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338] 괴테도 반한 이탈리아 ‘레몬 마을’

이탈리아 북부에 ‘리모네 술 가르다(Limone sul Garda·이하 리모네)’라는 마을이 있다. 이탈리아 최대 호수 가르다호 기슭에 있다. 원래 ‘리모네’는 어원이 ‘강의 경계’라는 뜻이고, 동시에 이탈리아어로 레몬을 뜻하기도 한다. 이 지역은 레몬 산지로 유명하다.
이곳의 레몬 재배는 13세기 무렵 인근의 프란치스코 수도원에서 시작했다. 종교인이면서 농부, 어부였던 당시 수도사들이 이탈리아의 남부로부터 레몬나무를 옮겨와 심었다. 호숫가라서 대체로 온화하지만 겨울에는 기온이 0°에 근접할 만큼 쌀쌀해서 레몬 재배에 적합하지 않았다. 이런 환경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테라스 형태로 밭을 구축하고, 햇빛을 최대한 받도록 했으며, 일정한 간격으로 콘크리트 기둥을 세웠다. 겨울에는 그 기둥들을 수평의 보로 연결해 그 사이를 유리로 막아 온실을 만들었다. 낮에 달궈진 콘크리트 기둥의 열기를 활용해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도 온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레몬 재배는 16세기에 절정을 이루며 마을 전체가 노란 레몬으로 장식된 풍경이 탄생했다.

리모네는 레몬 재배 지역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위도가 높다. 이곳의 레몬은 독일, 폴란드, 러시아 등에 수출하며 관광과 함께 마을 주요 산업의 근간을 이룬다. 리몬첼로, 레몬향 비누, 향수, 로션 등의 상품도 잘 팔린다. 거의 모든 방문객의 손엔 늘 레몬 셔벗, 레모네이드가 들려 있다. 이 호수에서 국경이 멀지 않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관광객이 특히 많이 방문한다. 이들을 위해 많은 레스토랑들이 맥주를 제공한다. 1786년 이곳을 방문한 독일의 문호 괴테는 저서 ‘이탈리아 기행’에 리모네를 묘사한 글을 남겼다. 호숫가와 아기자기한 골목, 레몬의 향기로 이루어진 마을의 풍경은 마치 꿈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
“인생이 레몬을 선물한다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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