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산모, 부산까지...3시간 이송 끝 태아 사망…‘의료공백·형사책임’ 겹친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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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에서 응급 분만이 필요한 산모가 치료 병원을 찾지 못해 장거리 이송 끝에 태아가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응급 분만 시스템의 공백'이 현실화된 사례로 지목된다.
권역별로 책임지는 응급 분만 네트워크나 강제 조정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사건은 응급의료체계가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것과 실제 작동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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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에서 응급 분만이 필요한 산모가 치료 병원을 찾지 못해 장거리 이송 끝에 태아가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단순한 의료 공백을 넘어 법·제도 환경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3분께 청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임신 29주차 산모 A씨의 태아 심박수가 떨어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병원 측은 즉시 충북과 충남·대전·세종 등 인근 지역 병원으로 전원을 요청했지만, 전문의 부재와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잇따라 수용이 거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소방당국은 전국 단위로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헬기를 동원해 약 3시간 30분 만에 부산의 동아대학교병원으로 이송했지만, 태아는 끝내 숨졌다. 산모는 수술 후 치료를 받고 있다.
전문의·병상 부족에 잇단 수용 거부…고위험 분만 시스템 붕괴
이번 사건은 ‘응급 분만 시스템의 공백’이 현실화된 사례로 지목된다. 임신 29주차와 같은 고위험 분만은 신생아 중환자실(NICU)과 전문 인력이 동시에 필요한데, 지방에서는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병원이 제한적이다. 여기에 산부인과 전문의 부족과 24시간 대응 체계 미비까지 겹치며, 환자 수용 자체가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최근 강화된 형사책임 부담이 현장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고위험 환자를 수용했다가 예기치 못한 결과가 발생할 경우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의료진이 보다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방어적 진료’ 경향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의료진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환자를 받았다가 책임을 질 위험’과 ‘수용을 거부하는 선택’ 사이에서 후자를 택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응급·분만 분야에서는 야간이나 고위험 상황일수록 환자 수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사고 나면 처벌” 부담에 방어적 진료 확산…구조 문제와 맞물려 악화
다만 전문가들은 형사책임 문제만으로 이번 사태를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근본적으로는 지역 간 의료 인프라 격차, 전문 인력 부족, 병상 한계 등 구조적 문제가 먼저 자리 잡고 있고, 여기에 법적 부담이 더해지면서 상황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현행 응급 이송 체계 역시 한계를 드러냈다. 병원별로 수용 가능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여러 병원이 동시에 거절할 경우 골든타임 확보가 어려운 구조다. 권역별로 책임지는 응급 분만 네트워크나 강제 조정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사건은 응급의료체계가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것과 실제 작동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의료계에서는 “필수의료 분야를 유지하려면 인력·인프라 확충뿐 아니라, 불가피한 의료 위험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양호연 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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