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작은 서점들…발자취와 미래

한미화 지음
혜화1117
“한국은 전직 대통령과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책방을 하는 나라입니다.”
2년 전 도쿄에서 연 북토크, 저자의 이 말에 작은 탄성이 일었다. 이처럼 각광받는 동네책방이지만, 형편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 책을 팔아 번 돈만으로 자립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책방은 계속 생겨난다. 왜일까.
출판평론가인 저자는 2015년부터 전국 곳곳을 다니며 책방 대표들을 인터뷰했다. 10년 이상 이어온 책방이라면 지속의 비법이 있을 거라 여겼다. 정량화된 비법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대신 왜 책방을 하는지, 저마다의 분명한 이유를 들었다. 책방 지기들이 털어놓는 애환에도 긍지가 녹아 있었다. 그 결과로 나온 이 책은 가볼 만한 동네책방의 목록이나 생존기가 아니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의 서점 문화는 해방과 휴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책을 진열·판매하던 1세대 서점이다. 1990년대 들어 문화공간 역할을 자임하는 서점이 하나둘 등장했다. 부산 ‘영광도서’, 진주 ‘진주문고’, 대전 ‘계룡문고’ 같은 곳들이다. 2010년대 등장한 동네책방은 큐레이션을 내세우며 취향을 제안하는 공간으로 독자의 호응을 얻었다. 이들 2세대 책방은 2011년 ‘땡스북스’를 시작으로 괴산 ‘숲속작은책방’, 통영 ‘봄날의 책방’ 등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공간 이용료를 받거나 콘텐트를 생산하는 3세대 책방이 등장하고 있다.
멀리서 보면 많이 열고, 그만큼 많이 닫는 게 동네책방이다. 온라인 서점 3사 매출 비중이 70%를 넘는 현실에서 작은 서점이 어떻게 생존할까 싶기도 하다. 김포의 꿈틀책방은 ‘엄마의서재’라는 독서모임을 10년 넘게 이어가고 있다. 평범한 전업주부들이 책 읽기 모임으로 시작해 자녀와 친구들, 어린이와 10대들의 책모임으로 확장됐다. 작가로 데뷔하고, 동네 서점을 연 회원도 생겼다. 책방의 애독자가 다시 책방의 주인이 되는 선순환이 일어났다는 것. 저자는 해외에 비해 작은 도서 시장,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한 지역 서점, 온·오프라인 이중가격, 급격한 디지털화 등 작은 서점에 더 가혹한 현실을 제도적으로 풀어갈 방안도 고민해 보자고 제안한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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