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현장] 어른 가슴 뛰게 한 아역들의 열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구민주 2026. 5. 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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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꿈을 펼치는 영국 탄광촌 아이 이야기
원작 영화 매력 또 다른 차원 무대위 풀어내
김승주·박지후·김우진·조윤우 ‘네 명의 빌리’
고난도 노래·춤 소화… 씬끝마다 갈채 받아
배역·배우 서사성 일치… 더 큰 감동 전해져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공연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꿈을 가진 이들에게는 어떠한 식으로든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또 뛰어넘는 과정이 숙명처럼 주어지게 된다. 영화로 처음 만났던 ‘빌리 엘리어트’는 1980년대 영국 북부의 작은 탄광촌에 사는 아이가 자신이 처한 각박한 현실과 마주하면서도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가진 재능을 펼쳐 보이며 마음 한 켠을 뜨겁게 만들어 주었다.

단순히 빌리의 이야기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탄광촌에는 공동체의 연대가 존재한다. 정부와의 대립에 파업을 하게 된 노동자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빌리의 꿈을 이뤄주겠다며 힘을 보탠다. 꿈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은 결코 순탄치 않은 일이었지만, 가족들의 지지와 마을 사람들의 결속 안에서 빌리의 꿈은 꽃을 피운다. 그래서 ‘성장’과 ‘감동’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이러한 영화의 매력을 또 다른 차원의 무대로 풀어냈다. 빌리를 둘러싼 탄광촌의 상황과 더불어 아이가 꿈을 가지게 되는 과정과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의 변화가 무대에서 다이나믹하게 펼쳐진다. 이지영 국내협력연출은 “꿈은 마침내 이뤄진다는 낙관적인 메시지라기보다는 한 사람이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통과해야 할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며 “다큐멘터리적인 진정성이 무대에 있는 것 같다”고 작품의 매력을 전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공연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특히 이 작품에는 재능 있는 아역 배우들의 열연이 눈길 사로잡을 수밖에 없는데, 한 씬이 끝날 때마다 감탄하며 큰 박수를 보내는 관객석의 반응은 배우들의 노력과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단번에 알게 해준다.

작품에서 빌리의 역할은 독보적이다.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모든 스태프들이 출중한 기량의 빌리를 탄생시키는 데 몰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대에서 모든걸 쏟아내야 하는 2시간 40분. 이 시간 동안 연기는 물론이고 노래와 난도 높은 춤까지 소화해야하는 빌리들은 지난해부터 철저한 트레이닝의 과정을 거쳤다.

일반적인 공연 연습기간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의 긴 시간을 공들여 탄생한 빌리들이 보여주는 무대는 그래서 완성도가 높다. 이처럼 작품은 빌리와 그 빌리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서사성이 일치되는 과정에서 큰 감동을 전한다. 실제 배우들이 느꼈을 감정과 노력의 시간은 무대 위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공연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2005년 영국에서 전세계 초연을 가진 이후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하기까지 이어져온 연출, 안무, 노래 등 무대적 요소들은 여전히 관객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1막의 마지막 넘버인 ‘Angry Dance’는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힌 빌리가 쏟아내는 절망과 분노가 노동자들을 억압하는 정부의 모습과 뒤섞이며 갈등을 고조시킨다. 그저 안무만으로 온전히 감정을 표현해내는 빌리의 모습이 숨 쉴 틈 없이 몰아친다.

2막에서 체육관에 홀로 남겨진 빌리가 백조의 호수 음악에 맞춰 성인 빌리와 함께 2인 안무를 하는 ‘Dream Ballet’ 장면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발레에 대한 사랑을 숨길 수 없었던 빌리의 춤이 마치 한 마리 새처럼 아름답고 자유롭다. 빌리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함께 오디션장을 찾은 아버지와 빌리. 극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Electricity’는 빌리가 가진 재능과 마음이 온전하게 드러난다. ‘춤을 출 때 어떤 느낌이냐’고 묻는 심사위원들에게 보여주는 빌리의 넘버와 안무는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간절함까지 담아낸 듯 보였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공연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이번 시즌 빌리 엘리어트는 정형화돼 있는 디렉션보다 김승주, 박지후, 김우진, 조윤우 네 명의 빌리가 각자 가진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허용 범위를 자연스럽게 넓혀줬다. 때문에 더욱 개성 있는 빌리들을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작품의 재연부터 함께 해온 미세스 윌킨슨 역의 최정원 배우는 “빌리는 다음 번을 기약할 수 없는 캐릭터이다. 그래서 살아있는 듯한 자극을 주고 무대에서 처음 느끼는 감정들도 전달해준다. 성장하는 모습을 온전히 만날 수 있는 캐릭터가 빌리이다 보니 늘 사랑에 빠져있다”며 “모든 사람들이 사랑으로 이 공연을 만드는데 그 중심에는 빌리가 있다. 무대 위에서 보여지는 장면이 똑같지 않아 더욱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7월 26일까지 블루스퀘어 우리은행몰에서 펼쳐진다.

/구민주 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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