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반도체 강세에 새 역사 쓴 코스피⋯실적 시즌에 6700 찍을까

정수천 기자 2026. 5. 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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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편집 이미지.(출처=챗GPT)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 변수, 고유가 부담,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4월 막판 코스피는 기록 경신 랠리를 멈췄다. 다만 실적과 AI 투자 모멘텀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면서 지수 전체의 추세가 꺾였다기보다는 상승 속도 조절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다음 주에도 실적 시즌이 이어지면서 종가 기준 6700선을 넘어설 지 주목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코스피 지수는 24일 대비 123.24포인트(1.90%) 오른 6598.87로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11.49포인트(0.95%) 내린 1192.35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대형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 관련 업종에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상승 흐름을 유지했지만, 코스닥 지수는 성장주와 테마주 중심으로 단기 과열 부담이 부각되며 상대적으로 약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 상승의 가장 큰 배경은 결국 실적이다. 시장이 국제 유가와 금리 부담을 완전히 무시한 것은 아니지만, 기업이익 개선 기대가 당장 더 크게 반응했다. 특히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반도체와 전력기기 업종의 실적 전망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 지수 하단을 단단하게 지탱했다. 고유가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실제 경기 둔화와 이익 훼손으로 이어지느냐인데, 아직은 그런 신호가 뚜렷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다.

시장 내부에는 AI 투자가 쉽게 꺾이기 어렵다는 기대가 강하게 깔렸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실적은 AI 투자가 이끄는데 AI 투자는 스스로 멈출 수 없는 영역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스케일링 법칙’을 통해 AGI가 가능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메모리 업황 개선과 AI 인프라 확대가 이어지는 한 반도체와 AI 전력 관련주의 이익 체력도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다. 코스피가 지난달 급등 이후에도 크게 무너지지 않은 배경에는 이런 실적 신뢰가 자리 잡고 있다.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가팔랐다는 부담은 있었지만, 실적 모멘텀이 살아 있는 업종 중심으로는 매수세가 계속 유입됐다.

주 후반 조정이 나타난 이유는 분명했다. 단기간에 지수가 너무 빠르게 오른 데 따른 부담이 컸고,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 탄력이 둔화했다.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미국 국채 금리도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지정학 뉴스가 다시 흔들릴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계심도 작동했다. 즉 상승 추세를 꺾을 정도의 악재라기보다, 너무 빨리 오른 시장이 잠시 속도를 줄인 셈이다.

코스닥 지수가 같은 기간 약세를 보인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실적보다 기대감에 민감한 종목 비중이 높고, 단기 급등 이후 수급이 흔들릴 때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나는 구조다. 지난달 시장을 주도했던 성장주와 일부 테마주에서 피로감이 나타나면서 1200선 안착에 실패했다. 개인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를 받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급 측면에서 코스피 시장에서는 기관이 2조2489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고, 외국인은 1조4019억원, 개인은 7557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1조6290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946억원, 5467억원 순매도했다. 기관 자금이 코스피 대형주로 쏠리고,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차익실현 압력이 강했던 셈이다.

다음 주 국내 증시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영향과 실적 이벤트 효과가 지속할 전망이다. 주중 카카오, 한국항공우주, 에이피알, LG, 한화,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금호석유화학, 원익IPS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밸류에이션 부담은 적은 편이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 랠리를 이어갔음에도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를 밑돌고 있다. 미국 빅테크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을 필두로 호실적이 발표되며 매크로 하락 요인을 상쇄하는 등 펀더멘털이 강건하다. 유동성 역시 한국 증시 고유의 머니 무브 현상이 지속하며 시장의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빅 2와 고유가 환경 장기화로 구조적 수혜가 예상되는 ESS, 전력기기, 태양광 등 에너지 대전환 중심의 기존 전략을 유지한다”며 “펀더멘털과 가치 훼손이 없는 가격 조정은 언제나 가장 훌륭한 투자 기회였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