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너지 이슈에 원자력ETF 투자 주목[산업별 ESG 투자 리포트⑪ 원자력]
[한경ESG] 산업별 ESG 투자 리포트 ⑪ 원자력

무탄소 고효율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원으로서의 가치도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국내 상장 원자력 ETF는 9개까지 늘어났으며, 이 중 ‘K원자력 ETF’ 5개는 2월부터 약 1000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에 따라 합산 운용자산(AUM)은 연초 1조1000억 원 수준에서 2조4000억 원까지 확대됐다. 원자력 ETF에 한 번이라도 편입된 종목 가운데 금융투자업계 순매도 강도가 높은 종목을 살펴보면 최근 수급의 방향성을 더욱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지정학적 갈등 심화는 K원자력 산업에 구조적인 호재로 작용한다. 첫째 원자력은 핵심 연료인 우라늄을 둘러싼 공급망 특성상 전략 산업으로 분류되며, 가격 경쟁력보다 동맹 중심의 공급망 구축이 중요하다. 둘째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 등으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원자력은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당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국내 원자력 ETF는 액티브 전략을 표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품별 편입종목 구성과 비중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수익률 역시 +45%에서 +126%까지 큰 격차를 나타냈다.
특히 연초 이후 +126%의 수익률을 기록한 TIGER 코리아원자력ETF는 한국전력을 편출했으며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등 성과가 우수했던 종목을 높은 비중으로 편입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우리기술과 DL이앤씨, 오르비텍 등 중소형 성장주와 코스닥 기업 비중을 확대하며 성과 차별화를 이끌었다.
이 중 코스닥 종목 편입 여부가 ETF 성과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원자력 ETF에 편입된 코스닥 기업 9개 중 상당수가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중 코스닥150 기업은 비에이치아이·성광벤드·우리기술이고, 나머지 6개 기업은 코스닥150에 포함되지 않는 기업으로, 태웅만 투자의견이 있었고 다른 기업들은 별도 커버리지가 없었다.

미국 상장 ETF, 다양한 선택지 될 듯
국내 상장 글로벌 원자력 ETF는 4개로 확대되며 합산 AUM 7410억 원 규모를 형성했다. 이는 미국 시장에 비하면 작지만 국내 상장 테마 ETF 중에서는 상당한 규모다. 연초 이후 성과는 상품별로 차이를 보였으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22.5%를 기록한 ‘RISE 글로벌원자력 ETF’였다.
반면 소형모듈원전(SMR) 관련 종목은 최근 반등이 나왔음에도 연초 이후 성과는 부진했다. 미국 상장 원자력 ETF는 상품 유형이 더 많아 10개 합산 AUM은 연초 130억 달러에서 20억 달러가 순유입되며 157억 달러까지 확대됐다.
미국 상장 ETF는 우라늄 상품에 투자하는 우라늄 ETF, 우라늄 광산 ETF, 우라늄 기업 ETF, 원자력 기업 ETF 등 선택지가 다양하다. 광산도 소형 광산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 별도로 존재하고, 원자력 기업 편입 구성도 다양한 방식으로 나뉜다.
다만 SMR 편입비가 높은 상품일수록 연초 이후 성과는 부진했다. 기대감으로 많이 상승했던 SMR 대표 종목 오클로와 뉴스케일파워는 2026년, 2027년 추정치상 여전히 실적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원자력 ETF 편입 기업은 1)우라늄 채굴 및 탐사 2)우라늄 정제 및 농축 3) 우라늄 보유 및 중개 4)원자로 설계 및 기술 기업 5)전력 생산 및 판매 기업 등으로 분류된다. 2026년 기준 글로벌 원자력 ETF 중 성과가 가장 우수한 상품은 우라늄 기업 ETF로, 편입 기업들의 2026년, 2027년 매출 및 이익 성장률은 20~30% 수준이 기대된다.
특징 종목은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 업체인 카자흐스탄 국영 기업 카자톰프롬(National'naya
Atomnaya Kompaniya Kazatomprom)으로, 영업이익률이 40%가 넘고 매출·이익 추정치 상향도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원자력 ETF에 편입된 한국 기업으로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가장 모멘텀이 두드러진다. 해외 기업 중에서는 에너지퓨얼스가 1년 수익률 +359%로 강한 모멘텀을 보유했다. 미국 내 최대 우라늄 생산자이면서 미국의 탈중국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국가 전략의 수혜주로도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원자력 E원자력, 고유가 + 정책 환경 조합
TF가 상장된 2007년 8월부터 현재까지 18.5년 동안 유가와 상관성 분석을 시행한 결과 단순 상관계수 기준 가장 상관성 및 유의성이 높았던 기간은 2008~2011년으로 원자력 ETF는 유가와 동조화됐다. 이 시기 유가와 원자력 ETF의 수익률 회귀계수는 0.69로, 유가가 1% 상승하면 원자력 기업들도 0.69% 상승했다.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 사고가 발생하자 전 세계적으로 탈원전 기조가 확산되면서 상관성은 깨지고 원자력 산업은 침체기에 빠졌다.
후쿠시마 원자력 사고 직후 하락을 시작한 원자력 ETF는 18개월간 하락해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같은 시기 발생한 중동 지역 아랍의 봄 영향으로 유가가 100달러에서 내려오지 않자 2013년부터 원자력도 반등을 시작했지만, 전 세계적인 탈원전 기조로 10년 가까이 침체를 겪었다. 원자력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돌파하면서부터다.
2022년 유럽연합은 지속가능한 친환경 경제 활동에 원자력을 포함하는 보완책을 내놓았다.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프랑스 등 원자력 강국들은 원자력 역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완전한 녹색활동이라기보다는 과도기적 활동으로 분류하는 방식이지만 원자력으로 생산한 수소를 ‘핑크 수소’로 재분류하는 등 정책적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20년간 유가가 100달러 수준의 고점을 유지했던 대표적인 시기는 2012~2014년 아랍의 봄 기간이다. 당시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맞물려 탈원전 정책 기조가 세계적인 흐름이었다. 반면 현재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자력이 재평가받고 있다. 유가 또한 100달러를 재돌파하면서 우호적인 정책 환경과 고유가라는 전례 없는 조합이 형성됐다.
이란전쟁의 향방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변동성이 커진 원유를 대체할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원자력 ETF에 대한 주목도 높아질 전망이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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