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말 한 마디로 로봇이 풀 깎고 농약 주고 과일 나르고"
"장갑 낀 농민들 터치스크린보다 말로 조정하는 게 편리"
"단순 농기계 제조 회사 아닌 플랫폼 회사로 거듭날 것"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농사를 지으려면 해야 할 고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날씨는 또 어찌 그리 변덕스러운지. 그런데 날씨가 어떻든 말 한 마디로 기계를 부려 그 많은 농삿일을 대신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지난달 29일 경상남도 창녕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 이곳에서는 사람대신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 4종의 시연이 진행됐다. 대동로보틱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운반로봇 RT100을 기반으로 한 운반·예초·방제·산업용 로봇이다.
대동로보틱스는 2030년까지 전동 자율주행 플랫폼에 운반·예초·방제·예찰·수확 등 다양한 기계를 부착해 다목적 농업 로봇으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예초기를 단 운반로봇이 잡초를 제거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https://t1.daumcdn.net/news/202605/02/inews24/20260502080136753rwnv.gif)
이날 시연에서 가장 눈길을 끈건 운반 로봇에 AI 음성인식 기능을 더한 제품이었다. 이 운반 로봇은 농업 분야에 특화된 인공지능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을 탑재해 사용자와 음성으로 대화하며 작동한다.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는 흐리며 최저 기온은 10도, 최고 기온은 22도입니다. 강수 확률 20%이니 농작물 관리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시연자가 로봇을 향해 인사를 건네자 운반 로봇은 인사를 하며 날씨를 안내했다.
시연자가 "오늘 방제랑 예초 작업할 건데"라고 말하자 로봇은 작업 시 주의사항을 설명하며 "비와 바람이 없는 날을 선택하라"고 답했다. 이후 "과수원으로 이동해줘"라는 한마디에 이동을 시작하며 과수원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연자는 "기존에는 앱을 통해 목적지만 명령할 수 있었다면 이 로봇은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대화가 가능하다"며 "오늘 어떤 작업을 할 건지, 날씨는 어떤지,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탁양호 대동로보틱스 R프로덕트본부장은 "농민들은 작업 중 흙 묻은 장갑을 끼고 있어 스마트폰 터치에 큰 불편함을 느낀다"며 "결국 현장에서는 음성 명령이 가장 편하고 확실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운반로봇 RT100이 자재를 운반하고 있는 모습. [사진=최란 기자]](https://t1.daumcdn.net/news/202605/02/inews24/20260502080138496zcxb.gif)
이 로봇은 운반 로봇이 기본이 된다. 대동의 운반 로봇은 최대 시속 3.6km로 실내와 실외를 구분 없이 자율주행한다. 공장 외부에서 출발해 내부로 이어지는 게이트를 통과, 실내 생산 시설까지 이동하는 시연이 진행됐다.
로봇 상단에는 실내외 경로를 추정하고 위치를 파악하는 센서가 부착돼 있다. 하단 카메라는 공장 내부에 설치된 QR코드를 인식해 위치를 더욱 정밀하게 추정하는 역할을 한다. 앞에 사람이 있으면 자동으로 감속하고 게이트 앞에서는 멈췄다가 다시 진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업자가 있는 곳에 알아서 멈추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이는 관제 시스템에 부품 수요를 입력하면 로봇이 해당 물건을 대차에 탑재해 생산 라인으로 운반하는 구조다. 대차는 최대 1톤까지 견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예초 로봇은 운반 로봇 플랫폼 후방에 예초 작업기만 부착하면 무인 예초가 가능하다. 예초 폭은 1m에서 1.6m까지 조정할 수 있고, 풀 높이도 60mm에서 120mm까지 설정할 수 있다. 예초 로봇은 과수 농가에서 여름철 수시로 수행해야 하는 예초 작업의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됐다. 한여름 무더위 속 농가의 고된 노동을 줄이고 인건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방제 운반 로봇이 약재를 살포하는 모습. [사진=최란 기자]](https://t1.daumcdn.net/news/202605/02/inews24/20260502080140276qbds.gif)
방제 로봇도 같은 플랫폼에 방제기만 교체해 활용한다. 여기에도 AI 기술을 접목했다.
탁 본부장은 "일반 방제기는 수목의 유무와 관계없이 농약을 살포하지만 이 로봇은 AI가 수목을 인식해 수목이 있는 곳에만 적정량의 농약을 살포한다"며 "이는 농약 오남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방제 작업은 농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전문가 외에는 접근이 어렵다"며 "그 점에서 방제 로봇의 필요성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시연 이후 직접 체험도 이어졌다. 운반 로봇 앞에는 사람이 끌 수 있는 와이어가 장착 돼 있다. 이는 과거 농사일을 할 때 사람이 소를 끌고 다니는 방식에서 착안한 조작 방식이다.
최대 3미터 길이의 와이어를 잡아당기면 표시등이 초록색으로 바뀌며 로봇이 따라온다. 와이어를 잡고 달리면 운반로봇의 속도 또한 빨라진다. 농업용은 최대 시속 6km까지, 산업용은 최대 8km까지 가능하다.
![운반로봇 앞 와이어로 조종하는 모습. [사진=최란 기자]](https://t1.daumcdn.net/news/202605/02/inews24/20260502080142007ymec.gif)
줄을 놓고 가까이 다가서면 빨간색으로 바뀌면서 자동으로 후진한다. 하얀색은 정지 상태다. 자세한 설명이 없어도 직관적으로 작동법을 익힐 수 있어 농업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도 바로 사용이 가능했다.
대동로보틱스가 공개한 4종의 로봇 모두 100% 전동화 기술로 제작된 제품이다. 사륜구동으로 험지 주행이 가능하고, 배터리 교환형 설계로 연속 작업이 가능하다. 앱을 통해 실시간 위치와 작업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관제 플랫폼도 함께 제공한다.
산업용 로봇은 공장 내 무인 물류 운송에 활용되며 현재 반도체 시설과 휴양림에 공급돼 운영 중이다.
탁 본부장은 "대동은 단순한 농기계 제조사가 아니라 플랫폼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며 "로봇 뿐만 아니라 향후에는 데이터 인프라, 서비스, 이해관계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농업 생태계 전체의 생산 가치를 높이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대구, 경남 창녕=최란 기자(ran@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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