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피의자들의 염치없는 ‘방탄 출사표’

홍순구 시민기자 2026. 5. 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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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범죄 혐의자들이 이토록 당당하게 고개를 드는 배경에는 사법부의 직무 유기가 자리잡고 있다.

대한민국 헌정사를 뒤흔든 '12·3 내란 사태' 이후 민주주의의 회복을 바라는 국민의 열망과는 달리 조희대 사법부의 시간은 더디게 흘러간다. 이처럼 사법부의 시계가 멈춰 선 사이, 내란 가담 혐의를 받는 핵심 인물들은 마치 면죄부라도 받은 양 공직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며 기막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추경호와 정진석이다. 이들은 현재 내란 가담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추경호는 대구시장 선거에, 정진석은 공주·부여·청양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염치없는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정진석의 행보는 경악스럽다 못해 참담하다.

22대 총선에서 심판받은 그가 내란의 핵심인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내며 권세를 누린 것도 모자라, 이제는 증거 인멸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처지임에도 자숙과 성찰은 커녕 다시 민의의 대표가 되겠다며 고개를 드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이는 보궐선거라는 기회를 자신의 죄과를 덮기 위한 '방탄용 도피처'로 삼겠다는 노골적인 야욕을 드러낸 것에 다름없다.

범죄 혐의자들이 이토록 당당하게 고개를 치켜드는 배경에는 사법부의 직무 유기가 자리잡고 있다. 법의 심판이 지연될수록 피의자들은 '무죄 추정의 원칙'을 방패 삼아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려 든다. 재판 중이라는 사실이 정상적인 정치 활동의 명분이 되는 역설적인 상황 속에서, 사법 정의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밑바닥까지 추락하고 있다.

내란의 주축이었던 국민의힘 또한 공당으로서의 책임을 철저히 방기하고 있다. 12·3 내란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겪고도 최소한의 반성이나 인적 쇄신 없이 혐의자들을 다시 선거판에 내세우는 것은 정당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다. 권력의 힘으로 진실을 가리고 지연된 재판을 틈타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사법부가 정의 구현을 미루고 멈춰 서 있는 동안, 민심은 이미 심판의 방향을 잡았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무책임한 권력과 그에 동조한 세력을 역사의 뒤안길로 몰아내고, 우리 민주주의가 건재함을 증명하는 준엄한 '역사의 법정'이 될 것이다.

dran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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