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산으로 이끈 '풍요의 여신' [김윤숙의 흐르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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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그림을 그리게 된 건 우연이었다.
작은 우연으로 산을 전혀 몰랐던 사람이 우리나라의 거대한 산줄기인 백두대간을 만나고, 히말라야 안나푸르나까지 걷게 됐다.
산을 만나면서 내 그림의 소재도 오랫동안 그려온 장미에서 자연히 산으로 바뀌게 되었다.
산 그림을 그리며 대자연을 만나는 것이 행복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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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그림을 그리게 된 건 우연이었다. '풍요의 여신'이란 뜻의 안나푸르나를 360도로 찍은 지인의 작은 휴대폰 안의 동영상 덕이다. 그걸 보는 순간 놀라운 광경에 깜짝 놀랐었다. 파란 하늘 아래 하얀 설산이 길게 이어져 보이는 Blue and White의 세상은 처음 보는 놀라운 세상이었다.
그 산을 꼭 가보고 싶어서 체력 단련을 위해 백두대간을 시작하게 되었다. 당연히 무리한 산행이었지만 처음 만난 백두대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어 어려움을 이겨내며 산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백두대간 1차 종주를 마치고 드디어 안나푸르나를 가게 되었고,
2년 후 다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다녀왔다. 작은 우연으로 산을 전혀 몰랐던 사람이 우리나라의 거대한 산줄기인 백두대간을 만나고, 히말라야 안나푸르나까지 걷게 됐다. 히말라야는 산사람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다. 광활한 공간의 하얗게 빛나는 설산에는 가슴을 뛰게 하는 감동이 있다.
이 그림의 소재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하던 중에 만났다. 여러 설산의 봉우리들 뒤로 저 멀리 에베레스트가 당당하지만 아주 조금만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눈앞 가까이에는 짙은 색의 산길이 있었다.
저 길을 계속 걸어가면 저 설산에 도달하는 것이리라. 걷는 길옆 경사면에는 작은 줄무늬처럼 생긴 길들이 있었는데, 이따금 히말라야의 동물들이 거기에서 풀을 뜯어먹는 모습이 보였다. 이런 척박한 땅에도 먹을 풀이 있는 모양이었다. 이 광활하고 황량한 산 속에서도 생명들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숙연한 느낌까지 들었다.
'신들의 정원'이라는 말처럼 히말라야는 범접할 수 없는 위용의 세계다. 그러나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척박의 세계가 이를 둘러싸고 있고, 또 그걸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생명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살아가는 공간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이 가슴을 뜨겁게 했다. 산을 만나면서 내 그림의 소재도 오랫동안 그려온 장미에서 자연히 산으로 바뀌게 되었다. 산 그림을 그리며 대자연을 만나는 것이 행복하고 감사하다.

'흐르는 산'을 그리는 김윤숙 작가는 산의 포근함과 신비로움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그의 손에서 산은 단순화되거나 다양한 색채와 압축된 이미지로 변형, 재해석된다.
특히 직접 산을 보고 느끼지 않으면 절대로 그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오래 산정에 머물며 눈에 한 순간씩 각인된 산의 움직임들을 압축해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거대하고 위대한 자연. 언제든 가기만 하면 품어 주고 위로해 주며 멀리서도 항상 손짓하는 산.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은 언제나 그의 예술의 화두다.
화가 김윤숙
개인전 및 초대전 18회
국내외 아트 페어전 다수 참여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30회 국전)
구상전 특선(37회)
그림 에세이 <흐르는 산 - 히말라야에서 백두대간의 사계절까지> 출간
인스타그램 blue031900
네이버 블로그 '흐르는 산 김윤숙 갤러리'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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