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게놈 해독’ 이끈 미국 과학자 크레이그 벤터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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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게놈 해독에 큰 기여를 한 미국의 과학자 존 크레이그 벤터가 4월 29일(현지시각) 별세했다.
2006년 비영리 연구기관 크레이그벤터연구소(JCVI)를 설립한 그는 합성생물학에도 뛰어들어 2010년 마이코플라스마 미코이데스 박테리아의 전체 게놈을 컴퓨터로 설계해 합성(JCVI-syn1.0)한 뒤 작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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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민간 주도의 인간 게놈 초안 발표
최초의 세포 합성 등 생명과학 경계 확장

인간 게놈 해독에 큰 기여를 한 미국의 과학자 존 크레이그 벤터가 4월 29일(현지시각) 별세했다. 향년 79.
그가 설립한 비영리 연구기관 크레이그벤터연구소는 30일 성명을 통해 그가 암 치료 합병증으로 입원 중이었다고 밝혔다.
1998년 셀레라 지노믹스를 공동설립한 그는 인간 게놈을 빠르게 해독하는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국제 연구 그룹인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와 경쟁을 벌이며 인간 게놈 지도 작성에 기여했다. 두 기관은 2000년 백악관에서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간 게놈 초안을 함께 발표했다. 이는 인간 질병과 기원을 밝히는 데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2003년 전체의 92%가 해독된 상태에서 해독 완료를 선언했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해독은 2021년 마무리됐다.
앞서 벤터는 1995년 세계 최초로 박테리아(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게놈을 해독하고 데이터를 공개해 명성을 얻었다. 이어 2000년엔 초파리 게놈 해독에도 성공했다.
2006년 비영리 연구기관 크레이그벤터연구소(JCVI)를 설립한 그는 합성생물학에도 뛰어들어 2010년 마이코플라스마 미코이데스 박테리아의 전체 게놈을 컴퓨터로 설계해 합성(JCVI-syn1.0)한 뒤 작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 유전자 집합을 인공적으로 구현한 최초의 세포였다.
그는 말년에는 수명 연구에 관심을 갖고, 2013년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노화 관련 질병에 대처할 새로운 방법을 찾는 데 전념하는 벤처기업 휴먼 론지비티(Human Longevity)를 공동 설립했다.

“유전체학에 혁명 일으킨 선구자이자 혁신가”
그는 인간 게놈 서열 분석에 기여한 공로로 2007년 스크립스 해양학 연구소로부터 니렌버그 공익 과학상을 받은 데 이어 2008년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국가 과학 훈장을 받았다 .
크레이그벤터연구소의 문태석 교수(합성생물학)는 네이처에 “그는 새로운 시퀀싱(염기서열 분석) 방법을 개발하고 합성 세포를 만들려고 시도함으로써 유전체학에 혁명을 일으킨 진정한 선구자이자 혁신가였다”고 말했다.
솔트레이크시티 출신으로 반항적 기질의 수재였던 그는 베트남전 참전에 해군 의무대에 복무하면서 병사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의학 연구에 뛰어들어 1975년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국립보건원(NIH) 초빙연구원으로 일하면서부터 DNA 염기서열 분석 분야에 몰두했다.
크레이그벤터연구소의 앤더스 데일 대표는 “크레이그는 사람들이 다르게 생각하고, 과감하게 행동하며,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낼 의지가 있을 때 과학이 발전한다고 믿었다”며 “그의 리더십과 비전은 유전체학을 재편하고 합성생물학의 발전을 촉진했다"고 말했다.
그의 회고록 편집자였던 영국 사이언스 뮤지엄 그룹의 과학 책임자 로저 하이필드는 “크레이그 벤터는 게놈 시퀀싱과 합성 생물학 분야에서 모험심 넘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선구자였다”며 “그는 호불호가 갈리는 인물이었지만 엄청난 배짱을 지녔고 언제나 과학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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