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클라우드·칩 치받는데, SNS 갇힌 페북 [트럼프 스톡커]

뉴욕=윤경환 특파원 2026. 5. 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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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206>
구글 클라우드, 63% ↑...아마존·MS 맹추격
제미나이·TPU 등 AI 풀스택으로 생태계 장악
엔비디아·오픈AI와도 진검승부...홀로 급등
메타는 SNS 이용 감소, 자본지출 증가 쇼크
데이터센터만 짓는 곳과 수익 기업 구분 가속
인도계 기업인인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 EPA연합뉴스

구글이 클라우드 시장에서 초고속 성장을 구가하며 시장 1·2위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또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도 자체 칩인 텐서처리장치(TPU)를 본격적으로 판매하며 엔비디아·AMD의 대항마로 담금질을 했다. 오픈AI ‘챗GPT’의 아성에 균열을 가하는 챗봇 모델 ‘제미나이’를 포함해 AI의 모든 분야를 전방위(풀스택) 전략으로 공략하며 각 분야 최상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모양새다. 구글의 주가가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치솟는 사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 수 정체·감소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 규모를 늘렸음에도 경쟁사보다 뚜렷한 우위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AI 시장을 둘러싼 거대 기술기업(빅테크)들 간 우열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주가의 향방도 엇갈리는 분위기다.

구글 클라우드, 1분기 63% 성장...1위 아마존은 28%, 2위 MS는 30%

인도계인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3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9.96% 급등한 채 마감했다. 반면 엔비디아(-4.63%), 마이크로소프트(-3.93%), 메타(-8.55%) 등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나스닥종합지수가 0.89%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이들 기업의 주가 간 희비가 유독 컸다. 아마존은 하락으로 출발해 상승 마감하기는 했지만, 오름폭(0.77%)이 나스닥지수보다 작았다.

주요 기술주들의 주가 흐름을 갈라놓은 것은 29일 장 마감 후 발표된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의 실적이었다. 월가는 구글의 실적 성장성에는 높은 점수를 준 반면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는 구글의 진격 앞에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알파벳은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한 1099억 달러(약 163조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 1072억 달러를 웃돈 것은 물론, 2022년 이후 분기 기준 최고 성장률이었다. 주당순이익(EPS)은 5.11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2.63달러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구글 클라우드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급증해 200억 2000만 달러에 달했다. 클라우드 부문 영업이익도 66억 달러로 전년 22억 달러의 세 배를 거뒀다. 구글 검색 등의 매출은 19% 증가한 604억 달러, 유튜브 광고 매출은 98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기업용 AI 모델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의 유료 월간활성사용자(MAU) 수는 지난해 4분기보다 40% 늘었고, 유튜브·AI 등 개인 유료 고객 수는 3억 5000만 명으로 뛰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기업용 AI 솔루션이 1분기에 처음으로 클라우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됐다”며 “AI 투자와 풀스택 접근 방식이 사업의 모든 부분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이날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증가한 1815억 달러(약 269조 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 1773억 달러를 웃도는 성적표였다. 순이익은 30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1억 달러의 두 배에 근접했다. AI 모델 ‘클로드’의 앤스로픽에 대한 투자에 따른 세전 비영업이익 168억 달러가 포함된 수치였다. EPS는 예상치인 1.64달러보다 크게 높은 2.78달러에 이르렀다.

전체 실적을 견인한 부문은 알파벳과 마찬가지로 매출이 1년 새 28% 증가해 376억 달러를 기록한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였다. 아마존은 AWS가 1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그래비톤·트레이니엄 등 자체 설계 반도체 사업의 연 환산 매출도 세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200억 달러를 넘었다. 북미·글로벌 전자상거래 부문 매출도 각각 12%, 19% 늘었고 소매 판매 성장률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높은 15%를 달했다. 아마존은 2분기 매출도 1940억∼1990억 달러를 거둬 월가 전망치 1889억 달러보다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200억~240억 달러로 제시해 시장 예상치 226억 5000만 달러보다 적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앞으로 아마존이 나아갈 방향은 매우 낙관적”이라고 자평했다.

AI 풀스택 전략으로 선두와 격차 급속도로 좁혀...제미나이부터 TPU, 안드로이드까지 생태계 장악

헝가리계 유대인 집안 출신인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사진 제공=아마존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도 같은 날 2026회계연도 3분기(1∼3월)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8% 증가한 828억 9000만 달러(약 123조 원)를 기록했다고 알렸다. 이 또한 월가 전망치 813억 9000만 달러보다 많았다. 순이익은 23% 급증한 317억 8000만 달러, EPS는 시장 예상치 4.06달러를 웃도는 4.27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순이익에는 오픈AI 투자에 따른 비영업 손실 1400만 달러도 반영됐다.

클라우드 매출은 이 기간 29% 늘어난 54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주력 사업인 ‘애저’ 등 지능형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30% 증가해 347억 달러를 차지했다. 오피스 소프트웨어가 포함된 기업·생산성 부문도 350억 달러로 17% 증가했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우리는 모든 기업이 에이전트(업무 도우미)형 컴퓨팅 시대에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클라우드와 AI 인프라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얼핏 세 업체 모두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였지만 시장의 시각은 달랐다. 투자자들은 클라우드 업계 3위인 구글의 성장률이 1·2위 업체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압도한 점에 가장 주목했다. 구글 클라우드 성장률(63%)이 AWS의 28%나 MS 애저의 30%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서 알파벳에 후한 점수를 줬다. 매출 규모 자체는 200억 200만 달러인 구글이 아마존(376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347억 달러) 보다 적지만 선두 업체와 격차가 좁혀진다는 점이 더 부각됐다. 구글이 3사 클라우드 합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1분기 16.9%, 지난해 1분기 18.0%, 올 1분기 21.7%로 증가한 반면 AWS의 점유율은 2년 전 44.1%에서 40.7%로 줄었다. 구글 클라우드의 영업이익은 2024년 1분기 9억 달러에서 올 1분기 66억 달러로 6배 이상 불었다.

이 같은 성과는 피차이 CEO의 말대로 제미나이부터 TPU까지 AI의 모든 부문의 성장을 꾀하는 풀스택 전략에서 비롯됐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18일 ‘제미나이 3.0’ 출시를 기점으로 AI 모델과 칩 시장에서 모두 확고한 선두 업체가 됐다. 여기에 세계 최대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와 이를 바탕으로 한 앱 생태계, 유튜브 광고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 이는 AI 모델과 반도체 역량이 부족한 AWS, 마이크로소프트와는 명확히 구분되는 지점이다. AWS는 구글의 거센 도전 속에서 최근 앤스로픽 외에 오픈AI의 챗GPT까지 자사 생태계 안으로 끌어안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대로 오픈AI와 독점 계약을 포기하고 앤스로픽과 협력하기 시작했다.

칩 시장에선 엔비디아, AI 모델은 오픈AI와 진검승부...메타는 SNS 이용자 수 감소 쇼크

유대계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구글의 성장은 클라우드 부문에만 그치지 않는다. 구글은 29일 실적발표회에서 TPU를 일부 고객에 직접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AI 칩 시장에서도 엔비디아, AMD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30일 엔비디아 주가가 4.63%나 내리는 데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TPU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저렴한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는 구글의 자체 맞춤형 AI 반도체(ASIC)다.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GPU와 달리 범용적인 작업은 수행하지 않고 오직 AI 연산만 초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피차이 CEO는 “기업과 고성능 컴퓨팅 앱 분야에서 TPU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일부 선별된 고객사의 자체 데이터센터에 TPU를 직접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낫 아슈케나지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TPU 직접 판매 계약에 따른 매출의 일부는 올해 말부터 인식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매출 대부분은 내년에 실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은 또 제미나이에 장기적으로 광고를 도입하겠다는 복안도 선보였다. 이렇게 되면 AI 모델 시장에서 무료·저가 요금제 이용자를 상대로 광고를 게재하는 오픈AI의 챗GPT와 진검승부를 벌이게 된다. 클로드의 앤스로픽은 오픈AI의 광고 정책을 조롱하는 광고까지 내면서 AI에 광고를 붙이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필립 쉰들러 구글 최고사업책임자(CBO)는 “광고는 수십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항상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29일 실적 발표에서 월가가 가장 실망한 기업은 메타였다. 30일 주가가 8.55%나 빠진 데에는 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은 영향이 컸다. 메타도 1분기 매출이 563억 1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 554억 5000만 달러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급증한 267억 7000만 달러, EPS는 시장 예상치 6.79달러의 1.5배 이상인 10.44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광고 등 SNS 앱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559억 10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광고 노출 수는 19%, 평균 광고 단가는 12% 상승했다.

문제는 SNS 이용자 수가 늘지 않았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 등 메타의 1분기 SNS 일간활성이용자(DAP)는 35억 6000만 명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5% 이상 감소했다.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 사업, 스마트 안경 등이 포함된 리얼리티랩스 부문 매출은 4억 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4억 1200만 달러보다도 2.4% 줄었다. 부문은 영업손실도 40억 3000만 달러에 달했다. EPS도 80억 3000만 달러의 세금 혜택을 제외하면 7.31달러에 그쳤다. 메타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의 규제 관련 사안이 앞으로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미국에서는 추가 소송도 예정돼 있다고도 언급했다. 메타는 5월 20일 전 직원의 10%에 달하는 8000명을 해고하고 하반기에도 추가 구조조정을 단행할 예정이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실적발표회에서 “사람들은 AI를 활용해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우리는 이런 인재를 중심으로 회사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막대한 자본지출 경쟁 속 데이터센터를 짓기만 하는 기업과 수익 내는 회사 구분 가속

인도계인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투자자들이 메타에 불안을 느낀 또 다른 지점은 수익 대비 지나치게 큰 AI 인프라 자본지출(CAPEX)이었다. 구글처럼 직접 생태계의 최상단에 위치한 AI 모델을 운영하는 기업과 데이터센터만 짓고 외부 모델에 의존하는 회사를 월가가 슬슬 구분하기 시작한 셈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는 자본지출을 지난해 총 4100억 달러에서 올해 6700억 달러로 크게 늘릴 방침이다. 데이터센터 수요에 미리 대비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메모리반도체 급등과 전력 공급 병목 현상에 따른 비용 증가분도 지출을 압박하는 요인이 됐다.

실제 구글은 올해 자본지출 계획을 1750억~1850억 달러에서 1800억~900억 달러로 높여 잡았지만 주가가 받은 타격은 없었다. 이에 반해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는 월가의 완전한 신뢰를 얻지는 못했다. 아마존은 AI 관련 부동산과 장비 지출액을 지난해보다 593억 달러 더 늘리기로 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전체 자본지출 계획을 1850억 달러에서 1900억 달러로 상향 수정했다.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기존 1150억~1350억 달러에서 1250억~1450억 달러로 높였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와 함께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 기업으로 꼽히면서 AI 대응에는 아예 미진한 기업으로 분류되는 애플도 30일 장 마감 뒤 2026 회계연도 2분기(1~3월) 실적을 공개했다. 애플은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어난 1111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 1096억 6000만 달러를 웃도는 역대 2분기 최고 수치였다. 아이폰 매출은 이 기간 21.7% 증가한 569억 9000만 달러를 거뒀으나 월가 예상치 572억 1000만 달러에는 못 미쳤다. EPS도 2.01달러로 시장 전망치 1.95달러를 넘어섰다. 애플은 실적 발표 직전 이날 정규장에서 0.4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오는 9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한 팀 쿡 CEO는 로이터통신에 “칩의 공급이 불안정해 아이폰 판매량에 제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글로벌 증시 전반에 AI 열풍이 강하게 부는 상황에서 옥석 가리기 작업은 한층 더 치열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지출에 상응하는 수익 모델을 갖추고 있는가다. 구글이 풀스택 전략으로 경쟁사들을 압박하는 형국이라 이를 돌파할 빅테크들의 맞대응도 당분간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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