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민근 인천의료원 장례지도사 “무연고 고인의 마지막 길도 우리가 배웅해드립니다”

김도엽 수습기자 2026. 5. 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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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없는 빈자리, 장례지도사들이 대신 채워
“마지막 길 외롭지 않게”…공영장례의 의미 되새겨
효율적 운영 속에서도 고인의 존엄 지키려는 노력
▲ 김민근 인천광역시의료원 장례지도사. /김도엽 수습기자 ypypp@incheonilbo.com

살면서 한 번쯤 마주하게 되는 장례식장. 많은 이들에게 '죽음'은 낯선 일이기에, 식장에 들어서면 울음을 터뜨리거나 당황해 말을 잇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 곁에서 마지막까지 유족을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 19년째 인천의료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는 김민근(43·사진) 장례지도사다.

한때 장례지도사는 '죽음'을 다룬다는 이유로 사회적 편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관련 학과가 개설될 만큼 장례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김 지도사는 아버지의 권유로 우연히 장례지도과에 입학했지만, 처음부터 일에 대한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입학 직후 교수님과 함께 참여한 무료 입관 봉사를 계기로, 장례가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한 사람의 마지막을 존중하고 배웅하는 과정임을 깨닫고 진로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특히 그는 실습 당시 교수님께서 "죽음에는 경중이 없으니, 어떤 고인이든 존중하는 마음으로 모셔야 한다"는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지금까지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이 마음가짐은 현재 맡고 있는 공영장례 업무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인천의료원 장례식장은 2022년부터 무연고자와 저소득층 등 보호가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공영장례를 진행하고 있다. 

김 지도사는 "현재 인천의료원에서 진행하는 공영장례는 대부분 무연고자"라며 "무연고라는 단어 하나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각기 다른 사연들이 숨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이 있지만 오랜 기간 왕래가 끊겨 무연고자가 된 경우도 있고, 마지막 순간 가족이 시신 인수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들의 빈자리는 인천의료원 장례지도사들이 대신하고 있다. 빈소에서 고인에게 절을 올리고, 분향하고, 술을 올리는 등 예를 다해 마지막 길이 외롭지 않도록 모시고 있다. 결국 무연고자들에게 장례지도사는 조문객이며 상주이자 가족인 셈이다.

김 지도사는 무관심이 높아지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그는 "무연고자 공영장례의 또 다른 어려움은 고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무연고자라도 어딘가에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지만, 장례가 끝날 때까지 찾아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행려자의 공영장례를 맡은 김 지도사는 "이름도 나이도 알 수 없는 분이었지만,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례를 치렀다"며 "공공의 영역에서 장례를 맡고 있다는 책임감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경험이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끝으로 그는 "인천의료원이 공공의료기관 장례식장으로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선 효율성이 중요하다"며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운영 효율을 높여, 고인과 유족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도엽 수습기자 ypypp@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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