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쪼개 5인 미만 사업장서 일”…미용실 직원들의 ‘울분’ [양종곤의 노동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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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250곳이 넘는 가맹점을 거느린 A 미용실은 대구의 3개 지점이 하나의 사업장처럼 관리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위장 5인 미만 사업장이 전국적으로 15만 여곳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노노모)과 정의당, 플랫폼노동희망찾기는 지난달 30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편법과 위법을 쓰는 5인 미만 위장 의심 사업장이 계속 늘고 있다"며 "정부는 전국 단위 기획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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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미만 근기법 미적용 악용 기승
프리랜서로 둔갑시킨 ‘3.3 계약’도
“형식적 조사 안돼…센 제재 필요”

전국에 250곳이 넘는 가맹점을 거느린 A 미용실은 대구의 3개 지점이 하나의 사업장처럼 관리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질적인 대표인 B씨가 3개 지점 헤어 디자이너들을 ‘카카오톡 단톡방’에 모아 매출 보고를 받을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업무를 지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들은 B씨의 지시에 따라 지점을 옮겨다니면서 일하고 월급을 여러 지점에서 나눠 받고 있다. 천안에 있는 C 미용실도 마찬가지다. 이 곳의 D 대표는 두 지점을 한 사업장처럼 운영한다. 각 지점에 고용된 인턴들은 D 대표가 지시할 때마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지점을 옮겨다니면서 일한다. 근로기준법(근기법) 상 근로자임에도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에서 개인사업자처럼 이중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를 프리랜서처럼 고용해 근기법 혜택을 박탈하고 위장된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부당하게 일을 시키는 현장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위장 5인 미만 사업장이 전국적으로 15만 여곳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정부가 이같은 위법 사업장을 제대로 근로감독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노노모)과 정의당, 플랫폼노동희망찾기는 지난달 30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편법과 위법을 쓰는 5인 미만 위장 의심 사업장이 계속 늘고 있다”며 “정부는 전국 단위 기획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2024년부터 현장 민원을 모아 공동진정 형태로 고용노동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이날까지 벌써 여섯번째 공동진정이다. 그 결과 노동부는 지난해와 올해 근기법 근로자를 프리랜서로 둔갑시켜 일을 시키는 일명 ‘가짜 3.3’ 사업장을 감독했다. 하지만 감독 사업장은 108곳에 그쳤다. 법 위반이 의심되는 14만여 곳의 사업장을 규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감독 규모란 지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A 미용실과 C 미용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직접 나서 부당한 근로 실태를 폭로하고 감독을 촉구했다. 이들은 서류상 쪼개진 지점을 근로자 5인 이상인 하나의 사업장으로 병합해 근기법을 제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연장근로수당, 휴게시간 등 기본적인 법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A 미용실 직원은 “대표가 여러 매장을 직접 지시하고 관리하고 있지만, 노동청은 명의상 사업주가 아니라면서 하나의 사업장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C 미용실 직원은 “강력한 근로감독을 통해 휴게시간 미준수, 근로자성 왜곡, 사업장 쪼개기 등을 처벌해야 한다”고 답답해했다.
현장에서는 노동부가 현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획일적이고 안일한 행정을 고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지역마다 ‘가짜 3.3’이 작동하는 방식이 다르다“며 “근로감독은 전국 동일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지역별 핵심 업종을 도출하고, 이를 유형별로 분류해 지역별 감독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노모에 소속된 하은성 노무사도 “노동청과 노동위원회가 오늘 공개된 사례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나치게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실질을 따져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사실 관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계좌 추적과 같은 다양한 방식의 조사를 활용하고 과징금 부과처럼 법 위반 시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불법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 불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에 공감한다”며 “무늬만 프리랜서와 5인 미만 사업장 쪼개기에 대해 (사회와 정부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종곤 고용노동전문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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