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의 반란…맘다니는 어떻게 뉴욕을 홀렸나
생계·주거비 민생 문제에 몰두
생활고 겪던 서민들 사로잡아
트럼프 공격도 유머로 받아쳐
지지율 1%서 시장 당선 '이변'
이제 선거 넘어 행정력 시험대

정치 무대에서 '최초'라는 수식어는 대개 비주류의 몫이다. 올해 1월부터 뉴욕시장으로서의 임기를 시작한 미국 민주당 소속 조란 맘다니(35)가 대표적이다. 아시아계(인도), 무슬림,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란 그의 배경은 그가 자본주의의 심장부 뉴욕시 시장직을 꿰차자 모두 '최초'란 수식어로 변했다. 억만장자의 도시에서 '민주사회주의'를 외쳤던 비주류 맘다니는 어떻게 '대권 후보'로 평가되는 뉴욕시장이라는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정치평론가 시어도어 함이 쓴 '조란 맘다니'는 뉴욕주 하원의원이었던 맘다니가 뉴욕시장에 당선되기까지 진행됐던 1년간의 선거레이스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억만장자와 유대인 자본에 길들여진 주류 정치 문법과 '색깔론'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고 민생 이슈에 몰두한 그의 선거 전략에서 승리 요인을 도출한다.
저자에 따르면 맘다니는 2024년 10월 뉴욕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후 두 가지 입장을 일관되게 밝혔다. 팔레스타인 지지와 뉴욕시민의 생계비 해결이었다. 돈줄 역할을 하며 뉴욕 정계를 좌지우지해왔던 유대계 자본과 억만장자의 마음에 들 리 없었다. 특히 그가 내세운 선거 슬로건인 '더 감당 가능한 도시(affordable city)'의 각론에 해당하는 임대료 동결, 무상보육, 시 운영 슈퍼마켓, 무료 버스 공약은 민주당 주류에게도 외면받았다. 냉전 이후 '사회주의'와 거리를 둬 공화당의 공세에 말려들지 않으려는 주류 정치식 계산이었다.

지지율 1%로 시작한 맘다니가 생계비 의제로 민주당 경선에서 전직 뉴욕주지사이자 정치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를 "100% 미치광이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했고, 뉴욕을 지역구로 둔 미국 민주당 연방 상원 1인자인 척 슈머 원내대표도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 쿠오모는 선거 결과에 반감을 품고 무소속으로 본선에 다시 출마했다.
기성 정치세력 모두가 외면하는 가운데 맘다니는 진정성과 유쾌함으로 승부했다. 정치단체인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DSA)'에 몸담았던 그는 뉴욕시장 선거 출마 전부터 높은 임대료와 교통비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했다. 그가 후보가 돼 '더 감당 가능한 도시'를 내세우며 민생 현장에 집중하자 높은 물가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뉴욕시민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민생 현장 방문과 시민과의 대화를 영상으로 기록해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홍보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전략도 통했다. 본선 직전까지 약 5만명에 달했던 맘다니 지지 자원봉사자들은 스스로 보물찾기, 풋볼 시합 등 파티 형식의 선거운동을 펼치며 정치에 유쾌함을 불어넣었다.
맘다니 본인도 '공산주의자' '반유대주의자' '좌파 포퓰리스트' '지하디스트' 등 그의 배경과 공약을 트집 잡아 경쟁 후보들과 주류 언론이 구사하는 흑색선전을 가볍게 유머로 받아치며 여유로운 태도를 잃지 않았다. 대신 생활고에 시달리는 민생 현장을 부지런히 누비며 유권자의 호감을 샀다. "파상공세에 민주당 후보 맘다니는 무하마드 알리의 로프 어 도프(rope-a-dope) 전술을 구사하는 듯 보였다. 상대가 헛펀치를 마구 날리도록 내버려두는 전략이었다."
저자는 뉴욕시장 맘다니의 앞날까지 자세히 점치진 않는다. 다만 기득권과의 선거 대결은 짧고, 그들과 함께해야 할 행정의 시간은 긴 법이다. 그는 과연 향후 4년간 '리무진 진보(권력을 누리며 정치적으로 약자 편을 드는 진보)'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저자는 말한다. "악덕 부동산 소유주의 횡포를 폭로하고, 이스라엘 패권에 도전하며, 호전적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까지. 새해를 맞이함과 동시에 시작된 임기 첫 며칠만으로도 선거 기간 치렀던 전투가 앞으로 내내 계속될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원제는 'Meet Mayor Mamdani'.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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