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오라더니, 도착하니 방값부터 달라졌다”… 황금연휴 시작, 정책은 할인인데 현장은 인상
국내로 돌린 여행도 숙소에서 멈춰… “시장인가, 바가지인가” 기준 논쟁 확산

연휴 수요는 늘고 있지만 체감 비용은 내려가지 않고 있습니다.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정책과 현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황금연휴 기간 주요 호텔과 리조트는 예약률 90%를 넘기며 사실상 만실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남은 객실은 있지만 가격은 이미 평소와 다른 수준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 연휴 시작과 동시에 끝난 객실… 전국이 동시에 ‘만실’
노동절과 어린이날이 이어지는 이번 연휴는 하루만 쉬면 최대 닷새까지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일본 골든위크와 중국 노동절까지 겹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 흐름을 기회로 보고 항공료 할인과 수하물 혜택, 숙박 할인 쿠폰, 교통 증편까지 동시에 가동했습니다.
관광객 유입과 소비 확대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
하지만 현장은 이미 반응을 끝낸 상태입니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호텔은 연휴 시작과 동시에 예약률 90%를 넘기며 사실상 만실에 들어갔습니다.
부산과 동해안, 강원권 숙박시설도 같은 흐름입니다.
주요 숙소는 연휴 초반부터 대부분 예약이 채워졌습니다.
제주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연휴 기간 26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항공편은 평균 90%대 탑승률로 좌석이 대부분 채워진 상태입니다.

관광객은 늘었고, 방이 먼저 찼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 방 남았지만, 가격이 먼저 걸러내
객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남은 객실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격은 이미 한참 전에 달라져 있었습니다.
평소 10만 원 안팎이던 객실이 30만~50만 원대로 형성돼 있고, 일부 객실은 그보다 더 높은 수준까지 올라가 있습니다.
특정 지역이 아니라, 수요가 몰린 관광지 전반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흐름입니다.
여행객들은 이 지점에서 멈추고 있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Y씨는 “해외 대신 국내로 돌렸는데 숙소 가격을 보고 일정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도권에 사는 40대 직장인 K씨도 “가족 여행을 계획했지만 숙박비 부담 때문에 당일치기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수요는 있지만, 일찌감치 가격에서 걸러지고 있습니다.

■ “성수기라 어쩔 수 없다”…시장 논리와 체감 충돌
숙박업계는 성수기 가격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연휴처럼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는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이라며 “객실 가격은 수요에 따라 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연휴 기간은 연중 가장 중요한 매출 구간”이라며 “수요가 몰리는 만큼 가격이 반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 움직임은 소비자 체감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 “숙박만 왜 예외냐”… 흔들리는 ‘바가지’ 기준
연휴마다 반복되던 논쟁이 이번에도 커지고 있습니다.
음식값이 오르면 ‘바가지’라는 비판이 붙습니다.
하지만 숙박비는 성수기 가격으로 설명됩니다.
같은 소비인데 기준은 다르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같은 연휴 소비인데 숙박만 왜 괜찮냐”, “가격 올리는 건 똑같은데 기준이 다르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 정책은 수요를 키우고, 가격은 그 수요 흡수
정부 정책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수요는 실제로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가격은 천정부지 오름세입니다.
정책은 수요를 키우고, 시장은 가격으로 반응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늘어난 수요가 가격 상승으로 일부 흡수되는 흐름입니다.
소비자는 할인보다 인상을 먼저 체감하고 있습니다.

■ “시장 논리는 인정되지만, 납득 안 되면 바가지 된다”
현장에선 “납득되지 않는 가격은 결국 외면받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쟁을 가격이 아니라 인식의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한 관광경제 전문가는 “수요가 몰리면 가격이 오르는 건 자연스럽지만, 상승 폭이 납득 수준을 넘는 순간 바가지로 인식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관광객 유입 중심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숙박을 포함한 체류 비용 구조까지 함께 설계해야 체감 효과가 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시장 논리는 가격을 설명합니다.
하지만 납득되지 않는 가격까지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 만실은 성과지만, 이탈은 이미 시작
이번 연휴 주요 숙소는 대부분 찼고, 가격은 이미 감당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그 결과 가격 부담으로 여행 일정을 줄이거나 숙박을 포기하고 계획을 바꾸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연휴는 시작됐지만 객실은 이미 채워진 상태입니다.
이제 남는 건 그 가격이 납득될 수 있는지입니다.
만실은 기록으로 남고, 가격은 기준으로 남습니다.
이 기준은 다음 여행지를 바꾸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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