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조작 지휘” 4대 증거…‘공소취소’ 기준 세워 정의 실현해야 [논썰]

손원제 기자 2026. 5. 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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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폭로·증거 나온 국조
특검, 조작기소 카르텔 철저 규명해야
[논썰] “윤석열 조작 지휘” 4대 증거, ‘공소취소’ 기준 세워 정의 실현해야. 한겨레TV

안녕하세요. 논썰의 손원제입니다.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가 30일 결과 보고서를 채택하고 일정을 마쳤습니다. 지난달 20일 첫 전체회의를 연 이래 41일 만입니다.

그동안 의혹과 짐작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윤석열 정권 검찰의 각종 조작 수사·기소 실체를 다각도로 파헤친 건 이번 국조의 독보적 성과입니다. ‘쌍방울 대북송금’을 담당했던 박상용 검사가 형량 봐주기와 주변인 수사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이재명 주범” 진술을 회유·압박한 녹음 파일이 공개됐습니다. 또 대장동 사건 2기 수사팀이 “우리 목표는 하나”라며 이재명 대통령을 공범으로 엮기 위한 진술을 강압했다는 진술도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양부남 민주당 의원 “수사가 아니라 얼마 전에 제정됐던 법 왜곡죄의 구속 요건을 충분히 충족시키는 범죄의 행위였습니다.”(30일 민주당 국조특위 기자간담회)
‘재창이형’을 ‘실장님’으로 바꾸고 압수조서에 입건도 안 된 이재명을 피의자로 기재하는 등 정치검사들의 각종 증거·문서 조작 정황도 여럿 드러났습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과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서 녹취록을 조작하는 겁니다. 뭐냐? ‘재창이형’을 ‘실장님’으로 바꾸는 거예요. 녹취 틀어주세요.”

(남욱 음성 “이제 재창이형 얘기를 꺼내더라고요.”)

박성준 “송경호 전 중앙지검장님, 이게 ‘실장님’으로 들립니까?”

송경호 “‘재창이형’으로 들립니다.”

박성준 “강백신·엄희준 검사, 답변 한번 해주십시오. 이게 어디 ‘실장님’으로 들립니까?”

강백신 “오늘 들어보니까 ‘재창이형’으로 들리기는 하지만, 녹취록 작성 과정에 검사들이 관여한 것은 아닙니다.”

-16일 국조 청문회
[논썰] “윤석열 조작 지휘” 4대 증거, ‘공소취소’ 기준 세워 정의 실현해야. 한겨레TV
검사들이 조작한 게 아니라 속기사가 애초 잘못 작성한 것처럼 주장합니다. 그러나 금방 틀통이 납니다.
전용기 의원 “비공개증인. … 검찰에서 속기사 맞으시죠?”

속기사 “네. 전에 일했었습니다.”

전용기 “이거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뭐라고 들리는지 알려 주세요. 틀어 주세요.”

(남욱 음성 “이제 재창이형 얘기를 꺼내더라고요.”)

전용기 “뭐라고 들립니까?”

속기사 “어, 지금 듣기로는 재창이형이라고 들립니다.”

전용기 “그러면 어, 속기하실 때 이렇게 들리면은 뭐라고 적으십니까?”

속기사 “전 들리는 대로 적습니다.”

전용기 “들리는 대로 적는다. 그럼 이게 지금 2기 수사팀으로 넘어가서 ‘이제 실장님 이야기를 꺼내더라고요’로 바뀌면 이거 속기사가 바꿀 수 있는 부분입니까?”

속기사 “어, 일단 저희가 녹취록을 작성할 때 뭐 그냥 음성 파일 받아서 그걸 그냥 작성을 하는 거라 뭐가 어떻게 바뀌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전용기 “그러면 그 당시에 누군가 재창이형을 실장님이로 바꿔라 이런 제안은 못 받으신 건가요?”

속기사 “어, 특별히 제가 기억이 나는 건 없습니다.”

전용기 “어쨌든 속기사님은 재창이형으로 들리신다는 거죠?”

속기사 “네.”

전용기 “그러면 검찰에서 누군가가 조작을 했다라는 겁니다.”

-28일 국조 종합청문회
애초 이 녹음 원본인 정영학 녹취와 대장동 1기 수사팀 녹취에는 이 부분이 들리는 대로 ‘재창이형’으로 정확히 적혀 있습니다. 반면 윤석열 정권 들어 구성된 2기 수사팀 녹취에선 “이제 실장님 얘기를 꺼내더라고요”로 완전히 변조돼 기재됐습니다. 아시다시피 실장님은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인 정진상 전 실장을 가리킵니다. 정진상을 고리로 이 대통령까지 공범으로 엮기 위해 2기 수사팀이 의도적으로 녹취록을 조작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후 출범할 특검 수사를 통해 정말 속기사에 대한 압력이 없었는지, 그렇다면 검찰 내부에서 누군가가 바꾼 것은 아닌지 변조 경위를 낱낱이 밝혀내야 하겠습니다.
양부남 의원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하고 증거를 변조하고 변조된 증거를 사용하고, 관련자들을 협박해서 증거를 만들어냈습니다. 모조리 법치국가의 구속 요건을 충족시키는 범죄 행위였습니다.”(30일 민주당 국조특위 기자간담회)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사실상 조작수사의 지휘부 역할을 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참모들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를 표적삼은 수사 상황을 직접 보고받고 구체적 지시까지 내렸음을 말해주는 증거와 증언이 청문회를 통해 잇따라 나온 겁니다.
[논썰] “윤석열 조작 지휘” 4대 증거, ‘공소취소’ 기준 세워 정의 실현해야. 한겨레TV

①“대북송금 수사 윤석열에 일일보고” 초대형 폭로

28일 열린 국정조사 마지막 종합청문회에선 검찰이 대통령실에 직접 대북송금 수사 상황을 문건으로 정리해 매일 보고했다는 초대형 폭로가 터져나왔습니다. 대통령실이 제1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 수사 상황을 일상적으로 보고받고 챙겨봤다는 겁니다. 사실이라면,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뿌리째 흔든 대형 국기문란 사건입니다. 검찰이 사실상 대통령실의 지휘를 받아 제1야당 대표 제거를 위해 움직인 하청 수사기관에 불과했음을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날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쪽짜리 이 ‘대통령실 보고 문건’을 직접 들고나와 대통령실 개입 여부를 따졌습니다.
박성준 의원 “대장동, 쌍방울 사건 등 이재명 대표 사건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하루에 두번씩 수사 상황을 보고했다. 그것도 비공식 형태로 이루어졌다라고 하는 것이 저희가 제보를 받은 내용입니다. … 구체적인 내용은 지금 보면은 수원지검 형사6부→대검 반부패부→법무부 형사기획과→그리고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통해서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이렇게 저희가 제보를 받았는데. 이시원 공직기강 전 비서관님. 대통령에게 직접 이 대장동과 쌍방울 관련돼서 윤석열에게 보고를 했었습니까?”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금일 질의하신 사항에 대해서 답변드리기 어려움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성준 “이재명 당시 대표 사건의 1일 상황 보고라고 돼 있어서 각 검사실 조사내용, 특이사항, 향후 조사, 증거분석, 일정이 대통령실까지 보고됐다고 하면, 이건 뭐냐면 기획 단계부터 수사진행 과정 이 모든 것을 윤석열이 직접 지시하고 이 상황을 점검했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는 거예요. … 그러다 보니까 대장동, 위례신도시, 백현동, 성남FC, 쌍방울, 서해, 통계(조작) 이런 모든 사건에 대해서 윤석열이 정점에 있었다고 밖에 볼 수가 없는 건데. … 이 내용을 보면 윤석열 정권 당시에 매일 수사 상황을 점검받았습니다. 쌍방울 그룹 횡령 사건 수사 상황과 관련해서 주요 상황을 4월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 간의 수사 상황을 자세히 보고받았습니다. … 더 나아가서는 5월1일 날에 수사계획서까지 다 돼 있어요.이 내용이 이거 일보를 통해서 공직기강비서관에게도 보고가 됐다고 볼 수가 있는데. 어떠세요? 이시원 비서관, 이 문서 일보 받으셨죠?”

이시원 “이 질의에 대해서는 답변드리기 어려움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28일 국조 종합청문회
[논썰] “윤석열 조작 지휘” 4대 증거, ‘공소취소’ 기준 세워 정의 실현해야. 한겨레TV
워낙 중대한 내용이라 좀 길게 인용했습니다. 대통령이 개별 수사 내용에 대해 이런 식의 일일보고를 받는다는 것은 민주주의가 자리잡고 수사기관의 중립성이 뿌리내린 사회라면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검찰총장 직무대행도, 법무부 장관도 이재명 정부에선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대검에서 대통령실에 사건에 관한 보고를 하지 않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법무부 차원에서 그런 사건이 있었다는 걸 아는 정도에 그쳤지. 그걸 갖고 대통령실에 저희들이 따로 보고한 바는 전혀 없습니다.”

-28일 국조 종합청문회
어떻습니까? 이게 상식 아닌가요. 그러나 평생 수사 말고는 해본 적 없는 무능한 대통령 치하에서 이런 상식은 전혀 통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은 민생과 국정은 내팽개친 채, 수사기관과 권력기관을 총동원해 정적 제거를 위한 사냥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습니다. 그 사이 국정은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박성준 “윤석열은 아침 11시에 출근해 가지고, 술 먹다가 늦게 나와 가지고 보고받고 … 이재명 수사 상황 어떻게 됐느냐 이 내용만 점검한 거 아니겠어요? 나라가 그러니까 그 꼴이 된 거 아니겠습니까?”(28일 국조 종합청문회)
또 검찰과 감사원, 국정원 등은 충성스런 사냥개 노릇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 “배후는 윤석열이었음이 명백히 확인됐습니다. 윤석열은 당선 직후 측근들을 요직에 배치하며 법무부, 검찰청, 감사원, 금감원, 국정원 등 권력기관을 신속히 장악했습니다. 윤석열이 지시하면 즉각적인 고발이 이뤄졌고, 윤석열이 지시하면 수사 내용이 정반대로 뒤바뀌었습니다. 그 수발을 정치검찰이 들었습니다.”(30일 민주당 국조특위 기자간담회)

②“김태효가 줄 긋고 수정” 증언, “그런 일 없다” 김태효 딱 걸린 위증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진상을 뒤집는 일에도 대통령실이 직접 개입했다는 군 현역 장성의 증언도 나왔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안보 분야 심복이었던 김태효 당시 국가안보실 1차장이 ‘피격 공무원의 월북 정황에 대한 판단’을 유지한 군 보고서 관련 대목에 직접 줄을 긋고 즉석에서 ‘월북 가능성이 없다’는 쪽으로 문구를 수정해 발표토록 했다는 내용입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 “증인. 이 문건 생각나시죠? 이 보고서.”

김성구 기계화보병사단장“네.”

박선원 “증인이 작성하신 겁니까?”

김성구 “네.”

박선원 “여기에 2022년 6월10일 안보실 1차장 주관 회의를 했죠?”

김성구 “네.”

박선원 “그래서 협의한 결과를 바꿔라, 월북이 아니고 조작한 거다. 이런 식으로 바꿔라 하는 회의가 있었고, 그런 지시가 내려간 거죠?”

김성구 “그 전날까지 국방부는 이제 내부 자체적으로 TF를 편성해서 회의를 했고, 새로운 사실이 없기 때문에 우린 추가 발표할 것이 없다고 이제 보고를 했습니다.”

박선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의 입장 번복을 요구했고, 특히 국방비서관이라든지 국방담당 차장이 아닌 김태효가 증인을 심하게 질책했죠?”

김성구 “그 보도자료 초안을 가져갔습니다. 요구를 해가지고 초안을 가져갔는데, 거기서 직접 수정 작업도 하고 그렇게 했습니다.”

박선원 “그러니까 김태효가 직접 수정하고?”

김성구 “네.”

박선원 “그 사이에 아무런 조사도 없고 새로운 증거도 없었는데 김태효가 찍찍 긋고 새로 수정해서 그대로 국방부, 해경 발표하라고 한 거 아닙니까?”

김성구 “네.”

-9일 국조 기관보고
이렇게 김태효 지시로 국방부 입장을 바꾼 뒤, 검찰은 문재인 정부 국방부가 숨진 공무원의 월북 정황이 없는데도 월북으로 몰아갔다며 전면적 수사에 나섭니다. 그 결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실세였던 김태효 1차장이 직접 문건을 고쳐주며 국방부의 입장 변경을 압박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당연히 김 전 차장이 맘대로 이런 일을 했을 리 없죠. 윤석열의 지시를 받고 강압적으로 줄까지 쳐가며 ‘빨간펜 선생님’ 노릇을 했다고 보는 게 상식적입니다.

그러나 김태효 전 차장은 이런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논썰] “윤석열 조작 지휘” 4대 증거, ‘공소취소’ 기준 세워 정의 실현해야. 한겨레TV
김동아 민주당 의원 “국방부 보도자료 가져와서 증인이 그 보도자료 직접 수정했죠? 이렇게 발표해서는 안 된다고.”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전혀 아닙니다. 그날 사인펜도 들고 있지 않았습니다.”

김동아 “누가 수정했습니까?”

김태효 “수정한 적이 없습니다. 의견이 같았습니다. 저는 맹세코 지운 적도 없고 펜을 든 적도 없습니다.”

-21일 국조 청문회
[논썰] “윤석열 조작 지휘” 4대 증거, ‘공소취소’ 기준 세워 정의 실현해야. 한겨레TV
어떻습니까. 김태효와 김성구 둘 중 한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데요. 그런데, 김성구 사단장은 28일 종합청문회에 다시 나와 거듭 자신의 증언을 확인했습니다.
김동아 “증인. 그 김태효 증인은 그런 적이 결코 없다라고 하고 펜도 든 적이 없다라고 하고. 또 아예 볼펜 자체가 그 자리에 없었다라고 하는데, 누구 말이 사실입니까?”

김성구 “이제 그 현장에서 일부 내용을 삭선(문서에 가로로 선을 그어 지우는 행위)하고 청와대 안보실에 지침을 하달받아 요거를 직접 쓰셨습니다. 쓰셨고, 그 수정을 1차적으로 한 이후에 복귀해서도 어 횟수는 잘 모르겠는데 그 안보전략비서관실의 전화가 와서 문구를 좀 수정하라고까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김동아 “김태효 증인이 하는 얘기로는 (국방부) 최초 입장이 월북이 아니다. 이런 얘기를 하던데 당시 (국방부) 최초 입장이 월북 추정이 맞았던 거죠?”

김성구 “맞습니다.”

김동아 “그 입장을 김태효한테도 상의를 했고, 다만 김태효가 이런 입장으로 나갈 순 없다, 이렇게 하면서 그 보도자료를 직접 수정했던 거죠?”

김성구 “네. 보도자료 뉘앙스를 좀 말씀드리면은 이제 해경의 발표와 연계해서 국방부가 최초에 월북으로 추정을 발표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혼선을 드렸다는 것을 일단은 유감을 표명하라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그리고 해경과 연계해서 그 월북을 확인할 수 없음을 표현도 좀 이렇게. 그 제가 정확하게 어떤 표현을 수정했는지 아직 기억은 안 납니다. 근데 삭선한 부분은 제가 직접 봤기 때문에.”

-28일 국조 종합청문회
삭선, 줄을 그어 문구를 지우고 수정했다는 사실을 두번이나 확인하고 있습니다.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 담긴 문서를 맘대로 뜯어고친 직권남용,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에 더해 위증으로 자신과 대통령실의 개입 사실을 감추려 한 건 아닌지 특검에서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밝혀야 하겠습니다.
[논썰] “윤석열 조작 지휘” 4대 증거, ‘공소취소’ 기준 세워 정의 실현해야. 한겨레TV

③“윤석열이 박지원 고발 바람직 말씀” 증언, 서영교 “윤 지시 인정”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자신이 임명한 김규현 국정원장에게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김규현 전 원장 입에서 나온 증언과 손으로 쓴 메모가 이를 가리킵니다.
서영교 국조특위 위원장 “윤석열의 국정원장 김규현이 박지원 국정원장들을 고발합니다. 서해 사건 관련해서 삭제를 지시했다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박지원 원장은 국정원장 된지 얼마 되지도 않고, 서해 사건 첩보들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고발하라는 지시를 하는데 한번 (동영상을) 틀어봐 주세요.”

(김규현 전 국정원장 영상 “그래서 대통령께서 그것은 고발, 직접 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그런 의견이 있었고…”)

서영교 “자. 이게 김규현 국정원장이 이번 국정조사에서 나와서 한 말입니다. 그리고 저 자료는 김규현 국정원장의 메모예요. 김 국정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지시하게 되어 박지원 원장 등을 고발했다고 고백을 합니다.”

-28일 국조 종합청문회
어떻습니까. 자료에는 ‘대통령 보고본(本)’ ‘고발 지시’라는 김 전 원장의 자필 메모가 남아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보고받는 자리에서 고발하라는 지시를 내렸음을 말해줍니다. 이런데도 김 전 원장은 지난 21일 국조 청문회에서 윤 전 대통령의 고발 발언은 지시가 아니라 의견에 불과했다는 해명을 덧붙였습니다.
[논썰] “윤석열 조작 지휘” 4대 증거, ‘공소취소’ 기준 세워 정의 실현해야. 한겨레TV
김규현 전 국정원장 “대통령께서 그것은 고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씀이 있었고 그래서 제가 그것은 의견 교환은 의견 교환이고, 제가 기관장으로서 최종적인 판단은 국정원장이 그러한 방향이 타당하다고 제가 판단을 했고, 그래서 제가 고발로 최종적인 결정을 행정적인 결정을 했고, 그래서 그에 따라서 고발하도록 밑의 직원에게 얘기를 했다, 그 말씀입니다.”(21일 국조 청문회)
어처구니 없습니다. 대통령에게 보고본을 들고 가 공식적으로 보고하는 자리입니다. 여기서 대통령이 하는 말은 곧 지시라는 건 상식입니다. 그러니까 김 전 원장 자신도 ‘고발 지시’라고 분명히 적어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걸 ‘의견 교환’이라고 물타기를 합니다. 민주 정부도 아니고 윤석열 같은 권위주의로 똘똘 뭉친 대통령이 하는 말을 지시가 아니고 하나의 의견 교환으로 받아들일 간 큰 부하가 존재하긴 했을까요. 아마 그랬다면, 그자리에서 격노한 윤석열의 불호령이 떨어지고 목이 날아갔을 겁니다. 김 전 원장이 이제 와 뭐라고 토를 단들, 윤 전 대통령이 직접 고발까지 지시하며 권력기관을 총동원해 ‘전임 정권과 정적 사냥’을 기획·지휘했다는 사실을 가리기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 “이 조작기소를 총지휘하고 설계한 자는 바로 내란수괴 윤석열이었습니다. 서해 피격 사건에서 전임 정부 안보 라인을 직접 고발 지시한 것은 윤석열이었고 대통령 안보실이 주도해 입장 번복을 추진했습니다. 쌍방울 사건에서 검찰은 수사 현황은 물론 향후 계획까지 대통령실에 일보 형태로 보고했습니다.”(30일 민주당 국조특위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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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김만배 누나, 박영수 소개로 윤석열 부친 집 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친 집을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 누나가 현금으로 사줬다는 기막힌 우연이 사실은 윤 전 대통령의 멘토인 박영수 전 국정농단 특검의 소개로 이뤄진 계획된 결탁이라는 증언도 많은 국민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박성준 “ 2011년 상황이 제가 궁금하더라고요. 조우형과 관련된 수사를 윤석열 중수2과장이 하고, 그 (조우형의) 변호사가 박영수인데 이 박영수를 소개한 사람이 김만배 아닙니까? 그렇죠.”

남욱 “네.”

박성준 “2011년 상황을 좀 설명해 주고, 또 궁금한 거는 김만배 누나가 윤석열 아버지 집을 사 줬어요. 이건 뭐냐면 김만배와 윤석열이 너무나 가깝다는 얘기고 사막에서 바늘 찾는 정도로 우연의 일치이거든요. 혹시 아는 내용 있으면, 나는 진짜 궁금하더라고요.”

남욱 “제가 듣기론 윤석열 대통령 아버님 집을 사 주신 건 박영수 고검장이 중간에 소개를 하셔서 사 주셨다 이렇게 전해들었고. 2011년도 일은 박영수 고검장께서 다 당시에 데리고 계셨던 검사님들이니까, 어쨌든 제가 알기로는 그 박영수 고검장께서 부탁하셔서 조우형 대표가 입건이 되지 않고 사건이 마무리된 걸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박성준 “그 부패의 카르텔 아닙니까? 이거. 박영수, 윤석열이 조우형 봐주고 그 집 사 주고, 박영수 연결해 주고 그 혜택은 윤석열이 보고.”

-21일 국조 청문회
이 일은 직접적인 조작수사·기소의 사례는 아니지만,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자마자 조작수사·기소에 총력을 기울이게 된 심리적 기제의 맹아가 이때 이미 싹튼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안입니다. 박영수가 변호를 맡은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우형을 봐주며 대장동 사건의 불씨를 살려둔 게 바로 윤석열 본인이라는 점을 말해줍니다. 또 대장동 주범인 김만배씨와 윤석열이 박영수를 고리로 윤석열의 부친 집을 사고 팔며 금전적 이익을 주고받은 게 아니냐는 그간의 의혹을 사실로 확인해줍니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이 깊숙이 관여된 이 부패 카르텔의 실체를 묻고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그토록 이재명을 엮으려 한 게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논썰] “윤석열 조작 지휘” 4대 증거, ‘공소취소’ 기준 세워 정의 실현해야. 한겨레TV

검찰은 이런 의혹을 제기한 뉴스타파 등 언론에 대해서도 윤석열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특별수사팀까지 꾸려 대대적 수사를 벌였는데요. 이 또한 자신의 원죄를 감추기 위한 윤석열의 본능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이번 국조에서 나온 수많은 증거와 증언은 모두 윤석열 정권 조작 수사·기소의 정점에 윤석열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윤석열을 위한, 윤석열에 의한 조작 수사·기소가 검찰과 권력기관을 손발 삼아 전방위적으로 저질러졌음이 분명해졌습니다. 이제 관심은 국조로 밝혀진 조작 수사·기소의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지의 문제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조작기소 실체를 규명할 특검법안을 30일 발의했습니다.

박성준 “이번에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나온 모든 조작에 대한 것들은 신속하게 특검을 발족시켜서 수사가 진행돼야 합니다. 이건 미룰 사안이 아닙니다. 또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30일 민주당 국조특위 기자간담회)

공소취소’가 정의 원칙에 부합, 단 기준 객관적이야

이 조작기소 특검법안에는 특검이 특검 수사 대상이 된 검찰의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조작 수사 본안 사건인 대장동 사건, 대북송금 사건 등 현재 재판이 중단된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한 공소를 취소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둔 셈입니다. 과거 채 상병 특검법에 공소 취소 조항을 넣은 것을 원용한 것입니다.

애초 검찰이 조작수사·기소로 터무니없는 잘못을 뒤집어씌운 사안이라면, 기약 없는 재판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원인에 해당하는 공소를 취소함으로써 조작 피해자의 고통을 신속히 중단시키는 게 정의의 원칙에 부합합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법언이 있습니다. 따라서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한 것 자체가 이 대통령 한명을 위해 정의를 훼손한 것이라는 비판은 성립할 수 없다고 봅니다.

다만 이 경우는 애초 잘못을 저지른 행위자인 검찰이 아니라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이 ‘대통령 사건’을 공소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외관상 이해상충으로 보일 소지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논란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면, 어떤 경우에 공소취소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소취소에 해당하는 기준을 특검의 임의적 판단에 맞길 게 아니라, 예컨데 ‘1심 재판’에서 조작기소에 유죄가 선고된 사안에 한해 본안 사건도 공소취소한다는 식으로 국민들이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을 갖출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특검은 공소취소를 미리 염두에 두기보다 조작 수사·기소 전모를 한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두철미하게 규명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기 바랍니다.

윤 정권의 조작 수사·기소는 대통령이 직접 정점이 돼 국가 수사기관과 권력기관을 총동원해 벌인 미증유의 국가범죄입니다. 대통령이 직접 일상적으로 지시하고 보고받으며 총지휘를 맡았다는 점에서 그동안 벌어진 권력기관 주도의 조작 행태와도 차이가 납니다. 그 실체와 책임을 낱낱이 규명하고 단죄할 때 우리 사회는 더욱 정의롭고 안전한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논썰에서 함께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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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출연 손원제 논설위원 wonje@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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