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독일 주둔 미군 5000명, 6~12개월 내 철수 완료할 것”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6. 5. 2.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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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언급 사흘 만에 국방장관 명령... 이란戰 비협조 보복 현실화
독일 주둔 3만5000명서 감축... 미군 중심 글로벌 안보 체계 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지난 3월 3일 백악관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일부에 대한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미 국방부는 1일 “피트 헤그세스 장관이 독일에서 약 5000명의 병력을 철수하도록 명령했다”며 “이번 결정은 유럽 내 미군 배치 현황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거친 것으로 철수가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내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독일에는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두번째로 많은 약 3만6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유럽사령부(EUROCOM)와 아프리카사령부(AFRICOM)의 본부가 있어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안보의 핵심 축 역할을 해왔다. 남부의 람슈타인 공군기지는 미군 작전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받는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폭스뉴스·로이터 등에 “이번 결정은 작전 지역 요구 사항과 현지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국방부의 이런 결정은 지난달 29일 트럼프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독일 주둔 미군을 감축을 검토하고 있고,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 밝힌 지 사흘 만에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는 대(對)이란 작전을 비판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와 공개적으로 충돌했고, 메르츠를 향해 “독일 경제나 신경 써야 한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독일과 마찬가지로 비협조적이었던 스페인·이탈리아에 대해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병력 감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익명의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로이터에 메르츠의 언급이 “부적절하고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대통령은 이처럼 역효과를 내는 발언에 정당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또 “대통령은 동맹국들의 수사(修辭)에 대한 불만과 함께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 미국의 작전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지 않은 점에 대해 매우 분명하게 불만을 표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철수 명령은 독일에 주둔하는 전투여단 1곳에 영향을 미치고, 철수하는 인력의 일부는 미국으로 귀환한 뒤 미 본토 방위 또는 인도·태평양 등 기타 지역에 대한 국방부 우선순위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다만 트럼프 1기 때도 주독 미군 철수를 발표했다 이후 들어선 바이든 정부에서 이를 철회한 적이 있다.

트럼프가 이란 상황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에게 미군 감축을 압박하고 이를 현실화하면서 유럽은 물론 중동, 동아시아까지 미군을 축으로 한 글로벌 안보 체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사실상 거부한 한국, 일본, 호주 등에 대해서도 거듭 불만을 드러냈다. 현재 한국에는 약 2만8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데, 한미는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주한미군의 역할·책임 재조정과 한국의 국방비 부담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동맹 현대화’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엔 트럼프 정부가 일부 병력을 괌 등 기타 인·태 지역으로의 재배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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