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차이나] D램 확보하려 투자까지… 대만 ‘난야’ 존재감 부상

베이징=이은영 특파원 2026. 5. 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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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업체 HBM 집중하자 D램 생산 급감
난야에 주문 몰려… 순이익 14배 올라
‘점유율 2%’ 2군에서 핵심업체로 부상

대만 메모리 반도체 업체 난야테크놀로지(이하 난야)가 인공지능(AI) 확산 속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난야는 한국 기업들에 밀려 존재감이 약했던 중위권 D램 업체였지만, 최근에는 공급 부족 국면 속에서 고객들이 직접 지분 투자에 나서는 등 글로벌 공급망 내 핵심 공급처로 재평가되고 있다. AI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난야의 역할과 영향력도 한층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0일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난야는 서버, PC,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범용 D램을 생산하는 중견기업이다. 1995년 대만에서 설립됐다. 고성능 AI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뒤처져 있지만, 대신 범용 제품에 집중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유지해 왔다.

그래픽=손민균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점유율은 약 2%다. 메모리 3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는 물론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점유율(5%)에도 크게 못미친다.

‘뒤처진’ 기술이 기회로… 물량 얻으려 兆단위 투자까지

그러던 난야에게 상황 반전이 일어난 건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다. 생성 AI 서비스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었고,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들이 HBM 생산에 집중하기 시작해, D램 공급이 빠르게 줄었다. 그 결과 지난해 하반기 무렵부터 가격이 급등했다.

난야는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HBM이 AI 연산에 특화된 고성능 메모리라면, DDR4, DDR5 등 범용 D램은 서버, PC,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 쓰이는 기본 메모리다. 기술적 난도는 HBM보다 낮지만 거의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수요 기반이 넓고 안정적이다. 하지만 아무리 D램 가격이 올라도 HBM의 수익성과는 비교할 수 없어, 주요 업체들은 D램 생산을 재개하지 않았고 공급 공백을 키웠다. 그 공백을 채우는 건 난야의 몫이 됐다.

상황이 이렇자, 물량 확보를 전제로 거액을 투자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난야는 지난 3월 샌디스크, 키옥시아, 시스코, 솔리다임 등 굵직한 글로벌 낸드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25억달러(약 2조7110억원) 규모의 신주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대만 메모리 반도체 업체 난야 본사 모습. /난야 홈페이지 캡처

이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재무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투자와 함께 난야와 장기 D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AI 서버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자, 필요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지분 투자까지 병행한 것이다. 난야 입장에서는 자금 확보와 동시에 안정적인 판매처까지 확보한 셈이다. 회사는 D램 수급 불균형이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매출 584%·순이익 1443% 폭증… 엔비디아 납품도

실적도 예상 밖 호조를 기록했다. 지난달 13일 난야 실적 발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액은 490억8700만 대만달러(약 2조199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82.9%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301억1000만 대만달러(약 1조4106억원)로 1054.2% 증가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순이익은 1442.8% 증가했다.

타이페이타임스에 따르면 난야 측은 “1분기 출하량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전 분기 대비 70%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2분기에도 1분기 대비 두 자릿수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엔비디아 납품 소식도 전해졌다.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달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베라 루빈’에 들어갈 저전력 메모리 LPDDR5X 공급 업체 중 하나로 난야를 선정했다.

이난야는 생산 설비 증설에 나섰다. 올해 총 520억 대만달러(약 2조4330억원)를 투입해 신베이시 타이산 지역에 새 공장을 건설하며, 10나노급 2세대 공정을 활용해 DDR5, DDR4, 저전력 DDR4 메모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한 달에 최대 4만5000장(웨이퍼 기준)까지 생산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경우, 생산 설비 추가 증설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지역 매출 비중이 1% 미만에 그치기 때문이다. 유럽과 아프리카까지 통틀어도 전체 매출의 5% 수준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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