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추경호 ‘대구시장 프레임’ 전쟁 격화

정재훈 2026. 5. 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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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규정부터 선거 의미까지 전방위 충돌
김부겸, 정당색 빼고 ‘인물·서사’ 전면배치
추경호, ‘보수의 심장’ 내세우며 진영 결집
1일 대구 북구 대구복합스포츠타운 시민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노총 노동절 기념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예비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6·3지방선거 최대 격전이 예상되는 대구시장 선거에서 여·야 후보 간 '프레임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현재 양강을 형성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예비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예비후보는 인물·구도·바람·정책·호소법 등 모든 측면에서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가장 먼저 불붙은 전선은 상대 후보에 대한 '인물 규정'이다. 국민의힘은 김 예비후보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차기 전당대회를 위해) 꽂은 사람'으로 규정지었다. 추 예비후보는 SNS 글에서 "김부겸 전 총리 역시 대구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며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구를 이용하려는 정청래 대표의 정략적 도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선 기간에도 "정청래의 남자 김부겸"이라는 표현을 쓴 바 있다.

반면 민주당은 추 예비후보를 '윤어게인'으로 규정한다.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해제 의결 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점과 주호영·이진숙의 컷오프(공천배제)에도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이 결국 공천을 받았다는 점을 부각시킨 프레임이다. 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대행은 최근 회의에서 "추 예비후보 확정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 성격이 명확해졌다"며 "윤어게인을 당의 주류로 알박기하려는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선거 의미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를 두고도 충돌했다. 민주당은 대구에서 35년간 보수정당이 독식한 상황을 끝내는 '지역주의 극복'을 내세우고 있다. 김 예비후보도 출마 선언에서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대구를 '마지노선'으로 규정한다. 추 예비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대한민국을 지키는 마지막 균형추는 대구에서 다시 세워져야 한다"거나 "이번 선거에서 무너지면 보수는 풀뿌리까지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대구시장 선거를 사실상 '체제전쟁'으로 규정한 셈이다.

'동남풍'에 대한 해석도 달라 눈길을 끈다. 민주당이 말하는 '동남풍'은 기존 수도권에서의 높은 당 지지세와 이재명정부에 대한 높은 지지세를 약세지역인 영남까지 확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구·부산·경남 등 기존 우위 지역에서 지지세를 결집해 수도권까지 이를 확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양측 모두 현 선거판세의 기울기에 기반한 시각으로 보인다.

대구시장선거 프레임 대결 관련 인포그래픽 <그래픽=생성형AI>

흥미로운 점은 여·야의 달라진 호소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여당 후보는 당정의 지원을 강조하기 마련이지만, 김 예비후보는 오히려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정청래 당 대표 역시 "대구경북 선거는 김부겸의 얼굴로 치르겠다. 중앙당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김 예비후보는 특히 '회초리론'과 '다섯 번째 도전'이란 서사로 지지세를 모으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이번에는 김부겸을 회초리로 삼아 국민의힘이 정신 차리게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2012년 이후 대구에서만 네 번 도전해 한 번 당선된 그는 이번엔 다섯 번째 도전을 출마 서사로 내세웠다.

반면 추 예비후보는 오히려 정당색을 드러내며 '진영론'을 내세우고 있다. 일반적으로 야당 후보가 인물론으로 승부하는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유난히 보수세가 강한 대구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인 셈이다. 실제 추 예비후보의 어휘는 '진영'에 무게가 실린다. '보수의 심장' '단일대오' '풀뿌리'가 핵심 키워드다. 그는 후보 확정 다음 날 첫 일정으로 자당 소속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들과 함께 충혼탑을 참배했다. 참배록에 "대구경제를 살리겠습니다, 보수의 심장을 지키겠습니다, 무거운 책임 추경호가 짊어지고 단디 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지방자치 31년(1995~2026)'이 갖는 의미가 정반대라는 점도 흥미롭다. 김 예비후보는 1995년 이후 31년 만에 '딱 한 번의 변화면 된다'며 깨야 할 벽으로 인식한 반면, 추 예비후보는 '31년 만에 여기서 무너지면 보수가 무너진다'며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유산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 대구 국회의원의 한 보좌진은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동남풍이 실체가 있는 바람인지, 아니면 후보 확정 전의 일시적인 착시였는지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날 것"이라며 "이는 결국 대구시민의 선택이 김 예비후보의 회초리론과 추 예비후보의 보수 사수론 중 어느 쪽에 손을 들어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