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30명이 '7200t 제조설비' 운용 … 中전기차 생산효율 3배로↑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6. 5. 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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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 없이 자동차 생산
中 지커 닝보공장 가보니
AI, 데이터 분석 실시간 제어
용접로봇 703대, 100% 자동화
SW 업그레이드로 공정 개선
지커, 다크팩토리 테슬라 추격
韓·日기업도 中따라잡기 속도
지커의 닝보 공장에서 주황색 자율이동로봇(AMR)이 대형 차체 구조물을 운반하고 있다. 이 공장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다크팩토리'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찾은 지커의 '인텔리전트 팩토리'(저장성 닝보 소재)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도입을 추진 중인 기술 상당수를 이미 현실에서 구현해 적용하고 있었다.

이 공장의 첫인상은 '조용함'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로봇을 접목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덕분이다. 사람이 없다보니 전등을 켤 필요도 없어 '다크팩토리'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무인 자동화 시스템이다. 지커는 다크팩토리를 완성차 생산 라인에 본격 적용한 대표 기업이다.

축구장 154개 규모의 거대한 공간엔 사람 대신 자율이동로봇(AMR)이 일정한 속도로 오갔다. 상부에서는 로봇 팔이 반복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빽빽하게 늘어선 생산 라인 대신 넓은 바닥 공간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천장은 트러스 구조로 수십 m 높이까지 개방돼 있다. 공장은 '라인'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처럼 설계됐다.

◆ 차체·용접·도장 완전무인화

생산의 대부분은 로봇과 알고리즘이 맡는다. 하루 1000여 개의 차체 후면 프레임을 찍어내는 '메가다이캐스팅(정밀주조) 머신' 공정은 100% 자동화로 운영된다. 지커 측은 공정이 크게 축소되면서 생산 효율은 기존 대비 최대 3배로 높였고 차체 중량은 10% 이상 줄였다고 설명했다. 차종 변경을 위한 준비도 하루면 끝난다. 프레임을 통째로 생산하는 '하이퍼캐스팅(초대형 다이캐스팅)' 기술을 실제 생산 현장에 구현한 곳은 테슬라에 이어 지커가 두 번째다.

완성된 대형 차체는 로봇 팔이 규격화된 랙에 쌓아 올린다. 10개 단위로 차곡차곡 쌓인 랙은 오렌지색 AMR이 실어나르며 공장 내 물류를 담당한다. 물류 병목이 줄어들면서 라인은 멈추지 않고, 작업자가 부품을 나르던 전통적 공장은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다. 안전성도 크게 높아졌다. AMR은 이동 중 전방에 사람이 접근하자 즉시 정지하는 등 충돌 방지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703대의 로봇이 투입된 용접공장은 자동화율이 100%다. 도장도 무인화가 이뤄졌다. 다만 최종 조립 단계까지 포함한 '완전 무인화'는 아직 과제다. 현대차와 도요타 등은 다크팩토리 도입을 추진하는 단계다.

품질 관리 방식도 달라졌다. 공정 전반에 자율 학습·진단·의사결정 기능이 적용된 지능형 시스템이 구축됐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을 사전에 감지하고 공정을 자동으로 보정한다. 품질은 작업자가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관리하는 구조다.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는 데이터다.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는 실시간으로 수집·분석된다. 공정 속도와 품질, 에너지 사용량이 동시에 관리되며,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시스템이 즉시 대응한다.

디지털 트윈 기술도 적용됐다. 실제 공정이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돼 상태를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라인 변경이나 공정 개선은 설비를 뜯어고치는 방식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이뤄진다.

◆ 데이터·알고리즘이 생산 경쟁력

지커는 공장을 하나의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본다. 차량이 도로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듯, 공장도 생산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운영된다는 개념이다. 차량 기술과 공장 기술이 동일한 데이터 구조로 연결되며, 개발·생산·운행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변화는 전기차 산업의 경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생산 인력과 숙련도가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 처리 능력과 공정 제어 알고리즘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공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경쟁력의 기준이 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글로벌 완성차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 경쟁력이 곧 원가와 속도, 품질을 동시에 결정짓는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전기차 경쟁의 본질은 '차를 잘 만드는 기술'에서 '공장을 얼마나 똑똑하게 운영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 테슬라와 지커가 도입한 '하이퍼캐스팅' 기술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테슬라와 지커에 이어 여러 완성차 업체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 역시 올해 9000t급 초대형 기가프레스 기기 도입을 준비 중이다.

[닝보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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