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일본인도 몰려온다... 큰손 20만명에 한국이 웃는다
지난 30~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타워에서는 영어·일본어·중국어는 물론, 베트남어·아랍어 등 ‘다국적 언어’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일본 골든위크와 중국·대만·홍콩의 노동절, 베트남 통일기념일 연휴가 모두 겹친 ‘골든위크’를 맞아 외국인 관광객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히잡과 부르카를 두른 관광객들이 롯데월드몰 앞 잔디광장에 세워진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캐릭터 ‘그로구’와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고, 지하 롯데마트에서는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 ‘K간식’으로 입소문났던 ‘청우 쫀득초코칩 딸기’와 ‘신라면 툼바’를 장바구니에 잔뜩 담은 외국인들이 계산대에 길게 줄을 섰다. 3일 동안 롯데월드몰·타워를 찾은 사람은 전주 같은 기간에 비해 10만명이 늘어난 68만1000명. 롯데물산 관계자는 “한국 노동절·어린이날 연휴와 외국 연휴가 겹치며 국내외 방문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일본 골든위크(4월 29일~5월 6일)와 중국 노동절 연휴(5월 1~5일)가 겹치는 ‘동북아 황금연휴’를 맞아 유통가가 외국인 손님 맞이에 분주해지고 있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백화점, 대형마트부터 패션, 뷰티, 여행 업체까지 각종 할인 혜택과 단독 상품을 내세워 관광객 특수 공략에 나섰다.

◇중국·일본서만 20만명… 작년보다 20~30% 증가
이번 황금연휴 기간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은 8만~9만명, 중국인 관광객은 10만~11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작년 연휴와 비교하면 일본인은 하루 평균 18~20%, 중국인은 22~32% 더 온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입국 추세와 항공·크루즈·페리의 좌석수·예약률 등을 고려해 추산한 숫자다.
중국·일본보다는 짧지만 이 기간엔 베트남 통일기념일·노동절 연휴(4월30일~5월3일)도 있다. 대만·홍콩도 주말을 끼고 노동절 사흘 연휴다. 한국 관광 시장의 큰손이자 인접한 나라들이 일제히 연휴에 돌입한 것이다.
올해 들어 이미 외국인 관광객은 역대급 숫자를 찍고 있다. 지난 1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474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보다 22.6% 늘었고,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더 많았다. 이 가운데 거의 절반(236만명)이 중국·일본인이었고, 이어 대만 54만명, 미국 31만명, 필리핀·베트남 각 15만명, 홍콩 14만명 등 순이었다.
업계에선 고유가로 항공권 가격이 오르고 여행 심리도 위축되고 있지만, 이번 황금연휴 기간 여행객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보통 여행 두세 달 전 항공권을 결제하는 경우가 많고 단거리 여행이라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백화점·면세점 “외국인 손님 모셔라”
요즘 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신세계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다. 증권가에선 전체 매출 중 약 7%가 외국인에게서 나온 것으로 본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본점의 외국인 매출 신장률은 130%, 잠실점은 95%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도 외국인 매출이 121% 상승했다. 명품 위주이던 쇼핑 리스트도 패션 상품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백화점은 이번 황금연휴에도 외국인 손님을 잡기 위한 총력전을 펼친다. 롯데백화점은 원래 본점에서만 발급하던 외국인 전용 멤버십을 지난달 말 잠실점으로 확장했다. 기존 롯데백화점·면세점·마트 할인에 더해 잠실 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도 할인 혜택을 준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강남점 등에서 100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글로벌 쇼핑 페스타’를 열고,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 등에서 외국인 전용 통합 멤버십 가입 고객에게 88여 패션 브랜드를 최대 30% 할인해준다.
면세점도 팔을 걷어붙였다. 면세점은 단체 관광객 감소와 고환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최근 K뷰티·패션·컬처를 내세워 매장을 재편하고 각종 체험 요소도 도입하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오는 10일까지 K뷰티 상품을 앞세워 최대 50% 할인 행사를 연다. 롯데면세점은 일본 고객 대상으로 화장품 오미야게(기념 선물) 패키지를, 현대면세점은 인천공항점 구역 추가를 기념해 위챗페이 결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가장 한국스러운 것… ‘K’ 내세워 공략
한국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만큼 ‘K스러움’을 전면에 내세운 곳들도 많다. 지난 3월 에이비앤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가 K컬처를 한국 방문의 핵심 동기로 선택했고, 94%는 K컬처가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여행 플랫폼 놀유니버스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전용 페이지에서 ‘조이 세일 서울’ 캠페인을 5일까지 연다. K팝 공연, 아이돌 명소 투어부터 찜질방, 야구 관람 등 한국의 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상품을 한데 모으고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5만원 이상 구매 시 달고나·오란다·약과로 구성된 K스낵 3종 세트를 증정한다.
올리브영은 지난달 말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안에 새 매장을 열었다. 매장 곳곳을 복고풍으로 꾸미고 한복과 두루마기를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운영한다. 롯데마트는 K푸드를 내세웠다. 단독 상품 ‘청우 쫀득초코칩 딸기’를 이번 황금연휴에 맞춰 선보이고, 신라면 툼바 등 외국인에게 인기 높은 상품도 할인에 들어간다. 외국인 거점 점포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과 광복점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러기지 태그(캐리어 이름표)를 선착순 증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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