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아, 재수없게 걸렸네" 바퀴 아래 으깨지는 '멸종위기종'
[앵커]
4륜 구동 차들이 얕은 강을 가로질러 갑니다. 일명 '오프로드족'들이 모인 건데요. 그런데 이곳 섬강 인근에는 멸종위기 어종이 여럿 살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바퀴에 깔려 물고기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가 직접 가봤습니다.
[기자]
물과 흙길을 거침없이 달립니다.
오프로드, 즉 4륜 구동 차량들입니다.
일반 도로가 아닌 거친 자연을 직접 달려보는 재미가 있어 이런 '오프로드 동호회'도 늘고 있습니다.
오프로드족들이 많이 모이는 곳.
얕은 여울과 맑은 물로 유명한 섬강 인근입니다.
그런데 여기, 멸종 위기 어종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오프로드 차량과 멸종 위기종의 만남.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직접 가봤습니다.
강가에 모인 수십 대 차량들이 한 대씩 출발합니다.
강 쪽으로 달리더니 거침없이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이내 건너편 갈대밭으로 사라집니다.
강을 건넜다가 돌아온 차량들을 찾아가봤습니다.
[차로 강을 건넌 사람들 : {혹시 이곳에서 도강하시는 이유가 궁금해서…} 저리 다 가길래 '저거 뭐지?' 하고 가본 거예요. {여기에 멸종 위기종 물고기가 산다는 건 알고 계셨나요?} 그건 알고 있어요. 그럼 안 하죠, 이제.]
짜릿함을 위해 달린 이 강물엔 '꾸구리'라는 물고기가 삽니다.
밤에만 눈을 떠 '여울 고양이'라는 별명을 가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보호종이자 우리 고유종입니다.
다른 오프로드족들의 행방을 찾아 나섰습니다.
이렇게 하얀 부분들이 다 바퀴가 지나간 자국이라서 이 뒤를 따라서 일단 오프로드 차량들이 어디로 갔는지 한번 저희가 따라가 보겠습니다.
강 건너 모래밭 위, 차량 한 대를 만났습니다.
[차로 강을 건넌 사람 : {선생님 잠깐만요. 안녕하세요. 저 말씀 좀 여쭤보려고요.} {방금 도강하신 거죠?} 네네.]
이유를 물었습니다.
[차로 강을 건넌 사람 : (차가) 아주 수십 차례 왔다 갔다 하더라고. 그래서 어떤가 싶어서 와본 (거예요.)아니 그런데 이거 그렇다고 번호판 찍고 그러시면 안 되죠. 아 뭐야, 나만 이렇게 재수 없이 걸린 거야.]
전문가들은 이곳이 '오프로드 성지'가 된 꾸구리 개체수가 줄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사이 강을 건넜던 차량 무리, 다시 모습을 드러냅니다.
[오프로드 동호회 : {아까 혹시 저기서 10대 정도 계셨던 오프로드…} 저는 아니고 뒷사람들이요.]
동호회라고 합니다.
[오프로드 동호회 : 저희가 일단 동호회인데 카페장님이 있어가지고… {도강을 왜 하시는지 이런 것들을 여쭤보려고 했던 거예요.}]
일단 건너가서 다시 보자고 합니다.
[오프로드 동호회 : 그럼 넘어가서 보시죠. 일단 넘어가서… {네. 넘어가서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모두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없네? 없지…]
이런 차량들은 생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와 함께 다시 찾았습니다.
[이완옥/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장 : 보세요. 이거 얘(쉬리)는 이미 밟혀서 죽은 거라고요. 꾸구리도 이런 식으로 죽을 거라고요. 개체 수도 줄었을 뿐만 아니라 환경도 점점 나빠지고 그러거든요.]
특히 지금 시기가 위험하다고 했습니다.
[이완옥/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장 : 산란기가 되면 암컷들이 배가 굉장히 불러서 움직임이 굉장히 둔해요.]
하지만 오프로드족을 제재할 방법은 없습니다.
야생생물 보호 법령에 따르면 포획과 채취만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 : (오프로드) 제한을 둘 수 있는 곳은 지자체에서 해야 할 것 같아서 관리 방안은 만들어야 할 것 같긴 해요.]
취재가 시작되자 원주시는 주의 현수막과 차단기를 설치하겠다고 했습니다.
보호해야 할 생명체는 있는데 보호할 방법은 없다고 말합니다.
방관과 오락 아래 오늘도 여러 생명체가 짓밟힙니다.
[화면출처유튜브 'DRIVE YOUR WAY']
[영상편집 김동준 VJ 김광준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김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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