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재판 없앨 수 있는 ‘슈퍼 특검’···공소취소 단행 땐 ‘법왜곡죄’ 부메랑 맞을 수도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0일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안(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보면 특검은 이재명 대통령이 재판받고 있는 사건을 ‘공소취소’로 없애는 것이 가능하다.
특검법안을 놓고 법조계 안팎에선 ‘여당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려 수사·재판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선특검이 공소취소를 단행할 경우 향후법왜곡죄로 수사받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조작기소 특검은 전례 없는 권한을 부여하고 대규모 수사인력을 동원하는 ‘슈퍼 특검’으로 평가된다. 특검 수사 대상 사건 12건 중에서 8건이 이 대통령이 피고인인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사건, 위증교사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부정사용 사건이다. 이 대통령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금품수수 의혹 사건도 포함됐다.
광범위한 공소취소권 가진 ‘슈퍼 특검’
특검법안에서 가장 문제로 지목되는 대목은 조작기소 특검만이 가진 광범위한 공소취소 권한(6조1·2항)이다. 조작기소 특검은 검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4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과 종합특검) 소속 검사가 수사하거나 공소유지 중인 사건을 이첩받을 권한(8조1항)을 가졌다.
두 권한을 합치면 조작기소 특검은이 대통령 재판 사건을 검찰로부터 가져온 뒤 공소를 취소해 재판 자체를 없앨 수 있다. 특검법안은 “공소유지 여부의 결정을 포함한다”(8조7항)는 우회적 표현으로 이첩받은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 권한을 규정했다.
정부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인 양홍석 변호사는 1일 통화에서 “공소취소를 하지 않는 것이 일종의 관행과 기준으로 확립돼왔는데 특검을 통해 형사사법제도의 안정성을 뒤집는 나쁜 선례를 만들 수 있다”며 “수사의 문제를 밝혀야 할 특검에게 적법한 수사가 전제인 공소유지를 하라는 건 정신분열이고 모순”이라고 말했다.
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대통령 재판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 입법권을 행사하면 헌법적으로 권력 분립의 원칙 위배 문제가 생긴다”며 “공소취소 권한을 명시하지 않고 애매모호한 표현을 쓴 것 자체가 명확성의 원칙 위반이고 국민적 논의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소취소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가능하다. 대장동·위례·백현동 의혹, 성남FC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이 대통령의 대부분 사건은 1심 재판이 중단된 상태라 공소취소할 수 있다.

대법원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중인 위증교사 사건은 공소취소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특검 활동 기간 중에 국회에서 예정된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이 사건들도 공소취소가 가능해질 여지가 있다.
검찰, 공수처, 4대 특검이 사건 이첩을 거부해도 15일이 지나면 조작기소 특검에게 강제로 사건이 이첩(23조2항)된다. 사건 이첩을 거부한 검사가 공소를 유지하지 못하도록 업무에서 강제 배제하는 권한(23조4항)도 있어 사실상 검찰 인사에 개입할 수도 있다. 조작기소 특검법은 공수처법보다 우선 적용(24조7항)돼 공수처가 수사 우선권을 가진 고위공직자범죄 사건도 가져올 수 있다.
조작기소 특검은 피의자의 형량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형량 감면’ 권한(29조)도 가졌다. 특검이 합법적으로 형량 거래를 제안하며 자백·진술·증거 등 수사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앞서 국정조사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에 대해선 “형량 거래로진술 조작을 회유했다”고 비판했다.
조작기소 특검이 수사·기소하는 사건은 12·3 내란 사건처럼 별도의 특별한 형사사법절차가 마련된다. 서울중앙지법에 조작기소 특검이 청구하는 구속·체포·압수수색 영장에 대한 심사를 전담할 판사 1명 이상을 보임(13조1항)해야 한다. 특검이 기소한 사건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1심은 공소제기일부터 6개월 이내, 2·3심은 전심 선고일부터 3개월 이내에 선고(14조1항)해야 한다. 재판은 특검의 신청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중계(14조3항)한다. 개인정보·사생활·국가기밀 등에 대해 가림막 등 비식별조치를 하지 않아도 중계(14조5항)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특검 임명, 중립·독립성 논란일듯
특검법안을 보면 이 대통령이 자신의 재판을 취소할 권한을 가진 특검을 직접 임명(3조4항)하는 구조여서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대통령이 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에 특검 후보 추천을 의뢰하면 3일 내에 추천해야 하고 이 기간 후보를 추천하지 않은 당은 추천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3조3항)한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요한 특검의 임명과 추천에 공정성을 확보할 만한 장치가 거의 없다”며 “특검 추천 기한은 너무 짧아 요식적인 절차로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조작기소 특검의 목적과 권한이 위헌적이라 특검 후보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검에 파견되는 검사 30명 정원(6조5항)을 채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종합특검도 자원자가 부족해 파견 검사 15명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A부장검사는 “특검법안을 보면 조작기소 특검은 과거 어떤 특검보다 정치색이 강할 수밖에 없다”며 “검사 중에 누가 공소취소를 하겠다고 손을 들겠느냐. 특검에 파견될 바에는 사직서를 내는 검사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정권이 바뀌거나 여소야대 국면이 되면 조작기소 특검이 반대로 수사대상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민주당 주도로 만들어진 ‘법왜곡죄’가 조작기소 특검에게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법왜곡죄는 “검사가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과 수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에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한다.
B차장검사는 “민주당이 만든 법왜곡죄는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적용되는 법”이라며 “초헌법적인 특검이 부메랑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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