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령의 올댓 비즈니스] 펜타곤 특수조직 창시자들이 공개한 우주·방산 스타트업 성장 이면

박소령·비즈니스 칼럼니스트 2026. 5. 2.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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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와 펜타곤의 비밀 전략실 유닛X

영화 ‘탑건: 매버릭’ 초반, 케인 제독은 미래 전쟁에서 인간 조종사는 더 이상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맞서 매버릭은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오늘은 아닙니다”라고 답한다. 이 영화가 촬영된 시점은 2018~2019년이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진행 중인 전쟁은 케인 제독의 말이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드론과 AI, 기술 인력이 전쟁의 판도를 뒤흔드는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실리콘밸리와 펜타곤의 비밀 전략실 유닛X’(와이즈맵)는 미국 국방부 산하 특수 조직, 유닛X의 창시자 두 명이 쓴 책이다. 유닛X는 미국 군대와 실리콘밸리 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을 위한 가교 목적으로 2015년 탄생했다. 유닛X는 군인들이 필요로 하는 5대 기술을 선정하고, 이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전례 없는 초단기 프로세스를 만들어낸다. 국방부가 구매했다는 보증이 있기에 투자자의 자금도 쏟아진다. 최근 급부상한 우주, 방산 스타트업들의 성장 이면이다.

이 책은 두 가지 관점으로 읽을 수 있다. 첫번째는 혁신을 만들고자 하는 이에게 유용한 실전 교훈이다. 마지막 목차에서 저자들은 1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곱 가지 조언을 전한다. 이 대목만 읽어도 좋지만 교훈의 정수를 느끼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찬찬히 읽는 쪽을 권한다.

두번째는 미국이 움직이는 방식이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도 낡은 체제와 꽉 막힌 관료주의가 있다. 그러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어려움을 무릅쓰고 돌진하는 소수의 사람이 존재한다. 벽은 한 번에 뚫리지 않는다. 하지만 떨어지는 빗방울이 돌을 뚫듯, 어느 순간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거대한 변화가 시작된다.

“지금 자네들이 하는 일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게 아니야. 자네들 후임의 후임, 또 그 후임을 위한 일이 될 거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유닛X를 격려하며 한 말이다. 그는 자신의 전임자였던 애쉬 카터가 창시한 혁신 조직을 지지하며 힘을 보탰다. 대통령과 정권이 바뀌더라도 초당적으로 움직이는 미국의 어젠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관찰할 수 있는 기회다. 이런 비하인드스토리가 책으로 공개되는 것이 미국의 힘이기도 하다.

박소령 비즈니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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