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잘 만드는 계정들 공유합니다

김호정 기자 2026. 5. 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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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순간부터 소비되는 ‘보여주는 음식’의 시대, 지금 주목할 도시락 꾸미기 아티스트들

[우먼센스] 바람이 부쩍 선선해졌다. 피크닉을 서두를 때다. 한강 곳곳에는 이미 돗자리가 깔렸고, 계절을 즐기는 방식도 한층 정교해졌다. 피크닉을 보다 완벽하게 만들어 주는 건 바로 도시락이다. 

어릴 적 소풍 도시락은 대체로 비슷했다. 김밥 아니면 유부초밥. 맛도 모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금은 다르다.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밥 위에 올라가고, 브런치 카페를 연상시키는 플레이팅이 도시락 통 안에 펼쳐진다.

@yeguri_dosirak

이제 도시락은 단순히 한 끼를 해결하는 역할을 넘어섰다. '무엇을 담느냐' 만큼 '어떻게 담느냐'가 중요해진 것이다. 잘 만든 도시락은 SNS에서 콘텐츠로 소비된다. 만드는 과정부터 완성까지 하나의 흐름이 되고, 그 자체로 보는 재미를 만든다. 처음부터 잘 만들고 싶다면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도 충분하다. 캐릭터 도시락부터 감성 도시락까지, 지금 눈여겨볼 계정들을 모았다.

도시락 속 애니메이션 세계

사진 유튜브 '김민복' 캡처
사진 유튜브 '김민복' 캡처

유튜버 김민복은 캐릭터 도시락 장르를 대표하는 크리에이터다. 단순히 모양을 흉내 내는 수준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를 도시락 안에 그대로 옮겨놓는 데 집중한다. 리락쿠마, 농담곰 같은 익숙한 캐릭터를 반복적으로 다루면서도 매번 완성도를 유지하는 점이 강점이다. 재료 손질부터 조립까지 과정을 세분화해 보여주기 때문에, 따라 만드는 입문용 콘텐츠로도 기능한다.

@hoohan.yum_yum

'주토피아2' 캐릭터 '게리'부터 '월레스와 그로밋'의 강아지 '그로밋'까지. 후한냠냠은 매번 다양한 캐릭터 도시락을 재치 있게 표현해 내는 유튜버다. 할로윈 데이에는 생새우로 마녀 모자를 만들고, 밸런타인 데이에는 초콜릿 박스처럼 보이는 미니 주먹밥을 선보인다. 천연 재료로 밥을 알록달록하게 염색해 각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현한 점도 눈길을 끈다. 완성된 도시락은 귀엽지만, 단면까지 신경 쓴 구성 덕분에 '보여주기 용'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정성과 미감 모두 잡은 도시락

사진 유튜브 '녹디' 캡처
사진 유튜브 '녹디' 캡처

유튜버 녹디는 절제된 미감이 특징이다. 소품을 최소화하고 색을 눌러 담백한 톤을 유지한다. 도시락 통, 식기, 배경까지 하나의 톤으로 정리되면서 영상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처럼 보인다. 파스타 중심의 메뉴 구성도 눈에 띈다. 명란젓을 더한 레몬 버터 파스타부터 브리치즈 토마토 파스타와 닭가슴살 아라비아따까지. 파마산 치즈를 갈아 앉고 허브를 뿌려 완성한 그의 도시락은 브런치 카페도 부럽지 않다. 도시락이지만 '집에서 먹는 한 접시'에 가깝게 연출하는 방식이다.

@nya_days

도시락뿐 아니라 파스타와 오픈 샌드위치 등 다양한 한 접시를 선보이는 인스타그램 계정, 냐냐. 연어 아보카도 방울 초밥부터 깻잎 참치 쌉밥까지 한 입에 먹기 좋은 음식이 인상적이다. 그중에서도 에디터의 눈에 들어온 건 유부초밥. 그는 유부초밥도 뻔하게 만들지 않는다. 현미밥 위에 연어, 비건 마요에 버무린 크래미, 약불에 부드럽게 만든 스크램블을 정갈하게 올려 완성했다. 맛과 영양 모두 잡은 비주얼과 재료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이 이 계정을 계속 보게 만드는 이유다.

소소하지만 완벽한 도시락

@yeguri_dosirak
@yeguri_dosirak

유튜버 예굴예굴은 현실적인 도시락을 제안한다. 대학원생의 도시락에서 출발해 직장인을 위한 '10분 컷' 레시피로 확장됐다. 특별한 재료 없이도 모양 커터나 색 조합만으로 분위기를 만든다. 별, 하트, 음표, 꽃 모양의 미니 커터로 디테일을 더하고 재료 본연의 색을 지키면서도 포인트 컬러를 놓치지 않아 완성도 높은 한 그릇을 보여준다. 그럼애도 따라 하기 쉬운 구조가 가장 큰 장점이다.

@mudad_u
@mudad_u

댕댕근은 디테일이 살아 있는 생활형 도시락을 보여준다. 달걀, 김, 치즈처럼 흔한 재료를 활용해 캐릭터를 만들지만, 과하지 않다. 귀여움과 실용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도시락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보기 좋고 든든한 도시락이다. 

도시락은 콘텐츠가 된다

사진 유튜브 '김민복' 캡처

이렇듯 도시락은 만드는 과정부터 하나의 장면으로 소비되고, 플레이팅은 하나의 연출이 된다. 완성된 도시락은 음식이기 전에 보여주는 이미지로 기능한다. 동시에 흐름은 더 현실적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손이 많이 가는 캐릭터 도시락보다, 간단하지만 완성도 높은 도시락이 주목받는다. 예쁜 도시락의 기준도 공들이기에서 '센스 있게 정리하기'로 옮겨갔다.

결국 지금의 도시락은 취향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담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도시락은 가장 작은 캔버스이자, 가장 일상적인 표현 도구가 됐다.

김호정 기자 hzki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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