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에서 뽑은 플라스틱 포장재…나프타 없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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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장기화로 나프타 공급이 흔들리면서 석유 기반 플라스틱 포장재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대마 성분으로 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하는 신소재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그레고리 소칭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팀은 대마 성분인 칸나비디올(CBD·cannabidiol)을 활용해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열가소성 소재를 개발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켐 서큘러리티(Chem Circularity)'에 4월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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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장기화로 나프타 공급이 흔들리면서 석유 기반 플라스틱 포장재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대마 성분으로 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하는 신소재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그레고리 소칭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팀은 대마 성분인 칸나비디올(CBD·cannabidiol)을 활용해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열가소성 소재를 개발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켐 서큘러리티(Chem Circularity)'에 4월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CBD를 원료로 한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의 일종으로 생수병·식품 포장재 등에 널리 쓰이는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를 대체하는 게 목표다.
PET는 나프타를 원료로 한 석유화학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 소재로 원유 공급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폐기 후에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염증 및 세포 손상과 연관된 화학물질을 물·공기·식품으로 방출한다.
과학계가 PET의 친환경 대안을 꾸준히 모색해 왔지만 쉽지 않았다. 식물 유래 고분자 소재 대부분은 뜨거운 환경에서도 형태를 유지하는 내열 특성이 PET에 미치지 못하고 신축성도 낮은 데다 생산 비용까지 높다.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 생산에 쓰이는 촉매도 고온 공정이 필요한 데다 후처리가 까다로워 대규모 생산에는 실용적이지 않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용 대마인 헴프(hemp) 꽃의 주요 성분인 CBD를 원료로 플라스틱 필름을 개발하고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가공 조건과 공정 지침을 수립했다.
개발된 CBD 기반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는 자체 크기의 최대 1600%까지 늘어나는 신축성과 높은 유리전이온도를 갖춰 끓는 물에서도 형태와 내구성을 유지한다. 폴리카보네이트는 안경 렌즈·방탄 유리 등에 쓰이는 고강도 투명 플라스틱의 일종인데 기존 제품은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알려진 비스페놀A(BPA)를 원료로 써 유해성 논란이 있다. CBD 기반 소재는 BPA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수 성능도 뛰어나다. 매끄러운 필름 상태에서 물방울이 표면에서 맺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접촉각'이 일반 폴리올레핀계 플라스틱보다 높게 측정됐다. 접촉각이 클수록 물을 잘 튕겨내 방수·방오 성능이 우수하다.
소칭 교수는 "예상치 못한 결과"라며 “물을 잘 튕겨내는 성질 덕분에 세균 번식을 억제해야 하는 의료용 튜브(카테터) 표면 코팅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소재 합성에 쓰이는 화학물질 트리포스젠(triphosgene)과 CBD의 반응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의 성분과 안전성을 분석하고 찢김과 파손에 더 강한 개량 소재 개발과 대규모 양산 공정 구축도 병행하고 있다.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현재 전 세계 CBD 생산량은 PET를 완전히 대체하기에 부족하다. 다만 헴프가 의류·건축 자재·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받으며 재배가 늘고 있어 원료 수급 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헴프는 물과 농약을 거의 쓰지 않고도 다양한 기후에서 재배할 수 있으며 옥수수·대두 등 식량 작물과 번갈아 심는 윤작도 가능해 농가 입장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소칭 교수는 "헴프 재배가 늘수록 CBD 비용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자료>
doi.org/10.1016/j.checir.2026.100018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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