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UN 사칭 기부금 29억 수수 의혹’ 유엔해비타트 한국위 기소됐다

박지영 기자 2026. 5. 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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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UN) 산하 기구를 사칭해 기부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법인과 대표가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1일 확인됐다.

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부장 김창희)는 유엔 산하 단체인 유엔해비타트의 인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라는 명칭의 사단법인을 설립한 뒤 2020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약 29억원 상당의 기부금을 모집한 이아무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대표와 사단법인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를 업무상 배임·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27일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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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회장 지낸 박수현 전 의원은 불송치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로고

유엔(UN) 산하 기구를 사칭해 기부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법인과 대표가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경찰은 이 단체의 초대 회장을 지낸 박수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기 혐의에 대해선 최근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박 전 의원은 최근 의원직을 사퇴하고 민주당 충남도지사 후보로 확정됐다.

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부장 김창희)는 유엔 산하 단체인 유엔해비타트의 인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라는 명칭의 사단법인을 설립한 뒤 2020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약 29억원 상당의 기부금을 모집한 이아무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대표와 사단법인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를 업무상 배임·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27일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와 법인은 2020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관할관청 등록 없이 약 29억원의 기부금을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이 위원회는 44억원의 기부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각 입금 명목을 조사해 용역비를 제외한 결과 최종 기부금은 약 29억원이라고 확정했다. 검찰은 또 이 대표가 2022년 ㈜한국협력경제연구원에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사업자금 880만원을 별다른 증빙 자료 없이 용역비 명목으로 가장해 지급했다고도 판단했다. 또한 2022년 9월∼10월 경제위기관리연구소에 법인 사업자금 2천만원을 기부금 처리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유엔해비타트는 케냐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엔 산하 단체로, 주거공간을 확보해주는 봉사활동을 하는 국제 비정부기구(NGO)다.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는 2019년 9월 국회사무처의 법인설립 허가를 받아 국내에 설립된 비영리 법인이다. 초대회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의 박 전 의원이 지냈다.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가 유엔 산하 기구를 사칭해 기부금을 받았다는 의혹은 2023년 7월 불거졌다. 당시 국민의힘 시민단체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던 하태경 의원은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는 유엔해비타트 본부와 기본협약도 없이 산하 기구인 척 행세했고, 이를 통해 지난 4년간 44억원의 기부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의혹이 커지자 국회사무처는 그해 11월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의 법인 설립을 취소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와 사회공헌활동을 함께했던 서울주택도시공사와 시민단체들도 박 의원과 법인에 대한 고소·고발을 이어갔다.

경찰은 박 전 의원의 사기와 사문서위조 혐의 사건을 지난달 24일 불송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전 의원이 외부적으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를 대표했을 뿐, 실질적으로는 이 대표가 운영을 전담했으므로 기부금 편취 등 혐의 인정이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경찰은 이 대표와 이아무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이 2022년 8월 유엔해비타트 본부로부터 ‘유엔해비타트의 명칭, 로고 등을 사용하지 말라’는 취지의 메일을 받았음에도 공식 승인을 받은 유엔 산하기관인 것처럼 행세해 서울주택도시공사 등 기업·기관으로부터 약 6억5600만원을 편취했다고 보고, 이들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2월 경찰이 박 전 의원에 대해 내린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불송치 처분에 관해선 결정을 유지하고, 사기와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선 재수사를 요구했다. 박 전 의원은 해당 의혹이 제기된 이후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는 설립 준비단계부터 유엔해비타트와 함께 협의를 거쳤고, 설립을 인정받았으며, 협력사업을 진행해왔다”며 “결코 유엔 산하기구를 사칭한 바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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