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서 北 편든 中-러…“북핵은 한미일 책임”

권오혁 기자 2026. 5. 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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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 준공식에 참가한 뱌체슬라브 볼로딘 러시아 국가회의(하원) 의장과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러시아 공식 대표단을 환영하여 4월 26일 만찬을 마련했다”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만찬회의에 참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중국·러시아와의 밀착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하며 노골적인 북한 편들기에 나섰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북한 비확산 회의에서 “역사는 안보리의 북한 제제 체제가 역효과를 낳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며 “안보리가 대북 제재 체제를 무기한으로 설정함으로써 유엔 헌장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마비시킨 심각한 실수를 저질렀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도적 사유에 따른 안보리 제재 결정의 완화는 첫 단계로서 북한을 포함한 지역 내 모든 국가의 정당한 이익을 고려한 외교적 해법을 찾는 데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의 제재 이행을 감시해온 전문가패널의 활동 종료 2년을 맞아 미국 등 서방 이사국들의 요청으로 열렸다. 2024년 3월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전문가패널 임기 연장도 무산된 바 있다.

네벤자 대사는 대북 제재의 원인이 된 북한의 핵 개발 책임을 한미일에 돌렸다. 그는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파괴적인 군사 장비를 보유하고 군사비 지출 상위 10개국에 드는 한국과 미국, 일본 3개국을 다루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적대세력 앞에서 독립 주권 국가인 북한의 지도부는 국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자 파트너이며 우리는 유엔 헌장에 따라 모든 분야에서 관계를 구축해 왔다”면서 “군사 및 기타 분야에서 우리의 협력은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지역 국가나 국제사회에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대해서도 “러시아 연방과 북한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 제4조에 따라 수행됐다”고 주장했다. 제재 결의 당사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대북 제재 위반은 물론 제재 완화 주장에 앞장서고 있는 것.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안보리에서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 1718호는 북한과의 무기 거래 등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도 대북 제재 완화 요구에 가세했다. 푸총(傅聪) 주유엔 중국 대사는 “한반도 문제는 본질적으로 안보 문제이며 미국과 북한의 역학 관계가 핵심에 있다”며 “미국은 스스로를 성찰하고 역사적 책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보리는 단순히 (북한을) 비난하고 압박을 가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결의에는 필요에 따라 제재를 수정할 수 있다는 가역성 조항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당사국인 북한은 자위권을 강조하며 안보리 결의 자체를 비판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는 이날 회의에 대해 “북한에 대한 불법적인 제재와 압박을 정당화하기 위한 또 하나의 부당한 회의”라면서 “북한의 정당한 자위권을 부정하는 결의는 전혀 인정하지도 않고 어떤 형태로도 구속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지훈 주유엔 한국대사는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과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며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준수를 촉구했다.

중·러가 북한과의 밀착 행보 속에 대북 제재 완화 주장을 이어가면서 대북 제재 체제 균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북 제재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할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며 “러시아는 사실상 제재를 무시해 왔지만 중국까지 제재 완화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면 제재 공조 체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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