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의 계절’인데 기름값은 언제 떨어지나…“5월부터 유가 상승 본격화”

5월 ‘가정의 달’ 연휴를 맞아 나들이 수요가 늘어나면서 리터당 2000원을 넘는 기름값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고 원유 재고가 줄면서 당분간 고유가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14.01달러로 전장 대비 3.4% 하락했다. 이날은 하락했지만 지난 30일간 평균 가격이 100.31달러로 심리적 상한선인 100달러를 넘어섰다.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가 새로운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 같은 날 뉴욕상품거래소의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도 배럴당 105.07달러였다.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달 18일 리터당 2000원을 넘은 지 열흘이 넘도록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정유사가 대리점·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출고 가격에 상한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최고가격제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시행된 4차 최고가격은 앞선 2·3차 가격에서 동결됐다.
최고가격제는 지금까지 상당한 수준의 가격 억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차 최고가격제는 오는 8일 종료되며, 이후 5차 최고가격을 다시 지정해야 한다. 정부는 최고가격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문제는 글로벌 고유가가 지속하면서 정유사들의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위적으로 잡아놓은 가격이 최고가격제가 풀리는 시점에 시장에 한꺼번에 반영될 경우 소비자들이 사는 휘발유·경유 가격이 빠르게 급등할 수 있다.
국제 유가는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이란 간 종전 협상은 교착 상태이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달 28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을 차단해 석유 수출을 계속 압박하는 방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원유 재고 수준이 6월에는 생산 차질이 우려되는 ‘위험’ 단계에, 9월에는 일부 생산 중단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 단계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석유를 대부분 수입하는 아시아의 사정은 더 좋지 않다. 지난달 30일 블룸버그통신의 데이비드 피클링 칼럼니스트는 “서울의 전통적인 가정식인 칼국수의 평균 가격이 3월에 처음으로 1만원(6.79달러)을 넘어섰는데, 이는 에너지 수입 비용 상승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2.2%까지 오른 데 따른 것”이라면서 “화석 연료 부족과 가격 상승은 이미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으며, 이는 1970년대 석유 파동만큼이나 기존의 예측을 뒤엎을 정도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이 세계 수요의 10%가량 감소했지만,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축유 방출 등으로 지난 2개월간 원유 공급 차질은 사실상 없었다”라며 “5월부터는 원유 공급 차질로 유가 상승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140달러 이상의 사상 최고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려도 중동 석유 생산이 80%까지 회복되는 데 최소 8~10주가 걸린다. 고유가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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