라서 끼워넣기

중국 윈난성(云南省) 리장(丽江)에 있는 해발 5596m 옥룡설산(玉龙雪山)에 다녀왔다. 최고봉인 샨지두(扇子陡) 봉은 이곳 소수민족 나시족이 신성시하는 곳이라 오를 수 없고 나는 4680m 지점까지 갔다. 주변에선 "백두산보다 훨씬 높네! 대단한데?" 하며 놀라지만, 나는 산악인이 아니고, 관악산도 힘들어하는 사람이다. 3356m 지점까지 버스 타고 올라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4506m 지점에서 내려 조금 더 걸어 올랐을 뿐이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거기까지 다가가는 과정이 멀고 번거롭고, 산에서는 산소 결핍에 따른 고산증도 힘겹다. 만일 혼자였다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자유여행과 패키지여행의 중간은 없을까?

오늘은 자유여행을 쉽게, 그러면서 알차게 하는 법을 소개한다. 경험이 많지 않아도 도전해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옥룡설산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 이렇게 높은 산은 찾아가는 것부터 고단한 일이다. 게다가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케이블카 예약, 출입 등록, 안전한 산행, 고산증 대처 등 긴장된 과정의 연속이다. 그런데 이 모든 걸 간단히 해결해 준 게 바로 일일 투어(day trip/day tour)다.

근처의 아름다운 계곡과 소수민족 공연 관람까지 포함된 상품이 OTA(On-line Travel Agency)에서 10만원 정도였다. 이른 새벽에 승합차가 호텔 앞으로 왔다. 안내자는 케이블카 표를 미리 사 놓고, 출입 등록을 해주고, 가장 가까운 곳에 내려주고, 점심 주고, 방한복 빌려주고, 산소통까지 나눠주었다. 올라가자마자 낮은 산소 농도에 당황하다가 바로 내려가는 사람도 있지만, 귀찮은 과정을 전부 도와주니 나는 신경을 분산하지 않고 조심조심 걸으며 빙하 덮인 웅장한 산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인터넷이 발전하고, 언어 장벽도 예전 같지 않다 보니 자유여행이 점점 확산하지만, 그렇다고 단체여행이 줄어드는 건 아니다. 자유여행과 단체여행이 서로의 장점을 흡수하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점점 닮아간다.

요즘은 단체 패키지여행에도 '자유'를 강조한 상품이 많다. 옛날에는 일정을 끼워넣기 어중간할 때 '자유시간'을 조금씩 주곤 했는데 요즘은 고객의 욕구에 따라 항공·호텔 등은 고정한 채 날짜 단위로 자유시간을 주는 것이다. 이때 개별로 시내 구경하고, 쇼핑하고, 예쁜 카페에도 가면 여행이 훨씬 풍요로울 것이다.

그렇다면 자유여행은? 패키지여행의 강점인 '투어'를 보태면 완벽하다. 생각해 보자. 자유여행의 최대 약점은 기동력이다. 항공권·호텔·기차 등을 예약하면 준비는 거의 끝나고, 남은 건 현지 활동이다. 도시 구경이야 살살 다니면 되겠지만, 외곽 명소나 자연 비경은? 이동이 문제다. 대중교통이 없거나 뜸하고, 택시는 비싸고, 렌터카 운전은 부담스럽다. 해양이나 산악 지역은 위험할 수도 있다. 이때 일일 투어가 있다. 자유여행의 '자유'에 단체여행 '효율'을 살짝 얹는 것이다.

단체여행상품의 알맹이만 '쏙~' 빼먹자

일일 투어의 장점은 첫째, 취사선택이 가능하다. 단체로 다니면 이미 계획된 장소·공연·음식·쇼핑 등에 나를 맞춰야 한다. 내 취향과 다르면 스트레스받기도 한다.

둘째, 속 편하다. 가이드가 안내해 주고, 밥 주고, 숙소에 다시 데려다준다. '표가 있을까? 날씨가 나빠지면? 길 잃고 헤매면? 막차 끊어지면?' 이런 걱정은 필요 없다. 아, 몸도 편하다. 차 기다리기, 줄 서기 등 체력과 시간 낭비 없이 여러 곳을 다닐 수 있다. 지치지 않아 다른 일정을 더 소화한다면 이 또한 효율적인 선택이다.

셋째, 경제적이다. 일일 투어의 개념은 '잠깐의 공유'다. 차량이나 가이드를 여럿이 공유하니 가성비가 높다. 주머니 가벼운 젊은 층 수요도 많아 합리적 가격대부터 고급형까지 상품이 다양하다. 혼자 다니는 것보다 비쌀 수 있지만 바로 앞에서 말한 안정감을 생각하면 써도 될 만한 돈이다.

결론적으로 하루 동안만큼은 단체여행상품과 똑같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설계할까? 간단하다. 전체 일정은 내 상황에 맞게 내 입맛대로 구성하고 혼자 다니기 버거울 것 같으면 하루나 반나절 단위 투어를 끼워 넣으면 된다. 열흘 여행이라면 초반에 일일 투어를 두어 번 해서 단체여행 상품처럼 현지의 볼거리를 전부 섭렵한 후, 남는 기간에 마음 편히 그곳의 일상을 즐겨봐도 좋다. 카페·시장·도서관·공원 같은 데서 여유롭게 빈둥대는 것 말이다.

이런 식으로 여행하다 보면 욕심이 더 생길 텐데, 걱정할 것 없다. 상품은 정말 무궁무진하다. 지역의 비경·유적·명소를 중심으로 여기저기 들르는 상품이 일반적이고, 산악 트레킹이나 수상 스포츠처럼 전문가의 도움을 제공하는 상품도 많다. 아기자기한 니치 마켓도 다양하다. 길치라면 시내 명소 일일 투어를, 박물관에 관심 있으면 해설이 포함된 프로그램은 어떨까?
이동 수단과 현지인의 안내가 있고 없고는 여행 안정성에 큰 차이를 가져다 준다. /챗GPT로 생성

잘 활용하면 여행이 훨씬 기름지다

처음 일일 투어를 접한 건 오래전 불가리아에서였다. 소피아 남쪽 릴라산에는 해발 2100~2500m 높이에 맑디맑은 일곱 호수가 있다는데, 아무리 불가리아 사람들이 친절하고 순박하다 하더라도 물어물어(말도 안 통한다) 찾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외국계 OTA를 보니 1인당 5만원에 왕복 차량과 입장료, 케이블카 티켓을 제공하고 근처 수도원도 구경시켜 준다고 했다. 뼈대만 있는 기본 상품이지만 너무나 충분했고, 덕분에 깊은 감동과 추억을 얻었다.

그 후 태국 치앙마이의 깊은 숲속, 동남아 해변의 스노클링이나 바다 수영 등 필요할 때마다 활용하며 시간과 비용과 체력을 아꼈다. 직접 다닌다면 '고생 체험'이 될 만한 코스들이다.

여기서 조금만 응용하면 여행의 부가가치가 확 살기도 한다. 예를 들면, 동남아에서 귀국하는 항공편은 대개 새벽 0시 전후에 출발한다. 오전에 호텔 체크아웃하고 어디서 뭘 하지? 호텔에 짐 맡기고 시내에서 놀다가 다시 찾아서 공항에 갈 수도 있지만 번거롭다. 좀 노련해지면 저렴한 숙소를 잡아 짐 놓고 돌아다니다가 저녁에 들어가서 샤워한 후 공항으로 향하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면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스타벅스에서, 쇼핑몰에서 지루하게 시간 보내다가 땀에 절어 공항에 가서 초저녁부터 마냥 기다린다. 그렇게 피곤해진 상태로 밤새 비행기 타고 귀국하는 것이다.

이때 일일 투어를 결합해 보자. 몇 년 전 방콕 여행 때, 마지막 날 아유타야 단독 투어를 신청했다. 한국말 하는 태국인 가이드는 정오에 호텔에 와서 우리를 태운 후 맛집에 내려주고, 아유타야 유적 곳곳에 데려다주고, 짜오프라야강 보트를 태워준 후 저녁에 공항에 내려주었다. 사진까지 얼마나 정성껏 찍어주던지! 그 반나절 일정이 2~3일치 자유여행 일정만큼 되었던 것 같다.

일일 투어가 만능은 아니다

한국인 많은 곳에서는 한국어 투어도 있지만(약간 비싸다), 투어는 대부분 현지어나 영어로 진행된다. 말이 안 통할까 봐 걱정할 필요 없다. 다들 자기 여행에 집중하느라고 서로 교류하지도 않고, 가이드의 영어도 딱 의사소통 수준이다. "몇 시까지 돌아오라" 정도만 눈치껏 알아들으면 충분하다.

일일 투어의 수준이 늘 완벽하거나 균일하진 않다. '복불복'이라 자잘한 불평도 나온다. 실제 앞의 옥룡설산만 해도 영어 진행이라고 했는데 중국 가이드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 해서 혼자 온 중국계 싱가포르 여행자가 통역해 주고, 우리는 그에게 사진 촬영으로 갚았다.

때로는 자유여행자의 취향과 먼 상품도 있다. 단체 패키지여행의 한 부분을 뚝 떼어낸 듯 원주민 공연, 쇼핑센터(강요나 눈치는 없다) 같은 코스로 도는 것이다. 프로그램과 실제 내용이 다를 수도 있으므로 예약 전에 상품 구성과 이용자 후기를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다.

통제 불가능한 기상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나 혼자라면 좋은 때를 고를 수도 있지만 이미 예약해 놓았는데 춥거나 덥거나 비가 온다면? 구름 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높은 산에 오른다면? 이러한 변수를 늘 생각하며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단체로 움직이는 일이므로 나 또한 시간 지키기, 양보, 배려 등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결국 자유여행의 성패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어떻게 조합하고 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유여행이 내가 설계해서 짓는 오두막집이라면, 일일 투어는 이미 누가 만들어 놓은 자재로 내 집 인테리어를 꾸며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다. 이 둘을 잘 결합하면 여행의 가성비와 만족도가 훨씬 올라갈 것이다.

<일일 투어 예약하기>

△포털 사이트나 여행사 앱에서 일일 투어 상품을 찾기는 너무나 쉽다. 원하는 투어 이름('○○ 트레킹', '○○ 투어' 등)을 입력하면 각 여행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죽 나온다.

△중요한 것은 일정과 프로그램이다. 한 곳만 다녀오는 당일치기 여행(day trip)일 수도 있고, 하루동안 이곳저곳 둘러보는 투어(day tour)일 수도 있다. 물론 그 중간도 있다.

△가격을 비교할 때는 차량 편의성(크기 등)·식사 제공 여부·가이드 언어 등을 살피고, 다녀온 이들의 후기도 잘 봐야 한다. 너무 저렴한 상품은 피하고 비슷한 가격대에서 선택하는 게 좋다.

△예약하면 바우처가 이메일이나 SNS로 온다. 낯선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올 수도 있으니 이메일을 잘 확인하고, 바우처는 현지 통신망을 고려해서 사진 캡처하거나 인쇄하는 게 좋다.

△여행사가 교통편·식사·생수 등 기본적인 것을 제공한다고 해서 전적으로 믿고 의존하면 안 된다. 간식·음료·선크림·모자·선글라스 등 개인 물품은 각자 신경 써서 챙기자.

여성경제신문 박헌정 작가
portugal4@naver.com

박헌정 작가

기업체에서 25년 일한 후 이 시대 중장년의 의미 있고 행복한 놀기 문화를 효과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조기 은퇴하고 먼저 놀아보기 시작했다. 국내외 여행, 지방 이주, 대학원 등 여러 공간을 넘나들며 놀아본 성과와 문제의식을 '원초적 놀기 본능'이라는 타이틀로 7년간 연재했다. 때로는 낯선 도전 앞에 망설이지만 결국 설렘 속에 길을 나선다. 은퇴 세대에게는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세상을 겪어보는 것만큼 즐거운 놀이도 드문 것 같아 그동안의 여행 경험과 지혜를 나누려 한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