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뒷면의 물을 선점하라…미·중 우주 패권 쟁탈전[테크트렌드]

한경비즈니스외고 2026. 5. 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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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기업 아스트로보틱의 페레그린 미션 원의 일부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 벌칸 센타우어 로켓이 2024년 1월 8일 미국 플로리다주 메릿 아일랜드 케네디 우주 센터의 우주 발사 단지 41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류가 마지막으로 달에 발을 디딘 것은 1972년이다. 반세기가 흐른 지금, 미국과 중국은 다시 달을 향해 경쟁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양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는 겉으로는 유사해 보이지만 목적과 적용 기술 등 여러 측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자원탐사·유인 거점 구축 등 목적은 다양

2026년 4월 미국 NASA가 추진 중인 달 탐사 프로그램의 두 번째 단계인 아르테미스 II가 성공적으로 종료되었다. 아르테미스 I이 무인 비행 능력 검증에 초점을 맞췄다면 아르테미스 II는 4명의 승무원이 탑승한 오리온 우주선이 달 궤도를 선회하며 유인 비행 능력을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달을 넘어 심우주 탐사의 전진 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영구적인 유인 기지를 달에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르테미스의 주요 인프라는 고중량 발사체 SLS(Space Launch System), 유인 우주선 오리온, 그리고 인간 달 착륙 시스템(HLS)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임무별 특화 인프라인 달 탐사 시스템, 아르테미스 베이스 캠프, 달 지형 차량, 전용 우주복 등이 포함되며 민간 화물 운송 체계인 CLPS(Commercial Lunar Payload Services)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CLPS는 NASA가 직접 화물 수송 체계를 개발하는 대신 민간 기업의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또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추진 과정에서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핵심 원칙과 지침을 담은 다국 간 협약인 아르테미스 협정이 2020년에 체결되었으며 2026년 1월 기준 6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아르테미스 협정에 참여하지 않고 미국과 우주 패권을 경쟁하는 중국은 독자적인 달 탐사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창어(嫦娥, Chang’e) 프로그램은 달 자원 탐사, 기지 구축, 그리고 2030년 전후의 유인 달 착륙을 주요 목표로 한다. 특히 창어 6·7·8호로 이어지는 일련의 무인 탐사에서는 달 뒷면의 수자원과 지질을 단계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창어 프로그램은 장정(長征) 10호 발사체, 유인 우주선 멍저우(夢舟), 착륙선 란웨(攬月), 그리고 탐사 로봇 창어로 구성된 유무인 통합 체계로 운영된다.

미국이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확장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정부 주도의 수직 통합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하며 신속한 기술 경쟁력 확보를 도모하고 있다. 다만 양국 모두 발사체, 유인 우주선, 착륙선 등 핵심 인프라 구성을 공유하고 있으며 달 뒷면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물 얼음(water ice)과 다양한 자원을 장기 거점 구축의 핵심 요소로 본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보인다.

 발사체·탐사장비 등은 상이

아르테미스의 핵심 발사체인 SLS 블록 1은 저궤도 기준 약 95톤의 수송 능력을 갖춘 초대형 발사체다. 대량 화물을 한 번에 운반할 수 있어 오리온 우주선과 각종 탐사 장비를 하나의 발사로 달 궤도까지 직접 수송할 수 있다. 이는 복잡한 궤도 결합 없이 유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이어지지만 동시에 발사 비용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고비용 구조라는 한계를 내포한다.

아르테미스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달 착륙 시스템 HLS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과 블루오리진의 블루문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수십 톤 규모의 화물과 승무원을 달 표면까지 수송할 수 있으며 수 킬로와트에서 수십 키로와트급 전력 시스템을 통해 장기 체류를 지원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반면 창어 프로그램의 주력 발사체는 저궤도 기준 약 25톤급의 장정 5호이다. 2030년 유인 착륙을 목표로 개발 중인 장정 10호는 저궤도 기준 70톤, 달 전이 궤도(TLI) 기준 27톤 수준의 성능을 목표로 한다. 또한 파생형으로 보이는 장정 10A는 미국 SLS와 같은 일회용 고비용 구조와 달리 비용 절감을 위해 부분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인 우주선 멍저우는 달 임무 기준 3명, 우주정거장 임무 기준 최대 7명까지 수송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탐사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창어 7호는 궤도선, 착륙선, 로버에 더해 미니 점프 탐사기를 결합한 독창적인 다중 플랫폼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미니 점프 탐사기는 수백 미터 이상 비행하며 달의 크레이터 내부를 탐사할 수 있다. 또한 창어 8호는 달 토양(레골리스)과 결합제를 활용한 3D 프린팅으로 수 미터급 구조물을 현지에서 제작하는 ISRU 기술을 검증할 계획이다.

 다음 단계는 유인 달 착륙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2022년 무인 비행 성공에 이어 2026년 4월 초 4명의 승무원이 탑승한 오리온 우주선이 8일간 달을 선회하는 유인 비행 검증에도 성공했다.

중국은 2024년 5월 발사된 창어 6호를 통해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서 약 1.93kg의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달 뒷면은 지구와 직접 통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중계위성을 활용해 임무가 수행되었다. 유인 프로그램 측면에서는 2026년 2월 장정 10호의 고고도탈출시스템(LAS) 시험과 1단 추진 착륙 검증이 진행되며 2030년 유인 착륙 일정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르테미스 III의 목표는 2027년 전후 최초의 유인 달 착륙이다. 블루오리진의 블루문 또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 기반 착륙선을 통해 2명의 우주인이 달 남극에 착륙하고 수일에서 수주간 체류하는 임무가 계획되어 있다. 이어 2028년 전후의 아르테미스 IV부터는 게이트웨이 모듈 조립이 본격화되며 체류 기간도 약 30일 수준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미국은 LunaNet 기반의 달 인터넷·항법 체계, ISRU 기술, 그리고 게이트웨이를 결합해 2030년대 지속가능한 달 거주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중국은 2026년 전후 창어 7호를 통해 달 뒷면 극지에서 자원 및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2028년 창어 8호로 현지 건설 및 ISRU 기술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대 초반 첫 유인 달 착륙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주요 일정으로는 2026년 CZ-10A 첫 비행, 2027년 장정 10호의 첫 궤도 비행이 예정되어 있다. 최종적으로는 2030년대 후반 유인 전초기지의 상주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달 탐사 경쟁은 단순한 과학 탐험을 넘어선다. 달 뒷면의 물 얼음은 장기 우주 탐사를 위한 추진제와 생명 유지 자원의 공급원이 될 수 있으며, 달에서 축적되는 비행 및 탐사 기술은 화성 및 심우주 진출의 기반이 된다. 양국이 경쟁적으로 개발하는 달 탐사 기술은 향후 수십 년간 우주 탐사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석용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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