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세계 랭킹 대회로 '국제 인정'…104년 동아일보기 정구, 문경에서 다시 뜬다
- 일본·대만·중국 등 해외 팀 참가로 국제대회 성격 강화
- 대표팀 차출 변수 속 남녀 일반부 우승 경쟁도 안갯속

104년 역사의 동아일보기 정구대회가 '세계 랭킹 대회'로 지정되며 국제 무대에서 공식적인 위상을 인정받았습니다. 제104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소프트테니스)대회가 1일부터 9일까지 경북 문경국제소프트테니스장에서 열리며, 올해는 2026 한국주니어대표 본선 3차 선발전을 겸해 의미를 더합니다.
동아일보기 대회는 1923년 '전조선여자정구대회'로 출발해 국내 단일 종목 대회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이어왔습니다. 한국 여성 체육행사의 효시라는 상징성도 큽니다. 100년 넘는 세월 동안 이 대회는 스타 발굴의 등용문이었고, 한국 정구의 국제 경쟁력을 키워온 뿌리였습니다.
문경은 '정구의 메카'로 유명합니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을 성공적으로 치른 데 이어 2027년 세계선수권 개최를 앞두고 있습니다. 동아일보기 대회는 국내 대회를 넘어 세계 무대를 준비하는 전초전 성격을 지닙니다. 특히 올해는 일본,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몽골 등 7개국을 초청해 명실상부한 국제대회의 면모를 갖췄습니다.
국제정구연맹 회장을 겸하고 있는 정인선 대한정구협회 회장(연세 아이미스템의원 대표원장)은 "유구한 역사를 지닌 대회다. 올해는 정구 종주국 일본의 남녀 실업팀과 초·중학교 팀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 7개 국가에서 선수단을 파견해 국제대회로 격상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장한섭 대한정구협회 실무부회장은 "새롭게 도입된 세계 랭킹 제도에 올해부터 동아일보기 대회가 선정돼 앞으로 더욱 경쟁력 있는 대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대회 기간 문경시(시장 신현국) 대표 축제인 문경찻사발축제도 함께 열립니다. 선수단과 방문객은 경기뿐 아니라 문경새재와 전통 도자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이번 대회가 스포츠와 관광, 지역 문화가 어우러지는 축제형 대회로 의미를 더하는 이유입니다.
지난해 남녀 일반부 단체전 우승팀은 수원시청과 안성시청이었습니다. 올해 남자 일반부는 대표팀 차출과 부상 변수가 판도를 흔들 전망입니다. 올해 9월 일본에서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습니다.
디펜딩 챔피언 수원시청은 대회 2연패에 도전하지만, 상황이 녹록지는 않습니다. 임교성 수원시청 감독은 "대표팀 소집으로 다른 팀 전력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 회장기에도 출전하지 않아 판세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며 "이번 대회는 선수 5명으로 나선다"고 말했습니다. 군 복무를 마친 간판 김태민의 복귀는 반갑지만, 국가대표와 부상 선수가 빠지면서 단체전 엔트리 구성을 위해 코칭스태프까지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우승 주역 하야토는 일본으로 돌아가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합니다.
이명구 이천시청 감독은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동아일보기 대회에서 4강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전력 강화를 위해 영입한 이요한이 훈련 중 발목 미세골절로 불참하게 돼 차질은 있지만, 젊은 선수들의 패기로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성제 순천시청 감독은 "대표팀 선수가 빠지지 않는 팀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며 "이천시청, 대전동구청, 수원시청, 부산진구청 등을 강팀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개인전에서는 추문수-윤지환 복식조와 추문수, 이희성의 단식 경쟁력이 주목됩니다.


김경한 대구시체육회 감독(한국실업연맹 전무)은 대표팀 입촌에 따른 선수 차출을 이번 대회의 최대 변수로 꼽았습니다. 그는 "정상 엔트리로 나서는 팀들이 유리하다"며 남자 일반부에서는 순창군청, 이천시청을, 대표 차출팀 가운데서는 수원시청, 문경시청, 순천시청을 주요 경쟁 팀으로 언급했습니다. 여자 일반부에서는 화성시청, NH농협은행, 옥천군청을 강팀으로 꼽았고 "일본 와타큐 남녀 실업팀도 우승 전력"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여자 일반부에서는 지난해 우승팀 안성시청의 전력 공백이 커 보입니다. 곽필근 안성시청 감독은 "대표선수 3명이 빠져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국내 팀으로는 농협은행과 화성시청이 좋고, 해외 팀 가운데는 일본 와타큐팀이 가장 강해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유영동 감독이 이끄는 NH농협은행은 올해 시즌 첫 대회인 회장기 우승에 이어 다시 한번 타이틀에 도전합니다. 단식 에이스 황정미가 국가대표로 빠진 데다 이정운이 어깨 수술로 빠진 전력 공백을 간판 임지아와 신인 이지아를 앞세워 메운다는 각오입니다.
채널A는 유튜브 채널과 포털 다음 등을 통해 이번 대회 주요 경기를 생중계합니다. 조경수 iM뱅크 감독이 해설을 맡습니다. NH농협은행, 요넥스, HD현대건설기계 등이 후원에 나섰습니다.
동아일보기 대회는 오래됐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 아닙니다. 오래됐는데도 계속 새 선수를 만들고, 새 도시를 키우고, 새 관중을 부르는 힘이 있기에 소중합니다. 문경의 코트는 다시 세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104년의 공은 여전히 코트 위에서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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