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에도 두 달 연속 수출액 800억달러 돌파…반도체가 살렸다
반도체 전년 동월 대비 173.5%↑
국제유가 급등에 석유제품도 선전

한국 수출액이 처음으로 두 달 연속 800억달러를 돌파했다. 중동 사태에도 반도체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가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4월 수출액은 858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4월보다 48.0% 증가했다. 3월(861억3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수출액 800억달러를 넘어선 결과다. 지난달 전까진 월 수출액이 700억달러를 넘긴 사례가 없었다.
월간 수출은 지난해 6월 전년 동월과 비교해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11개월 연속 월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이어갔다. 조업 일수를 고려한 일 평균 수출은 35억8000만달러로 3개월 연속 30억달러를 넘겼다.
일등 공신은 반도체였다. 4월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4월과 비교해 173.5% 증가한 319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328억달러에 이어 역대 2위 기록이다. 산업부는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낸드플래시 등 고성능 메모리 가격이 폭등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AI 인프라 확대는 SSD를 비롯한 컴퓨터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컴퓨터 수출액은 515.8% 상승한 4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액도 신제품 판매 선전으로 11.6% 증가한 16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에 석유제품 수출액도 늘었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39.9% 증가한 51억1000만달러로 나타났다. 다만 정부의 석유제품 수출 통제 조치 영향으로 수출 물량은 36.0% 줄었다.
석유화학제품 수출액도 7.8% 증가한 40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석유제품과 마찬가지로 수출 물량은 20.9% 감소했다. 선박과 바이오헬스, 섬유도 수출액이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 수출액은 5.5% 감소한 61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사태로 인한 물류 차질과 미국의 관세 부과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반기계와 철강,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가전도 수출액이 감소했다.
4월 수입액은 지난해 4월보다 16.7% 증가한 621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4월 무역수지는 237억7000만달러 흑자다. 지난해 4월보다 흑자 규모가 189억7000만달러 늘어난 결과로 역대 4월 기준 최대 실적이다.
에너지 수입액이 106억1000만달러로 7.5% 늘었다. 특히 원유 수입액은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13.1% 증가한 70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25억1000만달러)와 컴퓨터(17억8000만달러) 수입은 각각 59.9%, 35.6% 증가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4월 수출 실적에 대해 “전 세계의 AI 투자 확대와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제품 단가 상승 속에서 우리 기업이 선제적으로 공급망을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주요 품목 경쟁이 심화하고 중동 전쟁에 따른 원재료 수급 차질 등 수출 변동성이 확대할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원유·나프타 등 대체 물량을 추가 확보해 기업이 경쟁력을 계속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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