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수가 없다" …배민이 '절대강자'인 이유

김정우 2026. 5. 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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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포커스]
배민, 지난해 가파른 성장세 이어가며 매출 5조 돌파
쿠팡이츠 고성장 속에서도 여전한 격차
 

지난해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서비스 개시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았었다. 사실상 독주 체제를 이어온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쿠팡이츠가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업계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는 이미 쿠팡이츠가 배민을 추월했다는 데이터가 나오기도 했으며, 이런 흐름이라면 쿠팡이츠가 배민을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라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배민은 여전히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성공하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켰다. 쿠팡이츠가 아직은 자신들의 적수가 아님을 수치로 보여줬다.


배민은 한층 치열해진 시장 환경 속에서도 외형 성장에 성공하며 압도적 점유율을 이어갔다. 사진=한국경제신문

국내 배달 플랫폼 1위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2010년 서비스 개시 이후 처음으로 매출 ‘5조 고지’를 넘어섰다. 배민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5조283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개했다. 전년 대비 22%, 9604억원이나 늘어났다.

한층 치열해진 시장 환경 속에서도 외형 성장에 성공하며 압도적 점유율을 이어갔다. 쿠팡이츠가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고성장을 이어갔지만 배민과의 격차는 여전히 컸다.

배민의 지난해 실적은 ‘어닝서프라이즈’에 가깝다는 평가다. 사실 실적이 공개되기 전까지만 해도 배민의 매출이 이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드물었다. 쿠팡이츠의 맹추격 때문이었다.

 쿠팡이츠와의 격차 2조 넘어

쿠팡이츠는 2024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 승부수가 판도를 뒤흔든 ‘결정적 한 방’이 됐다. 쿠팡이츠는 2024년 업계 최초로 무료 배달 정책을 도입하면서 배민에 쏠려 있던 이용자 상당수를 흡수했다.

약 1500만 명에 달하는 쿠팡 멤버십 유료 회원에게 쇼핑과 OTT에 이어 배달까지 무료로 이용하게 하면서 배달비 부담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대거 이동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비싼 배달비에 지친 소비자들 역시 쿠팡이츠를 대안으로 선택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배민이 쿠팡이츠에 1위 자리를 내줬다는 데이터까지 공개되면서 배민 위기설은 현실화하는 듯 보였다. ‘서울 카드결제액’이다. 지난해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8개 카드사의 결제금액을 분석한 결과 2025년 8월 쿠팡이츠의 서울 지역 결제액이 2113억원을 기록, 배민(1605억원)을 제쳤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전국적으로는 배민이 앞서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서울을 넘어 전국 시장까지 쿠팡이츠가 1위 왕좌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결과를 열어보니 배민의 왕좌는 확고했다. 경쟁사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압도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쿠팡이츠와의 매출 격차도 여전히 2조원이 넘는다. 최근 쿠팡이츠의 무서운 추격세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냉정한 지표는 여전히 배민의 압도적 우위를 가리키고 있었던 것이다.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배달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지만 실질적인 데이터와 시장 지배력 면에서는 여전히 배민을 흔들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배민이 독주를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쿠팡이츠에 맞서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실적 개선에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건 지난해 4월 선보인 소액 주문 서비스 ‘한그릇’을 꼽을 수 있다. 매년 급증하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서비스다. 최소주문금액을 없애 고객 편의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시장 수요를 정확히 저격한 한그릇 서비스는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누적 주문 2000만 건을 돌파하며 큰 호응을 일으켰다. 현재는 다른 배달 앱에서도 배민을 모방해 유사한 서비스 카테고리를 신설했을 정도다.

대대적인 할인행사도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약 3개월간 ‘배민푸드페스타’다. 플랫폼에 입점한 브랜드 및 가게와 배민이 동시에 매출 증대 효과를 꾀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사였다.

총 100여 개의 인기 외식 브랜드와 5만여 곳의 가게가 참여해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했는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배민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가 어렵지만 배민 거래액은 물론 업주 매출 증대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유료 멤버십 ‘배민클럽’에 OTT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선보인 것도 주효했다. 쿠팡이츠를 의식한 ‘개혁’이었다. 무제한 배달팁 무료와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기본 혜택을 바탕으로 티빙 또는 유튜브와 연계해 충성 고객을 대거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내실 성장 측면에서는 아쉬움

배민의 사업적 강점을 살린 ‘퀵커머스’ 부문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매출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주문 당일 바로 받아볼 수 있는 배민 ‘B마트’의 경우 지난해 주문 수가 전년 대비 약 70%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꾸준히 ‘PPC(Pick Packing Center)’를 늘려온 결과다. PPC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담고, 포장하는 도심형 소규모 물류 거점이다. 소비자와 가까운 도심 곳곳에 위치하여 주문 후 30분~1시간 내외의 초고속 배송을 가능하게 한다.


배민은 그 수를 꾸준히 늘린 결과 현재 전국에서 80여 개 PPC를 운영하며 퀵커머스 사업을 계속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주요 생필품의 가격을 대폭 낮춘 ‘최저가도전’을 운영하며 이용자 수를 크게 늘려나가고 있다. 배민 관계자는 “올해 1분기의 경우 B마트 주문 수와 고객 수, 거래액 등 주요 지표가 역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성과를 달성하는 등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상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내실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929억원으로 전년(6408억원) 대비 7.5% 감소했다. 매출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치는 이른바 ‘수익성 역주행’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다양한 프로모션 비용 및 라이더 인건비 증가 등이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독일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로의 자금 환원 이슈도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명목으로 약 4900억원의 현금을 지출했다. 이는 영업이익의 80%가 넘는 규모다. 고배당 정책을 통해 국내에서 번 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배민이 외국계 기업의 ‘수익 창출 도구’로 전락했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재무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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