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파 밸리의 이단아 '코퍼케인'…와인 시장 둔화에도 한국 시장서 ‘완판’ 행진

이지안 기자 2026. 5. 1. 09: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파의 전통에 현대적 감각을 입힌 코퍼케인
코퍼케인, ‘직관적 풍미’로 K-와인 세대교체 이끌어
“와인 평점보다 내 입맛이 먼저”
존 로페즈 ‘코퍼케인’ 양조 총괄 디렉터 / 사진=이지안 기자

국내 와인업계가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반적인 와인 수입량은 축소되고 있지만, 병당 평균 단가는 크게 오르면서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 "코퍼케인 판매량 한국이 아시아 1위”…와인 침체기에서 더욱 빛나

와인 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해도 와이너리의 개성과 생산자의 철학이 담긴 고급 와인에 수요는 더욱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브랜드가 바로 미국의 코퍼케인(Copper Cane Wines & Provisions)이다.

나파 밸리의 명가 와그너 가문의 5대손 조셉 와그너가 설립한 이 와이너리는 최근 “한국이 아시아 지역 내 매출 1위 시장”이라고 밝혔다. 와인 강국으로 불리는 일본을 제치고 한국이 아시아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한 것이다.

코퍼케인의 와인을 독점 수입 유통하는 금양인터내셔날은 최근 코퍼케인의 양조 총괄 디렉터 존 로페즈(John Lopez)를 초청해 미디어 시음회를 진행했다. 코퍼케인 와인 디렉터가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는 미디어 시음회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애착과 공격적인 마케팅 강화를 시사하기도했다.

◇나파 밸리의 이단아 조셉 와그너…가문의 전통을 넘어선 5대손의 반란

코퍼케인의 설립자 조셉 와그너/ 사진=금양인터내셔날

코퍼케인 와이너리의 설립자 조셉 와그너(Joseph Wagner)는 보수적인 와인 업계에서 나파 밸리의 이단아로 불릴 만큼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인물이다.

그는 전통적인 피노 누아 양조 공식인 산미와 투명함을 따르지 않는다. 일반적인 피노 누아보다 더 진하고 묵직한 질감을 전해주는데, 피노 누아는 가벼워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직관적으로 맛있는 와인을 만드는데 공을 들인다.

아울러 많은 와이너리가 떼루아와 싱글 빈야드를 고집할때, 그는 필요할때는 지역의 경계를 과감히 허물며 최상의 와인 맛을 찾아내는데 집중한다.

와인 병 디자인에도 그의 혁신의 담겨져있다. 벨레 그로스(Belle Glos) 병 입구를 두껍게 감싼 붉은 왁스는 이제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와인 레이블은 기억 못해도 '왁스가 칠해진 와인은 벨레 그로스 와인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줬으며, 소비자에게 시각적, 예술적 만족감도 상승시켜 준다.

◇ 붉은 왁스 실링의 '벨레 그로스'…피노 누아에 대한 과감한 도전

코퍼케인의 '벨레 그로스' 와인/ 사진=이지안 기자

벨레 그로스는 이름부터 디자인, 맛까지 조셉 와그너의 가족에 대한 애정과 개성이 집약된 와인이다.

벨레 그로스라는 이름은 조셉 와그너의 할머니인 로나 벨레 그로스 와그너(Lorna Belle Glos Wagner)의 이름을 따왔다. 로나 할머니는 나파 밸리의 전설적인 와이너리 '카무스(Caymus)'를 공동 설립한 인물인데, 어릴때 부터 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조셉 와그너가 할머니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기 위해 그녀의 이름을 브랜드 이름으로 정한 것이다.

전형적인 피노 누아는 색이 옅고 섬세하며 산미가 강조되는 스타일이 주를 이루는데, 벨레 그로스는 묵직하면서 농춘된 화려함을 자랑한다. 벨레 그로스의 풀바디 피노 누아의 배경에는 포도를 나무에 아주 늦게까지 매달아 두어 당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뒤 수확하는 양조방식이 큰 몫을 한다.

벨레 그로스의 가장 큰 특징은 병 입구부터 어깨까지 두껍게 흘러내린 강렬한 붉은색 왁스이다. 어디에서든 한눈에 띄는 강력한 시각적 아이덴티티 뿐 아니라, 코르크를 통한 미세한 산소 유입을 완전히 차단해 와인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기능도 담고 있다.

특히 벨레 그로스 와인은 지난해 배우 김희선과 협업해 완판행진을 이어가는 등 와인업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서로 다른 조각이 모여 이룬 완벽한 균형”... 코퍼케인 ‘퀼트’ 블렌딩의 미학

코퍼케인의 '퀼트' 와인 / 사진=이지안 기자

벨레 그로스가 조셉 와그너의 감정선을 담은 브랜드라면, 퀼트(Quilt)는 나파 밸리의 깊이와 개성, 상징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와인이다.

서로 다른 무늬의 천 조각을 이어 붙여 하나의 천을 만드는 퀼트 처럼, 나파 밸리 9개 구역에 걸친 포도밭의 개성을 퀼트처럼 엮었다는 의미를 담은 와인이다.

퀼트는 조셉 와그너 가문의 뿌리인 나파 밸리에 집중한 와인으로, 나파 밸리의 가장 대표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이 주력인 와인 브랜드이다. 풍부한 바디감과 복합미가 특징인데, 퀼트의 시그니처 와인인 퀼트 나파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은 나파 밸리의 여러 구획에서 가져온 포도를 섞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탄탄한 구조감과 대담한 맛을 보여준다.

다른 와인들이 싱글 빈야드 와인의 희소성에 집중했다면, 퀼트 같은 블렌딩 와인은 일관된 품질과 복합적인 풍미를 강조한다. 특히 여러 지역의 포도를 사용함으로써 기후 변화 리스크를 줄이고 매년 균일하게 높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미디어 시음회에서 존 로페즈 코퍼케인 양조 총괄 디렉터는 "당신의 취향을 따르라"고 거듭 강조했다. 어렵고 권위적인 와인 비평 대신 대중의 입맛과 실질적인 만족도에 집중한다는 코퍼케인 와이너리의 철학을 담은 말이다. 금양인터내셔날은 "코퍼케인 와인들이 한국 시장에서 매우 명확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셀럽과의 협업이나 럭셔리 다이닝 페어링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스킨십하는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지안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