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실력있는 우상호" "지역사람 김진태"…강원 민심 요동
김진태, 도청사 이전·가뭄 대처 변수…우상호, 출향도민 의구심 해소 관건

(춘천·강릉·원주=뉴스1) 금준혁 윤왕근 기자 나주희
"우상호는 정부 프리미엄이 있고, 김진태는 서울에서 의원 했던 우상호보다 (지역을) 잘 알지 않겠느냐."
62년을 강원에 살았다는 A 씨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강원지사 후보와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의 여론조사가 담긴 신문을 읽으며 이같이 고민했다.
이재명정부 청와대 초대 정무수석을 지낸 우 후보와 현직 지사인 김 후보가 맞붙는 6·3 강원도지사 선거가 달아오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색채가 강했던 강원이지만 실력 있는 사람을 뽑겠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는 게 주요한 흐름이었다.
"당보단 실력있는 사람 뽑을 것" vs "강원을 잘 아는 후보 뽑아야"
뉴스1이 지난달 30일 춘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난 20년 춘천시민 50대 B 씨는 "예전하고는 분위기가 다르다"며 "보수적인 강원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어떤 당이냐보다 실력 있는 사람을 뽑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춘천MBC·원주MBC·MBC강원영동 의뢰로 지난달 23~24일 강원도 거주 만 18세 이상 839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조사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우 후보가 50.6%, 박 후보는 36.4%를 기록했다(응답률 7.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
강원 원주에서 아이를 키우는 30대 여성 직장인은 "보육, 의료, 교육처럼 생활에 영향을 주는 정책이 많아 공약을 훨씬 더 꼼꼼하게 보게 되는데, 중요한 건 공약의 내용보다 '지킬 수 있느냐'라고 생각한다"면서 "공약의 방향과 정책 접근 방식에선 우 후보가 더 적합하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위기였다. 원주 토박이라고 밝힌 한 60대 남성은 "이 대통령이 국민을 편 가르지 않고 잘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행정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잘 흘러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원주민'인 30대 남성 역시 "저는 어느 정당의 편도 아니지만, 직전 대통령과 비교해 이 대통령이 적극적이고 실행력 있으며 믿음이 간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강원도민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4~25일 강원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성인 812명을 상대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응답률 18.3% ,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긍정평가는 68%에 달한 반면, 부정평가는 24%에 그쳤다. '모름/무응답'은 7%였다.
김 후보의 경우 강원도청 청사 이전이 뇌관이 돼 지역사회의 부정적 여론이 감지됐다. 김 지사는 최대 1조4000억 원을 투입해 도청 이전을 포함한 행정복합타운 조성을 추진 중이다.
춘천중앙시장 상인 신 모 씨(75)는 "우리가 정치를 뭐 아나. 도청 옮기면 안 뽑겠다는 사람들은 있다"며 "안 그래도 사람이 없어서 어려운데 더 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춘천 명동닭갈비거리 상인 안금숙 씨(64)도 "옮기더라도 천천히 몇 년 후를 생각하든가, 지금은 코로나보다 어려운 시기인데 옮기는 것"이라고 쓴소리했다.
다만 우 후보 역시 유년 시절 강원도를 떠났고 서울에서 4선 의원을 지낸 출향도민이라는 점에 의구심을 보내는 시각이 있었다.
70대 택시기사 손 모 씨는 "김 후보를 좋아하진 않지만 똑똑하고 춘천 성수고를 나온 지역 사람"이라며 "우 후보가 된다는 분위기가 있는데 우 후보는 강원에서 영향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춘천 제일종합시장 상인 B 씨도 "우 후보는 강원도에 대해 잘 아시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계속된 보수에 피로감 누적" vs "민주당 입법 드라이브에 화나"
춘천보다 보수색이 강하다는 강릉도 민심이 요동쳤다. 지난해 여름 강릉을 강타한 '가뭄 사태'에 대한 현 국민의힘 소속 시장의 대응을 둘러싼 평가가 강릉 민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흐름이었다.
강릉 포남동에 거주하는 김현희 씨(40대) "가뭄 사태에 대한 사과 없이 '최선을 다했다'는 식의 현직 시장 발언은 변명처럼 느껴졌다"며 "이번에는 다른 선택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홍제동 주민 임 모 씨(30대)도 "강릉은 지방자치 출범 이후 한 번도 다른 정당을 선택한 적이 없는데 피로감이 누적됐다"고 말했다.
다만 보수 결집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여전하다. 대리운전 기사 C 씨는 "강릉과 동해안의 보수 지지층은 화가 나 있다. 뉴스도 보기 싫을 정도"라면서도 "민주당의 입법 독재 때문에 결국 국민의힘인 김 후보에게 표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도민들 사이에선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강릉 교동에 거주하고 있는 최 모 씨(50대)는 "이번에도 국민의힘 후보를 찍을 것"이라면서도 "계엄 사태부터 총선 참패, 장동혁 지도부 혼선까지 실망이 이어졌다. 보수는 실력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기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원주에 거주하는 60대 남성은 우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하면서 "민주당이 잘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더 비호감이어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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