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 증권거래세 수입 234% 껑충, ‘세수 효자’ 자리매김···금투세 전환 더 어려워지나

박상영 기자 2026. 5. 1. 14: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 1~3월 증권거래세 수입 2조8000억원
재경부 관계자 “세수만 보면 거래세가 유리”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6000조원을 넘어선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관련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2026.4.27 권도현 기자

역대급 증시 호황과 변동성 장세가 맞물리면서 올해 1분기 증권거래세 수입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주가가 널뛰기를 반복하자 손익과 관계없이 매도 시 부과되는 거래세 특성상 정부의 세수 창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같은 세수 호황이 역설적으로 금융투자소득세 재도입 논의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증권거래세 수입은 2조8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8000억원) 대비 234.6% 늘었다.

이는 연초 국내 증시 랠리와 중동 전쟁으로 인한 급락 등 변동성이 컸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분기 국내 증시는 코스피 지수 4000대 초반으로 시작해 6300까지 치솟았다가 중동 전쟁으로 5000대로 내려오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시장의 반등과 공포가 교차하며 거래량이 급증함에 따라 증권거래세도 빠르게 불어났다. 증권거래세는 투자자의 손익 여부와 관계없이 주식 매도 금액에 비례해 부과된다.

지난 4월엔 중동 전쟁 긴장이 완화하면서 코스피가 다시 올라 지난달 28일 장중 한 때 67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코스닥도 지난달 27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도 증권거래세 수입이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거래세율 인상도 세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당초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코스피에는 0%, 코스닥에는 0.15%의 증권거래세율이 적용됐지만, 금투세가 폐지되면서 올해부터 증권거래세율은 코스피 기준 0.15%, 코스닥은 0.2%로 인상됐다.

정부는 올해 예산안 편성 당시 증권거래세 수입을 5조4000억원으로 내다봤으나, 지난 3월 추가경정예산 편성시 목표치를 10조6000억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증권거래세가 세수 증대의 핵심축으로 부상하면서, 증권거래세 폐지를 전제로 한 금투세 도입론이 재추진 동력을 얻기는 더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 “(증권)거래세가 사실상 부활했는데 손해를 보든 이익을 보든 다 내는 거라 사실 문제가 있다”며 “사실 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금투세 도입 논의가 필요하다는 원칙론적 발언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증권거래세 수입이 추경 재원 마련에 기여하는 등 ‘세수 효자’가 된 상황에서 당장 금투세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거래세는 국내 증시에 대거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과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는 거주지국 과세 원칙과 조세조약의 영향을 받아 외국인에게는 한국 과세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금투세를 도입하더라도 증권거래세만큼 세수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세수 측면만 놓고 보면 거래세를 유지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