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모자 위에 머리 아프게 만드는 단추같은 거…근데 그거 뭐지? [그거사전2]
[그거사전 - 99] 야구모자 위에 있는 둥글고 딱딱한 단추 ‘그거’
![이제 필요 없다고는 하지만 스쿼치가 없으면 영 어색하다. [Unspalsh/Ahmed Syed]](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1/mk/20260501080002624idtl.png)
스쿼치의 역할은 마감이다. 초기의 야구모자¹는 이등변 삼각형 모양의 천 조각(패널) 여섯 장을 이어 붙여 돔 모양의 크라운을 만들었는데, 여섯 번의 바느질이 만나는 윗부분 중앙은 아주 난리가 났다. 스쿼치는 이 처치 곤란 꼭짓점을 덮어 봉합 흔적을 가리고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용도로 썼다. 그러니까 모자 제조업체들이 “대충 덮고 치우죠?”라며 얼렁뚱땅 넘어간 산물인 셈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는 그 용도라고 하기에도 무안하다. 오늘날의 기술로는 이 스쿼치 없이도 충분히 깔끔한 모자를 만들 수 있기 때문. 오히려 헤드폰을 쓰거나 천장에 머리를 부딪쳤을 때 정수리의 고통을 배가시키는 요소가 된다.
한때나마 있던 쓸모는 사라졌지만 장식물로서의 스쿼치는 사라지지 않았다. 어느샌가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던 것’이 됐기 때문이다. 10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이 전통이란 이름의 유산을 남겼다. 어떤 당연함은 쓸모를 넘어선다.
유산이고 뭐고 긴고아를 쓴 손오공마냥 고통스러운 이들을 위해 스쿼치가 없는 버튼리스 캡(buttonless cap)도 등장했다. 아예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자석식 스쿼치도 개발됐다.

![뉴에라의 ‘스쿼치 없는’ 39THIRTY 모델. 버튼리스(buttonless)라고 검색하면 된다. [뉴에라]](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1/mk/20260501080005389jdgu.png)
그가 1980년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주전 포수로 뛰었을 무렵에는 포수 헬멧을 따로 쓰지 않고 천으로 된 야구모자를 챙이 뒤로 가도록 쓴 채로 포수 마스크를 쓰곤 했다.² 그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모자의 탑 버튼을 떼어내곤 했는데, 이를 본 동료 마이크 크루코(Michael Edward Krukow, 1952~)가 스쿼초(스쿼치)라는 명칭을 알려줬다고 밝혔다. 크루코는 은퇴 이후 스포츠 해설가로 활동했는데, 밥 브렌리처럼 스쿼치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했다고 한다.
그런데 크루코도 스쿼치의 아버지가 아니다. 관대하게 쳐주면 자기가 아는 건 말해야 직성이 풀리는 숙부 정도 되시겠다. 크루코는 한 인터뷰에서 1984년 피츠버그의 한 서점에서 스쿼초라는 표현을 처음 봤다고 했다.

![왼쪽부터 현역 시절의 밥 브렌리, 마이크 크루코, 그리고 리치 홀 [tradingcarddb.com, Tina Downham/위키피디아]](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1/mk/20260501080008071byvn.png)
책에서는 따로 스쿼초의 어원을 설명하지 않지만 유추해볼 순 있다. 중량 운동으로 익숙한 스쾃(squat)은 원래 ‘쪼그리고 앉다’ ‘쪼그리고 앉은 자세’를 뜻하는 단어다. 여기에 접미사 -o를 붙여 사물이나 사람을 지칭하는 형식(weird+o,sick+o, kid+do)을 빌려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쪼그리고 앉은 것처럼 납작 달라붙어 있는 물건, 스쿼초 되시겠다.
그러니까 코미디언이 장난삼아 만든 ‘세상에 없던’ 명칭을, 그것도 한 글자 틀리게(초→치) 전달한 덕분에, 수십 년이 지나서 진짜 이름이 됐단 얘기다. 홀, 크루코, 브렌리 세 사람이 뜻을 함께한 덕에 허구가 진짜가 됐으니 삼인성호(三人成虎)가 따로 없다. 아니 세 명이 모여 없던 그거를 만들어냈으니 삼인성모(三人成某)³라고 해야 하나.

![스쿼치·스쿼초의 시초가 된 ‘말장난 책’ 스니글렛. [Macmillan Publishing Company]](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1/mk/20260501080010719imdi.png)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오늘의 운세 2026년 5월 1일 金(음력 3월 15일) - 매일경제
- [단독] 靑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 작전 참여 검토”…‘항행의 자유’ 적극 관여 계획 - 매일
- ‘용진이형’네 집, 경기도에서 제일 비싼 단독주택…공시가 164억원 - 매일경제
- [단독] 靑, 삼성파업 보고서 작성…“삼성 성과, 사회전체의 결실” 우려 - 매일경제
- “여보, 주말만 일해도 월 수백 번대요”…요즘 ‘확’ 늘어난 N잡설계사 실체가 - 매일경제
- “한국 환율은 양반이었네”…고유가에 통화가치 박살난 세 나라 - 매일경제
- 혈세 3조 쏟아붓고는 2달러에 팔았다…18년만에 백기든 공기업 - 매일경제
- “그동안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 남편과 합의했다”…안선영의 솔직고백 - 매일경제
- “‘삼성 노조’ 1인당 6억원 성과급? 국가 경쟁력 우려”…쓴소리 한 오세훈 - 매일경제
- 손흥민이 해냈다! 2AS로 톨루카전 승리 견인 [MK현장]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