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덕 변호사의 시사법률] 암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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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되었다.
스포츠 경기나 가수 콘서트의 경우 국민체육진흥법과 공연법에서 각각 암표 판매 처벌 규정을 두고 있는데, 현재는 온라인 판매사이트에 접속한 뒤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여 표를 부당하게 선점하여 되파는 방식만 처벌하고 있다.
또한 암표를 여러 장 팔아 큰돈을 벌더라도 소액 벌금만 내고 치우면 문제없다는 식의 잘못된 인식이 퍼져있는 것을 개선하기 위하여, 판매금액의 50배까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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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되었다. 필자는 프로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어 잘 알지 못하나, 대구에 연고를 둔 삼성 라이온즈 구단이 시즌 초반 나름대로 상위권에 포진 중이란다. 아마 이대로 몇 달간 선전을 계속하여 팀이 가을야구에 참여하게 된다면 매년 그랬듯 대구 구장에, 아니 포스트 시즌 경기가 열릴 전국 모든 경기장에 입장하기 위한 표를 구하는 전쟁이 또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요즘엔 현장 암표는 뜸한 것 같고, 인터넷에는 웃돈을 얹은 암표 판매가 횡행하게 될 것이다.
암표(暗票)는 말 그대로 어두운 표다. 글자만 보아도 분위기로 알 수 있듯, 암표는 나쁜 표이고 암표를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은 나쁜 짓이라는 것을 누구나 안다. 하지만 대한민국 헌법 제12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에 의하지 않고서는 처벌받지 않는다고 규정하였다. 이를 '죄형법정주의'라 한다. 따라서 암표 판매를 나쁜 짓이라고 누구나 생각하더라도, 법에 암표 판매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면 그 사람을 '떼법'이나 이른바 '기분상해죄' 따위로 처벌할 수는 없다.
이에 먼저 경범죄처벌법은 경기장이나 기차역 등 현장에서 암표를 팔면 20만원 이하의 벌금형 등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러나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반드시 '현장'에서 팔다 걸리는 경우여야 하며, 인터넷 판매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반쪽짜리 규정이다. 인터넷이 일상화되기 이전인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법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경기나 가수 콘서트의 경우 국민체육진흥법과 공연법에서 각각 암표 판매 처벌 규정을 두고 있는데, 현재는 온라인 판매사이트에 접속한 뒤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여 표를 부당하게 선점하여 되파는 방식만 처벌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등의 방식이 아니라면 제재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불완전한 처벌 규정들에 대해 문제 제기가 계속해서 되어왔고, 결국 지난 겨울 국회에서 개정법들이 통과되었다. 그리고 개정법들은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한 방법 뿐만이 아니라 그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 표를 샀든 상습적으로 또는 업(業)으로 표에 웃돈을 얹어서 되파는 사람을 처벌하도록 하였다. 또한 암표를 여러 장 팔아 큰돈을 벌더라도 소액 벌금만 내고 치우면 문제없다는 식의 잘못된 인식이 퍼져있는 것을 개선하기 위하여, 판매금액의 50배까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였다. 암표를 팔다 걸리면 본전이 아니라 오히려 큰 손해를 보게 만든 것이다. 개정법들은 몇 달 후인 8월 말부터 시행 예정이다.
참고로 철도사업법은 운동경기 표나 콘서트 표와는 달리 기차표의 경우 국민생활에 영향이 크다는 이유로 특별히 옛날부터 암표 제재 규정을 잘 마련해 두었고, 어떤 방법으로 샀든 상습적으로 또는 업으로 웃돈을 얹어 팔다 걸리면 1천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해 두었다.
올가을부터도 계속 암표상들이 활개 칠지 한 번 두고 볼 일이다.
권용덕 로앤컨설팅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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