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 세금감면 받고 45조 ‘성과급 잔치’ 삼성전자 노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biz-플러스]

구경우 기자 2026. 5. 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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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조, 총파업 예고 ‘강경 행보’
불황기에 K-칩스법 등 수십 조 혜택
특별법 통해 도로·용수 인프라 지원
기본급 높여가는 임금정책과도 배치
이재명 대통령 “과도한 요구” 지적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3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비롯한 법률공포안 18건과 대통령령안 10건 등을 심의·의결됐다. 연합뉴스

총파업 위협을 앞세워 약 45조 원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의 집단행동에 대한 사회적 파장을 커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30일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이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며 지적했습니다.

삼성전자 공동투쟁본부 약 7만 8000명의 조합원은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파업을 하면 약 30조 원의 생산차질이 벌어집니다. 당연히 주문한 제품을 받지 못하는 고객사들은 삼성전자에 앞으로 새로운 주문을 꺼릴 수밖에 없습니다. 고객사 이탈까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같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파업을 멈추려면 삼성전자가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해야 합니다. 핵심은 올해 반도체 사업에서 발생할 영업이익의 15%를 반도체(DS)부문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입니다. 이익 전망치 300조 원을 기준으로 하면 약 45조 원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삼성전자 노조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미 SK하이닉스(000660)는 노사 합의로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주는 제도를 지난해부터 도입했습니다. SK하이닉스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지 않으면 기술 인력들의 대규모 이직이 벌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면 삼성전자 DS 소속 직원 약 7만 8000명은 1인당 평균 6억 원을 성과급으로 받게 됩니다.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대규모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2026.04.23

이 대통령까지 나서 성과급 문제를 거론하는 배경에는 현재 ‘슈퍼사이클’로 얻은 이익이 오직 기업만의 성취가 아니라는 문제의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반도체 불황기에 삼성전자가 수십 조 원의 정부 지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은 인공지능(AI) 산업이 개화하며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자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23년 3월 ‘K-칩스법’을 국회에서 처리했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법안을 개정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각각 20%, 30%로 상향했습니다.

당시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는 “반도체 대기업이 세부담이 6조 원이 줄어들고 세제 혜택이 실제 투자 확대나 고용 창출로 이어질지조차 불투명하다”며 반대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은 산업 육성을 위해 법안을 밀어붙였습니다.

실제로 확인해보니 삼성전자는 2023년 K-칩스법 통과 이후 3년간 정부에서 21조 6482억 원의 법인세 감면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2024년과 2025년에는 세제 감면 및 공제액이 납부한 법인세액보다 많았습니다. 삼성전자는 2024년 3조 783억 원, 2025년 4조 2746억 원을 납부했는데 같은 기간 감면액은 각각 6조 5663억 원, 8조 3751억 원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산업은행도 삼성전자에 시설자금 용도로 약 2%의 금리로 약 3조 6000억 원의 정책금융도 제공했고 2조 원을 추가로 지원할 방침입니다.

공적 지원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올해 초 국회 본회의에서 반도체 특별법을 통과시키며 전력과 용수, 도로 등 기반시설을 ‘원-스톱’으로 지원할 근거까지 마련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에 맞춰 2034년까지 2조 2000억 원을 투입해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에 용수 계획까지 수립한 상태입니다.

지난 1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수십조원의 혜택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는 막상 이익이 급증하자 노조에 로또 복권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노조가 올해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는 돈만 약 45조 원, 이란 전쟁으로 인한 민생지원금(4조 8000억 원)의 9배 이상입니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정부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전방위 지원은 산업 경쟁력 유지와 국가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것이었다는데 업황이 반등하자 수십조 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이 정책의 명분과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경제계는 삼성전자의 성과급 관행이 한국 기업들의 임금체계와 성과보상 기준을 뒤흔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영업이익의 10~15%를 성과급으로 떼어내는 방식이 정착되면 이익률이 낮고 투자금액이 높은 제조업은 재무적인 위협에 처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나아가 복잡한 수당과 상여금을 줄이고 통상임금인 기본급을 높여가는 정부의 임금정책과도 배치된다는 주장까지 나옵니다.

이 대통령이 노조의 성과급 요구를 지적한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습니다.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가 단순한 임금협상 차원을 넘어 국가 지원과 이익 배분, 전략산업 육성정책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산업에 대한 세금 감면과 공적 지원이 경쟁력 강화와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고 결국 노조의 성과급 잔치를 위한 마중물만 되고 있다는 자각입니다. 이런 방식이면 매년 수 조원의 세금을 감면해주는 K-칩스법을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고위 관계자도 이 같은 상황을 꼬집었습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국가가 세제, 금융, 인프라를 총동원한 전략산업”이라며 “적자 때는 국민의 부담으로 버티고, 흑자가 나면 영업이익을 대규모 성과급으로 나누자는 식이면 정책 지원의 정당성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지적합니다.

반도체 노조의 ‘수십 조 로또 성과급’ 요구와 총파업 예고. 국민의 세금으로 정책을 펴는 정부로서는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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