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외교 차이는? 고위급 총동원 일본, 이란의 특혜 배경은...

정원석 특파원 2026. 5. 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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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통 과거 UAE서 "이란 적대국" 발언

일본 관련 선박 4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가운데, 한국은 선박 26척이 모두 발이 묶인 상황입니다. 어떤 외교적 관계가 이런 차이를 가져왔는지 알아봅니다.


지난 2023년 1월, UAE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국군 파병 부대인 아크 부대 장병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에 대한 적대 발언을 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지난 2023년 1월 15일]
"형제국(UAE)의 안보는 곧 우리의 안보입니다.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입니다."

이란과 북한이 군사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한 발언이지만, 파장은 컸습니다.

이란 정부는 중동 상황을 모르는 부적절한 언사라며 반발 성명을 발표했고, 양국 관계가 얼어붙는 분수령이 됐습니다.

이번 중동 전쟁에서도 한국 관련 선박은 26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오지 못한 채 발이 묶인 상황.

한국 정부는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를 파견해 지난달 22일 아라그치외교장관을 만나는 등 고위급 인사 접촉을 이어갔지만, 구체적 성과는 내지 못했습니다.

반면 일본은 지난달 28일 일본 정유사 이데미쓰고산의 원유운반선인 '이데미쓰마루호'를 마지막으로
4월 들어서만 일본 관련 선박 4대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습니다.

앞선 3번은 관여하지 않았다던 일본 정부는 이번에는 외교적 성과임을 명시했습니다.

일본의 외교적 성과는 전통적인 이란과의 우호 관계에 힘입고 있지만,
확실한 소통 루트의 존재, 그리고 이란의 정치적 셈법에 따른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4월 8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가진 데 이어 어제(4월 30일)도 20여 분간 통화했습니다.

이처럼 양국 정상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배경에는 지일파이자 일본 외교의 핵심 자산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있습니다.

2008년부터 4년간 주일 이란대사를 지냈고 2022년에는 일본 정부로부터 훈장도 받은 대표적인 이란 내 지일파입니다.

주일 대사로 재임할 당시, 자신의 이름을 일본 발음대로 쓴 '新久地(아라구치)'를 명함에 새기고 다녔을 정도입니다.

주일 대사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낸 '이란과 일본'이라는 회고록은 일본어판이 2024년도에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아라그치 외교장관과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중동 전쟁 발발 이후에도 계속해서 전화 회담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모테기 도시미쓰 / 일본 외무상 (지난달 10일, 일본 중의원)]
"저는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오랜 지인 관계입니다."

일본 국회에는 일본·이란 우호의원연맹도 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회장을 맡고 있고, 지난 3월 26일에는 연맹 총회를 열고
이란의 페이만 세아다트 주일대사를 초청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물론 이란 입장에서도 일본을 특별 대우하는 것은 계산적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통항권이 보장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무법자가 아니라
우호국에는 정상적인 상업 활동을 보장하는 주권국임을 피력한다는 겁니다.

G7 중 하나이면서 미국의 최우방국 중 하나인 일본조차 “우리와 우호적인 관계다”라는 메시지를 서방국들을 상대로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도 이란의 특혜 제공은 “선전 도구에 해당한다”라거나
미국의 동맹국 중 가장 대화의 여지가 열려 있는 “우회로로 판단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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