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트코인 비축' 현실화되나…정책 기대·거시 변수·보안 리스크 '삼중 변수'

이윤형 기자 2026. 5. 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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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수주 내 중대 발표 예고…입법 논의 병행에 시장 기대 재점화
가격 한 달 13% 상승에도 방향성 엇갈려…유동성·수요 회복이 관건
양자컴퓨터 보안 리스크 부각…400만 BTC 취약 가능성 제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4월 13일 월요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 밖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는 동안, 문에 대통령 기념 주화들이 걸려 있는 모습이 보인다. [출처=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전략 비축 정책이 다시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행정부 차원의 후속 발표와 의회의 입법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기술적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되며 상승세 지속 여부를 둘러싼 전망은 엇갈린다.

1일 외신에 따르면 패트릭 위트(Patrick Witt) 백악관 디지털자산 자문위원회 집행이사는 최근 '비트코인 2026(Bitcoin 2026)' 행사에서 "향후 몇 주 내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과 관련한 중요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가 보유 중인 디지털 자산을 제도적으로 안정화하고 국가 대차대조표 내 자산으로 정착시키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정책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취임 직후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출발했다. 당시 비축 재원은 범죄 수사 및 몰수 자산 중심으로 제한되며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의회 차원의 입법 논의가 병행되며 정책 지속성과 실행 가능성이 강화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상원의원과 닉 베기치(Nick Begich) 하원의원은 최대 100만 개 비트코인을 5년에 걸쳐 추가 확보하는 법안을 재발의했다. 단순 행정 조치를 넘어 법제화 단계로 진입할 경우 시장 영향력은 한층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책 기대감은 가격에도 일부 반영되고 있다. 글로벌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현재 7만6000달러대에서 거래되며 한 달 기준 약 13% 상승했다. 다만 단기 투자자의 평균 매입가(약 7만5620달러) 부근에서도 대규모 매도 압력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시장 심리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뚜렷한 강세 전환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온체인 데이터 기준으로 수익 구간에 진입한 투자자가 충분히 확대되지 않았고, 현물 수요 역시 강하게 회복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일부 분석 플랫폼은 7만9000달러 고점 재돌파 이후에도 상승 지속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

거시경제 환경도 부담 요인이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 수준까지 상승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의 금리 동결 결정 역시 시장 유동성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 금리 결정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반대 의견이 제기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구조적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Deloitte)는 전체 비트코인의 약 25%에 해당하는 400만 개가 양자컴퓨터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약 100만 개는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 보유분으로 추정된다.

해당 취약성은 공개키 기반 암호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충분히 발전된 양자컴퓨터가 등장할 경우 개인키를 역산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시나리오다. 특히 장기간 이동이 없는 '휴면 코인'의 경우 방어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리스크가 더 크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정책 기대, 거시 변수, 기술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 국면으로 보고 있다. 국가 차원의 비트코인 채택 움직임은 중장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제 상황과 유동성 환경이 가격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전략 비축 정책이 구체적 실행 계획과 함께 발표된다면 분명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지정학적 긴장과 금리 환경, 보안 이슈까지 고려하면 단일 변수만으로 추세를 판단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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