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에 눈 가려진 양복 차림 남성···뱅크시 신작, 런던 도심 깜짝 등장

영국의 ‘얼굴 없는 작가’ 뱅크시가 런던 도심 한복판에 대형 동상을 세웠다.
뱅크시는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도심에 동상을 설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뱅크시는 기습적으로 벽화 작품을 남긴 다음 SNS에 해당 작품 이미지를 게시하는 방식으로 본인 작품임을 확인한다.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아 얼굴 없는 예술가로 불려온 뱅크시는 자신의 작품에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온 인물이다.
런던 도심에 전날 설치된 동상은 정장 차림의 한 남성이 깃발을 들고 힘차게 걸어가는 모습이다. 얼굴은 나부끼는 깃발에 가려졌다. 동상을 받치는 단 아래쪽에는 뱅크시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동상이 설치된 곳은 영국 왕실 버킹엄궁, 세인트 제임스궁과 멀지 않고 영국 의회 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궁과도 가까운 세임트 제임스 워털루플레이스다. 19세기 제국주의 시대를 상징하는 거리로 뱅크시가 세운 동상 가까이에는 에드워드 7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동상과 크림전쟁 기념관 등이 있다.
동상 앞에는 뱅크시 작품을 보러 온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학생인 올리 아이작(23)은 BBC에 “언제까지 여기 설치돼 있을지 알 수 없어 기간이 한정적이다”라며 “정치인의 양복 차림 같다. 전 세계와 영국에서 다시 고개를 드는 민족주의에 대한 반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BBC는 많은 이들이 이 조각상을 “맹목적인 애국심”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했다고 전했다.
BBC 라디오4에서 ‘더 뱅크시 스토리’ 시리즈를 제작한 제임스 피크는 “이 작품은 거만하고 가슴을 쫙 편 채 권력을 휘두르는 남성을 훌륭하게 풍자하고 있다”며 “깃발이 그의 시야를 완전히 가려 그가 받침대에서 떨어지려는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영국에 침략으로 가득 찬 제국주의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그 역사의 일부는 뱅크시가 극도로 혐오하는 극단적 민족주의와 같은 것”이라고 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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