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수설’ 삼성 가전·TV…현지법인 이익 44% 급감

이정완 2026. 5. 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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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C 지난해 수익성 ‘뚝’
박순철 CFO “가전 사업 전반 선택과 집중 추진”
2013년 한때 매출 25조원 넘기도
중국발 저가 공세에 외형·수익성 동반 위축
삼성전자가 올 1월 CES 2026에서 공개한 130형 ‘마이크로 RGB’ TV.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삼성전자가 가전 사업 재편 작업에 돌입하면서 해외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현지 브랜드 존재감이 큰 중국 시장에서 가전·TV 판매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 현지 판매법인 수익성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조치가 예견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매출 25조원을 상회하던 현지 판매법인 매출은 지난해 3조원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줄었다. 순이익도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중국 판매법인인 ‘Samsung China Investment(SCIC)’는 지난해 매출 2조7170억원, 순이익 16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매출 2조7548억원, 순이익 3007억원 대비 매출은 1% 줄고 순이익은 44% 감소했다.

실적 부진에 최근 외신을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중국 가전·TV 판매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이 퍼졌다. 거래처와 현지 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연내 판매를 종료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철수를 포함해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이란 설명이다.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박순철 삼성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가전 사업은 경쟁 심화, 관세 등 리스크로 인해 수익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사업 전반에서 선택과 집중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관련 내용이 구체화되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중국 판매법인 실적 추이. 이정완 기자.

SCIC는 삼성전자의 중국 내 가전·TV·스마트폰 판매를 도맡는 해외법인이다. 1992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중국 가전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1990년대 중반 베이징을 거점 삼아 SCIC를 설립했다.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이 호조세를 보이던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탄탄한 성장세를 드러냈다. 2013년 매출 25조6058억원, 순이익 7434억원을 나타내며 최고 실적을 나타냈다. 이 무렵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판매량을 늘린 게 실적 상승을 뒷받침했다.

다만 그 이후론 자국 브랜드의 부상으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점하기 어려웠다. TV와 가전제품은 TCL·하이센스·하이얼 등에 밀렸고 스마트폰은 화웨이·샤오미·오포 등이 저가 공세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중국 전담 조직까지 꾸리며 완제품(세트) 판매 회복을 노렸다. 2021년 말에는 한종희 당시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해 스마트폰과 TV·가전 부문을 배치했다. 고객 접점을 넓히는 마케팅 활동을 강화했음에도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SCIC는 2023년 매출 3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특히 TV 사업의 경우 TCL이 지난해 12월 중국을 넘어 전세계 출하량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아진 경쟁력을 드러냈다. TCL은 소니와 합작법인(JV)을 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중국 내 가전·TV 판매를 지속하지 않는 게 합리적이란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관측된다. 가뜩이나 가전·TV 사업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부품 가격 인상으로 인해 어려운 사업 여건에 처해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폼팩터인 마이크로RGB TV로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미니 LED TV로 대중 공략에 나선다. 올해는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만큼 글로벌 수요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가전 사업 역시 지난해 11월 독일 플랙트그룹 인수를 계기로 공조 사업에 힘을 싣는다는 전략이다. 플랙트그룹의 냉각 기술력을 바탕으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최대 시장인 북미 진출 계획을 세웠다. 우리나라에도 법인을 신설하고 공장을 신규 설립해 지역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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