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창은 어디에? 뒤꿈치만 남긴 샤넬 샌들

박선민 기자 2026. 5. 1. 17: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샤넬이 선보인 밑창 없는 신발. /보그

명품 브랜드 샤넬이 패션쇼 무대에서 공개한 ‘밑창 없는 샌들’이 눈길을 끈다.

샤넬은 지난달 28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진행된 샤넬 크루즈 2026/27 쇼에서 이 같은 샌들을 선보였다.

프랑스·벨기에 출신 디자이너 마티외 블라지가 디자인한 이 신발에는 앞코와 갑피는 물론 밑창 대부분이 없다. 대신 뒤꿈치를 받치는 굽과 발목 스트랩만 남긴 형태다. 샤넬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이 샌들은 오는 11월부터 부티크에 입고될 예정이다.

이 샌들은 즉각 패션업계의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해외 주요 패션 매체들은 아직 공식적인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이 샌들에 ‘벌거벗은 신발’(Naked Shoe), ‘맨발 뒤꿈치 보호대’(barefoot heel cap), ‘신발 없는 신발’(shoeless shoe) 등의 별칭을 붙이고 업계 반응을 전했다. 패션 잡지 보그는 “신발인가, 신발이 아닌가. 샤넬은 둘 다 택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에서는 지나치게 실용성이 없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다수 나왔다. 밑창 없이 어떻게 신고 걷느냐는 의문부터, 신발이라기보다 뒤꿈치 장식에 가깝다는 평가, 도시의 아스팔트나 지하철에서는 사실상 착용하기 어렵다는 반응 등이 이어졌다.

하지만 패션업계에서는 이 신발을 단순히 실용성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보그 필자는 “정말 짓궂고 재미있는 아이디어였다. 디자이너는 이 신발이 실용적이라고 누구를 설득하려는 게 아니다. 때로는 그 기발함 자체가 전부”라며 “스니커즈가 발레 플랫 같은 구조적 형태를 받아들이고, 플립플롭은 계절이 갈수록 더 얇아지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이 흐름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건 놀랍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필자는 “맨발에 가까운 발이 모래색 카펫에 닿는 모습은 해변에서 뛰노는 장면을 떠올리게 했고, 그게 쇼 전체의 분위기이기도 했다”며 “플립플롭 트렌드의 진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했다. “날개 달린 발을 가진 올림포스의 그리스 신 헤르메스가 떠올랐다”는 반응을 보인 필자도 있었다.

다만 실제 판매용 제품이 런웨이에서 공개된 형태 그대로 출시될지는 미지수다. 이탈리아 패션 매체 NSS 매거진은 “집 밖에서 런웨이에 나온 모습 그대로 신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상업용 버전에는 밑창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