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올해는 이걸로 살까"…'가정의 달' 뜻밖의 선물 보니 [권 기자의 장바구니]
이름 새기고 가족여행 공략까지

가정의 달 소비가 단순 선물 구매에서 ‘경험형 소비’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프리미엄 선물세트 등 전통적인 선물 수요는 여전히 강하지만, 최근 유통·식품업계는 제품에 체험과 참여, 개인화 요소를 붙여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냥 선물보다 특별함 찾아”…각인·맞춤형 제품 인기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니워커 블루 각인 서비스를 확대했다. 기존 생일·결혼·취업 중심 각인 문구에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용 감사 메시지를 추가했다. 배우 변우석을 앞세운 ‘Keep Walking’ 한정 각인도 새로 선보였다. 고가 위스키에 메시지를 새겨 ‘주는 사람의 마음’까지 상품화한 셈이다.

롯데칠성음료의 강릉 ‘처음처럼&새로 브랜드체험관’도 같은 흐름이다. 2023년 4월 문을 연 이후 지난 3월까지 누적 방문객이 4만5000명을 넘어섰다. 방문객 중 강원지역 외 비중은 80%에 달한다. 소주 생산 역사와 제조 공정을 보여주는 공간을 넘어 ‘나만의 오크소주 만들기’와 ‘새로 병 DIY 디퓨저 만들기’ 등 체험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도 이색 선물 경쟁에 뛰어들었다. GS25는 가정의 달을 맞아 AI 소셜 로봇 ‘리쿠’, 휴머노이드 로봇 G1, 4족 보행 로봇 Air, 로봇 키링 등 로봇 상품 11종을 선보였다. 편의점 업계에서 로봇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린이 교육과 고령층 돌봄 등 일상 영역에서 로봇 활용도가 커지는 흐름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10만원대 초소형 로봇 키링은 어린이날 선물 수요를 겨냥했다. GS25는 어버이날 선물용으로 카네이션 골드바 등 순금 6종과 순은 4종도 판매한다.

가족 여행 수요를 겨냥한 체험형 상품도 늘고 있다. 금호리조트는 가정의 달을 맞아 전 지점에서 가족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화순에서는 워터파크 수중 이벤트, 제주에서는 버블 풀 체험과 키링·팔찌 만들기, 설악에서는 파크골프 가족대항전, 통영에서는 요트 위 버스킹 공연 등을 선보인다.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커진 가운데 숙박에 체험을 결합한 ‘체류형 콘텐츠’로 가족 단위 소비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실속형 건강 선물’ 공략도
경험형 소비가 확산되는 가운데 건강 선물 수요도 커지고 있다. 정관장은 이달 16일까지 가정의 달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에브리타임, 홍삼정, 홍삼톤, 화애락, 천녹, 황진단, 다보록 등 주요 제품을 10% 할인한다. 혈당 케어 브랜드 GLPro와 남성 건강 브랜드 RXGIN은 15% 할인한다. 대상과 용도에 따라 제품을 고르는 ‘맞춤형 건강 선물’ 수요를 겨냥했다.

백화점도 선물 수요를 체험형 행사와 묶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가정의 달 선물 관련 고객 설문에서 ‘실질적인 혜택과 프로모션 정보를 확인하고 싶다’는 응답이 92.2%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받는 사람 취향에 맞춘 맞춤형 제안’은 45.2%,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추천 콘텐츠’는 38.2%로 나타났다. 선물 소비가 가격 혜택과 개인화, 가족 단위 경험을 함께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대형마트는 가격 경쟁으로 맞불을 놨다. 롯데마트는 오는 6일까지 ‘통큰데이’를 열고 9990원 수박, 반값 한우 등 초특가 상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행사 카드 결제 시 수박은 50% 이상 낮춘 가격에 3만통 한정 판매하고, 한우와 대게, 전복 등 신선식품도 최대 50% 할인한다. 어린이날 간식과 어버이날 카네이션, 건강 선물세트까지 전 카테고리를 묶은 점이 특징이다. 황금연휴 기간 가족 모임과 나들이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겨냥해 ‘장바구니 부담 낮추기’ 전략을 강화한 것이다.
온라인 유통업체도 가정의 달 수요 잡기에 나섰다. 쿠팡은 7일까지 ‘가정의 달 주방용품 세일’을 열고 집밥 준비부터 나들이 용품까지 4개 테마로 묶은 기획전을 진행한다. 테팔, 락앤락, 모던하우스 등 주요 브랜드가 참여해 프라이팬 세트, 식기, 커트러리 등을 할인 판매한다. 베스트 특가와 하루 특가, 브랜드 추천 코너 등을 통해 목적별로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가족 모임과 홈파티, 야외활동 수요를 겨냥해 ‘한 번에 장보기’가 가능한 구조로 설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5월 선물 시장은 건강기능식품처럼 실용성이 검증된 품목과 체험·개인화 요소를 붙인 상품이 동시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소비자가 물건 자체보다 그 상품으로 전달할 수 있는 의미와 경험을 더 중요하게 보는 흐름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권 기자의 장바구니는 기자가 직접 담은 현장 체감 물가와 식품·유통 트렌드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등을 오가며 실제 장바구니에 담긴 가격 변화를 추적하고, 신제품 출시와 소비 흐름까지 함께 짚습니다. 단순 가격 나열이 아니라 '왜 올랐는지, 무엇이 팔리는지, 소비자는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풀어내는 데 초점을 둡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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