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용 따로, 기록용 따로…MZ세대 일상 파고든 ‘세컨폰’ 문화
중고폰·알뜰요금제 수요 확대…“효율·취향 동시에 잡는 소비 방식”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스마트폰을 두 대 이상 사용하는 이른바 ‘세컨폰’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단순히 업무용과 개인용을 구분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사진 촬영·SNS 운영·집중 시간 확보 등 목적에 따라 기기를 나눠 사용하는 형태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1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주 사용 스마트폰 외에 추가 기기를 보유하거나 예전에 쓰던 스마트폰을 다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신 기기를 새로 구매하기보다 집에 보관하던 구형 스마트폰을 꺼내 쓰거나, 비교적 저렴한 중고 기기를 구매해 별도 용도로 사용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대학생 박지훈씨(25·가명)는 평소 사용하는 스마트폰 외에 몇 년 전 쓰던 기기를 다시 충전해 들고 다닌다. 박씨는 “예전 폰 카메라가 인물 사진이 자연스럽게 나와 사진 찍을 때만 따로 사용한다”며 “메인폰은 연락용, 서브폰은 기록용처럼 역할이 나뉘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서현씨(28·가명)는 세컨폰을 ‘쉼표용 기기’라고 표현했다. 최씨는 “주 사용 폰은 업무 메신저와 각종 알림이 계속 울려 피로감이 크다”며 “퇴근 후에는 유심이 없는 예전 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사진만 찍는다”고 전했다. 이어 “하나의 기기로 모든 일을 처리하던 때보다 오히려 생활이 정리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스마트폰 사용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고성능 신제품 한 대에 모든 기능을 담는 것이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사용 목적에 맞춰 기기를 분리하는 실용적 소비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 중고거래 플랫폼 관계자는 “최근 가격 부담이 적은 중고 스마트폰을 세컨폰 용도로 찾는 이용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메인폰은 따로 두고 사진 촬영이나 음악 감상, 간단한 SNS 용도로 사용할 기기를 찾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카메라 성능이 괜찮은 구형 프리미엄 모델이나 크기가 작은 기종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관련 반응은 이어지고 있다. SNS에는 ‘사진 전용폰’, ‘구형아이폰’ 등의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으며, 이용자들은 자신들의 감성을 담은 사진과 음악을 공유하며 서브폰을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 유행으로만 보긴 어렵다고 말한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항상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피로감이 커지면서 기능을 나눠 쓰려는 수요가 생긴 것”이라며 “효율성과 취향 소비가 동시에 반영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에서는 앞으로 eSIM 기반 추가 회선 서비스와 저가 요금제, 중고 기기 연계 서비스 등 세컨폰 이용자를 겨냥한 상품도 점차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공혜린 기자 heygong0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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