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범·횡령범이 우리 아이 교육 책임질 수도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 4명 중 1명은 전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관 폭행부터 뇌물, 횡령까지 전과 종류도 다양하다. 교육계에서는 “아이들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 자리가 갈수록 도덕성과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본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교육감 예비후보자 명부를 확인한 결과, 총 80명 중 22명(27.5%)이 전과 기록 보유자였다. 2022년 전국 시·도 교육감 선거 때는 예비후보자 78명(그해 5월 1일 기준) 중 21.8%인 17명이 전과자였는데, 5명이 더 늘었다. 이 중 일부는 한때 피선거권이 박탈됐지만, 현재는 회복된 상태라 이번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등 선거 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피선거권이 5년간 박탈되고, 그 외 형법상 범죄로 금고형 이상을 받은 경우는 형 집행이 종료될 때까지, 집행유예의 경우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때까지만 피선거권이 박탈되기 때문이다.
김영배(예원예술대 부총장·보수) 서울시교육감 후보와 조용식(전 노옥희재단 이사장·진보) 울산시교육감 후보의 전과가 각각 3건으로 가장 많았다. 김 후보는 자신이 대표로 있던 비영리 민간 단체가 서울시에서 받은 보조금 중 수백만 원을 개인적인 용도 등으로 사용한 혐의(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위반)로 2020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 외에도 2009년 저작권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 2005년 자동차 등록 내역을 허위 작성한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 등)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김 후보는 “여러 기업을 운영하며 벌어진 경영상 실수를 대표로서 책임졌던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의 경우, 2016년 일반교통방해죄로 벌금 200만원을, 2010년에는 명예훼손으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조 후보 측은 “당시 교원 노조 합법화 등 교육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2005년 음주 운전(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었다.
조 후보를 포함해 음주 운전으로 처벌받은 후보는 모두 4명이다. 임성무(전 전교조 대구지부장·진보) 대구시교육감 후보가 벌금 100만원, 진동규(전 유성구청장·보수) 대전교육감 후보가 벌금 150만원, 명노희(전 충남도의원·보수) 충남교육감 후보가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전과 2범인 교육감 후보도 5명에 달했다. 임전수(전 세종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진보) 세종시교육감 후보는 2010년 집회시위법 위반 등으로 벌금 100만원, 2012년 집회시위법 위반, 공동폭행, 공동주거침입 등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임 후보 측은 “전교조 대구지부장 시절 교사 부당 징계 건에 대해 교육청을 찾아가 항의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최근 전교조 출신인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임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가 ‘정치 중립 위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안민석(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진보) 경기교육감 후보는 2008년 이른바 ‘광우병 시위’ 당시 경찰관 3명을 폭행해(공무집행방해 상해) 2011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2020년에는 기부금품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홍제남(한국교원대 겸임교수·진보)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 전과 2범, 임성무 대구시교육감 후보가 상해죄 등 전과 2범, 임병구(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진보) 인천시교육감 후보가 업무방해 등 전과 2범으로 나타났다.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비서실장이었던 한만중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2023년 직권남용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한 후보는 조 전 교육감과 함께 ‘전교조 교사 부당 채용’ 사건을 일으켜 유죄를 받았다. 이 사건으로 조 전 교육감이 직위를 잃으면서 지난 2024년 교육감 선거를 다시 치르느라 투입된 세금이 565억원이었다.
실형을 살고 나온 후보도 있다. 이병학(충남교육혁신연구소장·보수) 충남교육감 후보는 2003년 특가법상 뇌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후보는 과거 충남교육위원으로 재직할 당시 인사 업무와 관련해 뇌물을 받아 이 같은 처벌을 받았다. 한은미(경북미래교육연구원 원장·보수) 경북교육감 후보는 2008년 업무상 횡령 혐의로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교육감은 매년 쓰는 예산이 서울 약 13조원, 경기 24조원, 부산 6조원, 전북 6조원 등 수조원에 달하고, 지역 교육계 내 영향력이 막강해 ‘교육 소통령’으로 불린다. 그럼에도 일반 유권자들은 후보의 유명세나 정치 성향만 보고 투표하는 경향이 높다. 이 때문에 다양한 전과 이력을 가진 논란의 인물들이 거리낌 없이 출마하고 있는 것이다.
장승혁 한국교총 대변인은 “아이들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에게 음주운전, 뇌물, 폭행 같은 도덕적 결함이 있는 건 부적절하다”며 “일반 교원은 음주운전만 해도 중한 행정 처분을 받는데 모든 교원의 인사복무권자인 교육감이 각종 전과를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신뢰를 얻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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