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아들로 한밑천 노리나” 체육회 간부, 선수 가족에 막말
책임진다더니 말바꿔 논란

대한민국 체육을 총괄하는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복싱 경기 중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중학생 선수 가족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체육계에 따르면, 전남 무안군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은 지난해 9월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 경기 도중 펀치를 맞고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당시 현장에는 119구급차가 아닌 사설 구급차가 대기 중이었고, 이송 과정에서 구급차가 길을 헤매는 등 응급 대처가 미흡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논란이 일었다. 서귀포의료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은 A군은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이 사고와 관련해 지난해 대한복싱협회 관계자 등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대한체육회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한복싱협회는 ▲대회 안전관리계획 미수립 ▲응급체계 구축 미비 ▲대회 규정 미준수 ▲사건 보고 및 초기 대응 미흡 등 안전과 관련된 거의 모든 영역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사고 직후 대한체육회는 A군에 대한 책임을 약속했으나, 이후 입장을 바꿔 지원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운동선수학부모연대는 지난 30일 성명을 통해 “대한체육회가 ‘100% 책임’ 약속을 뒤집고 사고 원인을 개인 건강 문제로 돌리고 있다”며 “사고 당시 의료진 미배치와 미흡한 응급조치로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A군 가족과 관련해 한 발언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목포MBC가 보도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사무총장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아이는 처음부터 가능성이 없었다. 이미 뇌사다. 이제는 깨어날 수 있는 확률이…”라며 “저희는 정말 그런 거하고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마라톤 대회에서 사고로 한 사람이 죽었는데 가족들이 장기 기증을 했다”고 말했다.
A군 부모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대화를 녹음하려 한 데 대해서는 “아들 이렇게 된 걸로 뭔가 한밑천 잡으려고 하는 건가 할 정도로 굉장히 기분 나빴다”고도 했다.
이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제6회 산야 아시아비치경기대회 참석차 해외 출장 중이던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일정을 앞당겨 귀국하기로 했다.
대한체육회는 “사무총장의 인터뷰 과정에서 나온 부적절한 발언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매우 중대한 문제임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유 회장이 귀국 즉시 선수와 부모님을 직접 찾아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리고, 선수의 완쾌를 위해 체육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올해 중 종목별 스포츠 안전 매뉴얼을 개발해 안전한 체육 행사 기준을 마련하고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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