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도 못한 '마라톤 서브2' 벽 깬 아디다스…탄소장벽도 넘을까 [황덕현의 기후 한 편]
아디다스, 2030년까지 온실가스 70% 감축 공언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세계 기록'을 넘어서는 '인류적 기록'이 세워졌다. 기원전 490년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마라톤 전투에서 비롯됐다고 알려진 마라톤 경기에서 사상 처음 공식 2시간의 벽이 무너진 것이다. 오랫동안 현생 인류의 한계로 여겨졌던 '서브 2'가 현실이 됐다.
케냐 출신 사바스티안 사웨(Sabastian Sawe)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런던마라톤에서 1시간 59분 30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 세계 달리기 동호인의 시선은 그의 발을 향했다. 그는 아디다스의 신제품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3'(Adidas Adizero Adios Pro Evo 3)를 신었다. 이 첨단 신발은 97g 초경량 구조와 중창·밑창 등을 적용해 러닝 효율을 약 1.6% 높였다.
기후 기자 입장에서 이 장면은 마냥 기쁘게만 보이지 않는다. 최고 기록은 곧바로 마케팅이 된다. 기록이 제품 판매로 이어지고, 신재(새로 생산한 원재료·Virgin) 소비량이 늘면 온실가스 배출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한계를 넘는 기술은 지구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다만 아디다스도 마냥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다. 아디다스 그룹 '기후 행동'(Climate Action)에 따르면 제품에 쓰이는 소재 조달과 제조는 아디다스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0%를 차지한다. 폴리에스터와 폴리아마이드 같은 합성 소재는 운동복과 신발의 내구성·탄성·흡습 기능을 높이지만, 기본적으로 에너지 집약적이고 석유를 기반으로 한다. 스포츠 기록을 앞당긴 첨단 소재가 기후 관점에서는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아디다스는 생산 구조를 바꿔왔다. 지난해엔 새 기후전환 행동계획을 공개했고, 2022년 대비 2030년까지 직접 운영 부문인 스코프(Scope) 1·2 온실가스를 70% 줄이겠다고 공헌했다. 2025년 기준 감축률은 22%다. 공급망과 제품 생산 등 간접배출인 스코프3는 2030년까지 42%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2025년 감축률은 5%로 나타났다.
아디다스는 협력업체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석탄 보일러 단계적 퇴출, 저탄소 소재 확대, 제조 공정 개선 등을 감축 수단으로 제시했다. 2025년 협력업체 환경 프로그램에 참여한 공급업체들은 전력의 26%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했고, 일부는 옥상 태양광과 전력구매계약(PPA), 에너지 속성인증서(EAC)를 활용했다.
소재 변화도 진행 중이다. 아디다스는 2025년 제품과 포장에 쓰인 소재의 60%를 재활용 또는 지속 가능하게 조달된 재생 가능 소재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특히 폴리에스터의 99%를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전환했다. 다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30년까지 폴리에스터 사용량의 10%를 폐섬유에서 나온 원료로 채우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페트병을 옷으로 바꾸는 재활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섬유를 다시 섬유로 돌리는' 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그간 페트병 재활용은 겉으로는 친환경처럼 보이지만, 병이 다시 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의류로 내려가는 '다운사이클링' 논란이 있었다. 반면 폐섬유를 다시 섬유 원료로 쓰는 방식은 패션·스포츠 산업 내부에서 자원을 순환시키는 방향에 가깝다. 아디다스가 유럽에서 추진한 T-REX 프로젝트도 가정에서 나온 섬유 폐기물을 분류·재활용해 폐쇄형 순환 구조를 만드는 방안을 모색한 사업이다.
폐기물 관리도 같은 맥락이다. 패션 산업에서는 매년 약 1억톤의 섬유 폐기물이 버려지고, 새 의류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1% 미만으로 제시된다. 아디다스는 선형경제, 즉 '생산-소비-폐기' 구조에서 벗어나 제품 수명 연장, 회수, 재활용을 결합한 순환 경제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 프로그램 참여 공급업체에서 2025년 매립 회피율 95%를 달성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자체 사무실과 물류센터의 2024년 폐기물 전환율은 89%였다.
물론 이런 활동이 곧바로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 고가의 초경량 육상화가 기록을 만들고, 그 기록이 소비 욕망을 키우는 구조는 여전히 존재한다. 기업이 '기후 행동'을 말하면서도 더 많은 제품을 팔아야 하는 모순도 남아 있다. 친환경 소재와 재활용 포장이라는 단어가 실제 감축보다 상표 인지도를 키우는 데 쓰이면 '위장 환경주의'(그린워싱)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다만 현실적으로 스포츠 산업의 마케팅과 제품 개발이 멈출 가능성은 작다. 그렇다면 관건은 그 기술 경쟁이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이다. 더 가볍고 빠른 신발을 만드는 데 투입된 연구·자본·공급망 관리 능력이 소재 전환과 순환경제에도 같은 강도로 적용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사웨와 아디다스는 나이키(Nike)와 엘리우드 킵초게(Eliud Kipchoge)가 그토록 원하던 '브레이킹 2'(Breaking 2)를 뛰어넘어 마라톤 2시간 벽을 깼다. 이제 남은 부담은 '다른 벽'에 있다. 기록을 단축하는 기술이 신재 플라스틱 소비와 탄소 배출을 늘리는 방향으로만 갈 것인지, 아니면 소재와 생산 구조까지 바꾸는 기후 행동으로 이어질 것인지다. 아디다스는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Nothing is impossible)고 홍보·프로모션 했다. 기후 부문에서도 그런 흐름이 이어지길 바라본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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